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말 것
수험생 사이에도 엄연히 계급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내 기준에서 갓생사는 수험생은 기계처럼 공부하고 운동하고 연애도 하는 수험생. 걍생사는 수험생은 나같이 공부 하나만 하기에도 벅찬 수험생.
같이 공부하는 친구놈과 밥을 먹는데 그 친구놈이 말했다. 자기는 허리가 아파서 매일 런닝을 삼십분씩 하고나니 4키로가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그놈은 일주일에 2회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무게도 친다. 그리고 정말이지 기계처럼 공부한다. 단 한 번도 학원에 결석하거나 중간에 튄 적이 없다. 독한 놈...
한 주간 학원 일정이 끝나는 토요일이 되면 몇몇 학생들은 평소와 다르게 뽀얗게 화장도하고 예쁘게 입고 온다. 학원이 끝나고 데이트가 있는 모양이다. 공부하면서 연애도 하는 것인가. 부러우면 지는거다...
나는 태어나기를 멀티테스킹이 안되는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합리화해본다. 공부를 해야 하면 공부가 아닌 것에는 관심을 쏟을 체력이 없다. 요즘은 내가 유일하게 하는 그 공부마저도 힘들기만 하다. 지독한 게으름과 무기력증.
나는 내가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그런데 혼자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수험생활 내내 나 홀로 생활하려니 쉽지가 않다. 사람 좋아하는 사람은 합격하기 어렵다던데. 그래서 나는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나 보다. 몇 년간 학원을 다니며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 올해는 마지막 도전인만큼 나름대로 독한 마음을 먹고 학원 안에서 아무랑도 관계 맺지 않고 지내고 있다. 혼자 공부하고, 혼자 밥 먹고, 가끔 혼자 걷는다. 외롭다. 외롭지만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받느니 외로운게 낫다 싶다. 그치만 외롭고 힘들다... ㅎㅎㅎ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냐!!)
너무 사람이 고프고 수다 떨고 싶을 때는 아는 동생놈을 불러내 같이 밥을 먹는다. 그 애는 학원에서 스터디를 하며 스터디 사람들과 함께 런닝했던 이야기, 어떤 강사가 외모가 출중하여 학생들이 그 강사에게 일부러 질문하러 길게 줄을 서고 그랬는데 알고보니 기혼자여서 짜게 식었다는 이야기, 어떤 특강을 들을 예정인지, 모의고사를 볼지말지 등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한바탕 수다를 떨고나면 그나마 좀 리프레시가 되면서 역시 사람은 부대끼며 살아야하는 것인가 생각하다가도 그건 수험생활이 끝나고 사회에 나가서 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돌아온다.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오후 내내 특강이 있다. 수험생은 출근은 있어도 퇴근은 없이 공부를 생계를 위해 계속적, 반복적으로 하는 노동자 같다. 답답하고 생각이 많아질 때에는 인강을 듣자.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