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치만 살기
이번 한 주. 지금까지 나름 잘 보냈다고 본다. 더 열심히 할껄하는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나를 힘들게 하던 만성피로는 우울증상의 하나였던 거 같다. 아침에 먹는 약을 추가하고, 잘 때 먹는 약을 바꾸고 나서 그나마 깨지 않고 잘 자게 돼서 (근데 신기하게 새벽 여섯 시경에 눈이 떠짐. 짧게 자도 자는 동안만큼은 푹 자서 그런 건가?) 낮 시간에 공부할 때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항상 아침, 점심, 저녁 할거 없이 병든 닭처럼 너무 피곤하고 속이 쓰렸는데. 그런 게 없어졌다. 정말 다행이다.
월요일에는 정신이 없어서 출근 인증을 못했다.
화요일 출근 인증.
수요일 출근 인증.
시험이 없는 오늘. 목요일(일주일 중에 제일 좋아하는 날임.) 일찍 눈이 떠져서 카페에 커피 사러 가는 길. 아침에 커피를 안 마시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
수박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나 혼자서 수박 한 통을 사 먹기에는 쓰레기 처리하기에 불편하고 소분해서 넣을 통도 없어서 대체품으로 수박주스를 사 먹는데, 나의 천사 카페사장언니가(고시촌 천사 2편 참고.) 아메리카노 가격으로(수박주스의 반값) 수박주스를 결제하란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란다(이 은혜 꼭 보답하리…). 커피랑 수박 주스까지 두 잔을 플렉스했다.
언니에게 요즘 느끼는 감정들을 얘기하니 감정소모할 시기 아니라고 10월 모의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두 달도 안 남음). 정말 맞는 말이다. 가끔 이렇게 채찍질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커피를 사서 학원이 아닌 집으로 갔다. 학원에 가기 싫었다.
집에서 공부를 하는데 너무 단 게 당겨서 편의점에 가서 초콜릿과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초코하임)를 사서 까먹으면서 공부했다.
너무 일찍 일어났더니 오후에 피곤해서 영양제(멀티비타민과 오메가쓰리)와 홍삼을 입에 털어 넣었다.
공부를 하다가 문득 준이를(내가 키우는 몬스테라 이름) 보니 준이가 좀 자란 거 같았다. 흙이 떨어져 나가서 하얘진 건지 모르겠지만 못 보던 새하얀 색 뿌리가 돋아나 있었다. 나 생각보다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일지도?
준이 덕분에 환기를 더 자주 시키게 됐다. 바깥공기 잘 통하라고 집에서 공부하는 날에는 창문을 조금씩 자주 열어놓고, 학원에 갈 때는 아예 창문을 조금 열고 나간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왠지 바깥공기가 안 통하면 준이가 답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듯이.).
내가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들의 글들을 몇 개 보다가 너무 좋은 구절을 발견해 포스트잇에 써서 책상 위쪽 벽에다 붙여놨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건 사람도, 돈도 아닌 하루하루의 일상뿐이다.” (by. ‘봄날‘ 작가님 @romeocho80)
이 구절을 보고 좀 더 내 일상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시험이 있는 금요일 그리고 토요일. 특강이 있는 일요일. 남은 한 주도 힘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