11/21 비가 부슬부슬
열한 시 반이 조금 넘어서 퇴근했다.
집에 가는 길.
비가 부슬부슬 왔다.
요즘 내 몰골은 누가 봐도 고시촌에서
4년은 썩은 듯한 모습이다.
불금이긴 한가보다.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이 많다.
오늘 앉았다, 누웠다 일어나니
어지러웠다.
이건 다 공부 탓이다.
몇 주 뒤면 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할 수 있을 때 정말 후회 없이 하고 싶다가도
진짜 디지게 힘들어서 걍 디져버리고 싶다가도
형법만큼은 겁나게 잘하고 싶다가도
그냥 하루치만 어떻게든 버텨보자 싶다가도
편의점에 갔는데
알바가 멍 때리고 있었다.
그 알바가 부러웠다고 하면 이상하려나.
멍 때릴 수 있다는 거.
그냥 그게 부러웠다.
나는 원래가 부지런한 인간은 아닌 거 같다.
그런데 겁나게 부지런 떨면서 살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한 달은 겨울잠을 자고 싶다.
아무도 나를 찾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