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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객관식 점수를 부모님에게 말했다.
엄마는 차라리 믿고 싶지 않으신 거 같았다.
‘네가 객관식 공부를 많이 안 한 거 아니니??’
영특한 내 딸이(중학생 때 한정) 그럴 리 없다는 표정.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 네시가 넘어서 잠들었다.
오늘 아침. 어김없이 엄마가 잠을 깨웠다.
어제 밤새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건 안되는 거’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살 궁리를 하느라 기분이
가라앉아있었는데 엄마가 잠까지 깨우니
진짜 집을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잠시 뒤, 엄마가 말했다.
‘점심 먹고 우리 카페 가자!’
엄마는 내 기분전환을 위해 카페 데이트를 제안한 것이다. 얼마 만에 카페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인지. 그것도 가족과 함께.
나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엄마에게
전자담배를 건넸다.
금연의 의지를 담아.
엄마는 순간 놀라신 듯 보였으나
이내 알았다는 표정으로 전자담배를 받았다.
그래. 더 이상 속상해할 수만은 없어.
내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라고 말해보지만 나는 다시 가라앉고 올라오기를
반복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나를 잘 안다.
아니, 잘 안다고 믿고 싶다.
그래도 오늘은 카페에 가서 한껏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야겠다.
인생! 별거 없다!
이렇게 서서히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