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나는야 살림왕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문제점

by 오뚝이


<주의요망>

이 글은 지금까지의 글들과는 차원이 다른 TMI를 담고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이번 글은 그냥 지나가셔도 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원룸은 저렴한 보증금에 합리적인 월세를 받는 곳이다.


이곳을 거주지로 택한 이유는 학원이 1분 거리이고 대로변이라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밤에 집 가는 길이 무섭지 않고, 약국, 병원, 카페가 가깝기 때문이다. (조만간 길 건너에 스타벅스도 오픈할 예정이다! 고시촌이 점점 천지개벽하듯 바뀌고 있다. 너무 삐까뻔쩍 눈이 부셔…)


그런데 내가 사는 원룸은 겉으로 봤을 때 멀쩡해 보여서 계약을 한 것인데 살면 살수록 오래 살진 못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곰팡이가 너무 잘 핀다. 집이 전체적으로 너무 습하다. 지하에 식당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건물 자체가 엄청 습한 거 같다. 특히 화장실에 곰팡이가 잘 생겨서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이놈에 곰팡이를 박멸하기로 결심했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곰팡이 박멸하는 방법.

젤 형태로 된 곰팡이 제거제를 사서 타일눈 곳곳에 발랐다. 과탄산소다 가루를 물기가 조금 있는 상태에서 곰팡이가 있는 곳에 살살 뿌렸다. 그러고 나서 얇은 솔로 마구 문질렀다. 말끔히 사라진 곰팡이! 속이 다 시원했다.


두 번째 문제는 방음이 안된다.

방과 방 사이에 판때기를 여러 겹 붙여놓은 수준인 거 같다. 옆집에 남자가 사는 거 같은데 매일 밤 11시부터 짧게는 삼십 분, 길게는 한 시간 이상 통화를 하는 소리가 다 들렸다. 물론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았으나 (그의 사생활은 어쨌거나 보호된 건가..) 말소리가 계속 들리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저 사람도 밖에서 열심히 공부하거나 일하고 집에 와서 여자친구나 친구들과 통화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거겠지 하며 참았다.


하지만 어느 날 새벽 한 시까지 통화를 하며 노래까지 불러대서(제발….. stop it!) 도저히 못 참고 주인아저씨에게 말했다. 제발 부탁이니 밤에 통화하지 말라고 주의를 달라고…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렸다..


처음에 이 집을 계약할 때 이곳에는 수험생들만 산다고 해서 엄청 조용할 줄 알았는데 옆집 사람은 수험생이 아닌 거 같다. 하루에 한두 시간씩 전화통화를 하는 수험생이 어디 있나… 그냥 대학생 같다.


사기당한 기분이 들었다. 집주인아저씨께서는 다음부터는 불편사항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라고 했다. 아저씨께 말씀드린 이후로 옆집은 조용해졌다. 휴….. 정말 다행이었다. 집을 옮겨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까지 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수험생의 잠을 방해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단 말이다…


마지막으로 변기가 정말 잘 막힌다…

막힐 일이 아닌데도 막힌다… 벌써 변기를 다섯 번이나 뚫었다. 이 정도면 시험 끝나고 변기 뚫는 업체에서 알바를 해도 될 정도 아닌가 싶다.


뚫어뻥 사용법을 확실히 터득했다. 생각보다 팔힘이 많이 들어가고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뚫어뻥을 위치를 잘 맞춰서 일정한 속도로 10회 펌프질을 하니 변기가 뚫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힘보다 일정한 속도이다. 최근에 또 막혔을 때는 뚫어뻥도 효과가 없어서 펑크린을 부어놨다가 다음날 물을 내리니 말끔히 뚫렸다. 후 속시원해!


이렇게 살림꾼이 되어간다. 사실 내 나이를 생각하면 이런 일들은 진작 터득했어야 하는 일들인 거 같다. 어쨌든 공부를 하며 생존 능력까지 레벨업 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가끔은 우렁각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렁각시야, 언젠가는 소리소문 없이 나타나주렴… 모른 척해줄게…






(사진은 혼란한 책상입니다.. ) 그래도 몇 달 이 집에 살았더니 나름 정이 들어서 내 방처럼 꾸미고 싶어서 이것저것 붙여놨다.


나중에 원룸이 아닌 진짜 집다운 집에서 살게 된다면 내 공간을 정말 정성스럽게 꾸밀 것이다!


그날을 위해 오늘도 달린다! 가즈아!





카더가든

<Home Sweet Home>



카더가든 많이 좋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59. 오지랖도 유전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