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갓(건)물주 어르신과의 대화

이상과 현실

by 오뚝이



챗지피티가 만들어줌. 이렇게까지 할아버지는 아니시다.....



학원이 있는 건물은 1층은 음식점, 2~4층은 학원, 5~7층은 원룸이다.


학원 이름 가렸어용


학원 뒤편에 주차장이 있다. 그곳에는 한쪽에는 음식점이나 원룸 거주자들이 쓰는 재활용하는 곳이 있고 반대편에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다. 테이블 위에 디퓨저까지 놓여있는 것을 보고 여기 건물주 분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참 관리를 깨끗하게 잘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 쉬는 시간에 나가 테이블이 있는 쪽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한 어르신이 오시더니 의자에 앉으셨다. 거기에 나밖에 없었어서 약간 뻘쭘해서 자리를 피해야 하나 생각하던 중 어르신께서 내게 말을 거셨다.


“오늘도 시험 봤어요?”

“오늘은 다행히 시험 안 봤어요~”

“학생들이 시험 있을 때랑 없을 때랑 표정이 다르더라고. 나는 순위를 붙이는 게 너무한 거 같아. 하루도 아니고 매일 붙이잖아.”


한 순환이 끝나면 전과목 평균을 내서 전체 등수가 붙는다…..




격한 끄덕끄덕.

알고 보니 그 어르신은 건물주셨다. 말로만 듣던 서울에 건물 있는 갓. 물. 주.


그 건물 원룸에 친구가 살아서 그 친구랑 친하다고 아는 척을 했다.


“그 친구네 집에 한 번 놀러 간 적 있는데 방이 엄청 좋더라고요~ 아마 00 이는 시험 붙어도 계속 살 거 같던데요? “


“그런 친구 한 명 있었어~ 시험 붙었는데도 안 나가더라고. 그래서 좀 나가라고 그러니까 다른 곳은 월세가 비싸다고 하더라고.”


“그렇죠 아무래도.. 여기가 서초, 교대랑 가까우니까 시험에 붙어도 계속 살아도 될 거 같긴 해요.”


“그 친구는 결혼해서 나갔어. 아파트가 됐다고 엄청 좋아하더라고~”


속으로 그렇구나 청약이 된 건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르신이 말씀하셨다.


“아파트를 샀대잖아.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


나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의 소리가 나왔다.

와… 첩첩산중이네요. 합격도 해야 되고 결혼도 해야 되고 아파트도 구해야 되고 와…




나의 부모님은 서른 중반에 결혼을 하셨다. 당시로서는 늦은 결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게 결혼하라는 말을 전혀 안 하시다가 정확히 내가 서른 중반이 되니 슬슬 걱정이 되시나 보다.


“학원에 괜찮은 사람 없니?”

“없어. 다 이상해.” (사실 잘 모름. 사람, 특히 학원 사람한테 관심이 없음.)

“네가 너무 눈이 높은 거 아니야?” (절대 아님)

“공부하는데 연애를 어떻게 해! 엄마도 참…”

(엄마한테 붕어빵 에피소드를 들려줄 수도 없고 참.. 붕어빵 에피소드가 궁금하시다면 29번 글을 보세요..물론 학원에서 만나서 연애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결말은 아무도 모른다……..쩝.)


어느 날 엄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는 내가 왜 결혼하면 좋겠어?”

나중에 엄마, 아빠가 없을 때 네가 혼자면 너무 외롭잖아.”


그렇구나…


나는 언젠가는 나랑 성격이 잘 맞는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긴 하다. 그런데 합격을 해서 사회에 나갔을 때 내 나이가 좀 마음에 걸린다(만으로 해도 서른 후반임ㅋㅋㅋ)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민도 있고. 난 왜 이렇게 모든 게 다 느릴까 싶다.


아기를 키우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나 난자 얼릴까?”

아니. 마흔 살 까지는 일단 기다려봐.”




어릴 땐 취업, 결혼, 임신과 출산 이 모든 걸 당연히 그냥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 모든 게 하나씩 넘어야 할 산처럼 느껴진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있는 친구들이 정말로 대단하고, 나를 이 나이까지 키워준 (지금도 키우고 계신…) 부모님이 정말이지 존경스럽다.

난 요즘 내가 30대의 몸에 갇힌 중학생 같다...



이 또한 다 잡생각 이거늘... 이 또한 다 지나가리... 에라이...

일단 합격부터. 하자. 합. 격. 만. 이. 살. 길. (제발)


내가 좋아하는 영화 ‘어바웃 타임’의 결혼식 장면



같이 듣고 싶은 노래.


오르막길 - 정인 (원곡자: 윤종신)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

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

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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