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수집하는 사람
나는 일상 속에서 행복을 수집한다. 나에게 행복은 귀엽고, 예쁘고, 달콤한 것들이다.
특강에 가기 전 평소에 안 가본 카페에 들렀다. 아이스 카페라테 나왔습니다~ 컵홀더가 너무 귀엽잖아!! 너는 줄무늬 고양이니??
카페에 있는 스마일 액자도 귀여웠다. 뭔가 정 많아 보이는 스마일 :)
거의 맨날 신던 검은색 반스가 다 해져서 새로 산 민트색 반스. 신발에 맞게 민트색 양말을 신었다. 오늘따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반스 슬립온을 처음 신으면 발 뒤꿈치가 까져서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양말 안에다 붙이는 거라서 밖에서는 안 보이지만 붙이고 뗄 때 기분이 좋으니까 귀여운 뽀로로 키즈밴드를 사서 붙였다.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
특강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 무궁화를 보았다. 하얀색, 분홍색. 예뻐서 찰칵.
오늘 하루 이른 아침부터 수고한 나에게 준 선물.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나는 항상 레인보우 샤베트,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엄마는 외계인을 먹는다. 시원하고 달콤하고 상큼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나는 원래 작고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만, 누구나 알 법한 곳에서 일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던 사람이었다. 10대, 20대 때 내 꿈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었다(실화다. 한비야, 반기문 키즈라고나 할까..). UN에 들어가서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고 싶었다.
그러다 30대 초반에 깊은 우울에 빠지게 되었고(사실 언제부터 우울증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20대 때부터 우울증상이 있었는데 다만 진단을 30대 초에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먼저 바로 서고, 내가 먼저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고시촌에 처음 온 해. 5월이었다. 유난히 푸른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홀로 도림천을 걷고 있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그때 죽지 않길 잘했다. 그때 죽었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못 봤겠구나.
어쩌면 지금이 내 인생에서 그동안 겪은 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산 하나를 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고 소소한 것들을 수집하며 행복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을 수집한다.
*특별히 종교가 없어도 후렴 부분의 가사가 누구나에게 위로가 될 거 같아서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