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길은 아테네로 통한다+미케네는 꽝 다음기회에
버스터미널에서 죽치기 모드 + 삽질모드
올리브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버스터미널로 복귀했다. 맡겨두었던 배낭을 찾아서 대기실로 향했다. 비는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우아하게 카푸치노 한잔을 테이블에 올리고.....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다. 3시5분 출발이라고 하니 아직 떠나려면 2시간은 남았소.
그렇게 편안한 자세로 이어폰 꽂고 드라마였나 할튼 뭔가 열심히 감상중이었는데 갑자기 어떤 청년이 다가와서는 코린토스로 가냐고 한다. 맞다고 하니까 지금 당장 떠나길 바라냐고 묻는다. 앗! 자리가 없었다던 1시 15분차인가. "오브콜쓰!!" 하니까 지금 바로 앞에 나가서 서있으라고 한다. 남은 카푸치노 반잔은 원샷하고 양말은 그냥 봉다리에 돌돌말아서 미니배낭에 쑤셔넣고 맨발은 젖은 신발에 쑤셔넣고 빛과 같은 속도로 바깥으로 나간다. 근데 버스가 없다. 주변사람들한테 버스쪽을 가리키며 "코린도스?"하니까 3시야 지금아니야 요런말만 해주고. 금방 온다는 버스는 계속 오지 않고.. 아니 아까 그분 어디가셨지? 결국 넘나 추워서 일단 배낭 주섬주섬 다시 들고 터미널 내부로 들어가있는데 인형뽑기가 보인다. 1판에 50센트다. 마침 하나 있길래 넣어본다. 아 뭐야 근데 안 움직인다. 유리문 밖으로 어떤 아재가 내가 하는 짓거리를 열심히 구경중이시다. 근데 보니까 기계에 코드가 뽑혀있다. 혹시나 50센트 넣은걸로 한판되나 해서 꽂아봤다... 아 하고 싶은데... 근데 코드 꽂아도 별 반응이 없다. 동전을 바꿔올까 하다가 그냥 참는다. 그 사이에 버스오면 난감쓰 하쟈나.
요렇게 별짓거리를 다 해봐도 버스는 안오고 어케해야될지를 모르겠는데 아까 코린토스로 지금 떠나길 바란다는 그 청년...아... 누구였더라... 사실 얼굴이 기억이 안남.. 원래 내 남자 아니면 얼굴 기억 잘 못하는 오스나씨. 슬픈 눈으로 티켓부스쪽을 바라보니 누군가 어쩐지 내 시선을 피하는 것 같다. 아 저 사람인가? 계속 슬프게 바라보니 바쁜척 하다가 결국 다시 내 옆으로 와준다. 그때 버스 한대가 터미널로 들어오는데 앞에 '아테네'라고 써있다. 그는 내게 저걸 타라고 한다. 도움을 받아 무사히 짐도 밑에다가 밀어넣고 문앞에서 개찰하는 드라이버님하한테도 코린도스?하니까 맞다는 눈치. 그래도 인사는 해야겠어서 아까 그 청년에게 "땡큐"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근데... 한 5분정도 지났나.. 어떤 아재가 와서 내리라고 한다. 이거 코린토스 안가고 바로 아테네로 간다고 한다. 뭐지? 하필 거의 첫빵으로 배낭을 짐칸으로 밀어넣었던지라 다른 짐들 이리치우고 저리치우고 하느라 꺼나기 빡셌다. 직원이 어둠속에서 바둥바둥거리길래 핸드폰 손전등을 켜서 비춰주었다. "나 내렸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뿌라스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아까 그 땡큐를 드렸던 청년을 바라보니 넘나 당황해한다. 민망했는지 도망가버린다. 아호 뭐 이런 똥개훈련을... 반샷한 카푸치노가 뱃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결국 3시 5분 버스를 타게 되는구나. 스파르타가 날 빨리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는 것 같다.
그리고 3시 5분이 되었다.
표에 나와있는대로 버스는 3시5분에 출발.....하려했으나 갑자기 출발하던 버스가 후진을 한다. 보니까 짐 몇개가 안 실려서 다시 싣는다. 그 사이를 틈타 갑자기 어떤 아즈매 화장실간다고 기사님한테 괴성을 지르며 튀어가시고 몇몇 지각생들은 표를 흔들면서 버스를 향해 달려온다. 그러다 결국 3시 20분쯤 출발했다. 큭큭큭 비록 지연이 되서 화가 나야 될 상황이었던 것 같은 데 넘나 뭔가 되게 웃기는 상황이라 웃었다. 인간적이라고 해야하나.
본격적인 버스여행의 시작
앞자리를 잡았다. 경치감상은 맨앞 자리가 출입문 바로 앞이 제 맛이지. 앞으로 펼쳐지는 풍경 그리고 내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둘다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 빡빡머리 청년 드라이버도 지겹도록 봤다. 댄따 신기한건 내가 뭐 꼭 세본건 아니지만 도착전까지 약 다섯번정도 운전중 흡연을 하셨다. 창문을 살짜콩 내리고 몰래 피웠는데 댄따 신기한 것은 내가 앞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담배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것... 저녀석 도가 텄나보다.
한창 타고 가는데 눈이 오더라. 그리스도 눈이 오는구나 싶어서 댄따 신기했다. 나름 제설차도 이미 지나간 후였다. 바다랑 떨어져서 그런지 펠로폰네소스지방이 원래 좀 많이 춥나보다. 아테네를 생각하면 전혀 눈이 올 날씨가 아니던데. 누군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아테네에서 눈은 정말 간혹가다 오고 눈이 오는날은 단체로 휴교를 한다고. 그 이유인즉슨 아테네는 인도가 대리석이라 눈오면 엄청 미끄럽다고 했다. 아니.. 그 비싼 대리석이라뇨!! 실내도 아니고 인도에 대리석이라뇨!!
내가 풍경사진을 찍으니 복도쪽 좌석에 앉아계시던 레이디도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시는 중입니까? 궁금했지만 구태여 묻지 않았다. 저는 소심한 오스나씨니까요. 그래도 내가 앉아 있는 창문 쪽을 찍으실땐 매너있게 몸을 뒤로 젖혀주는 센스는 잊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스파르타는 계속 비가 왔었는데 눈이 갑자기 이렇게 온다는 것은, 그리고 이미 많이 쌓여 있다는 것은 더 춥다는 소리겠지. 스파르타도 충분히 고도가 좀 높다고 들었는데 왠지 이 쪽이 더 높아서 그런건지. 희안하네. 버스는 고작 한 두어시간 달렸을 뿐인데 그많 던 비가 눈으로 바뀌다니. 눈은 그렇게 계속 왔다.
근데 신기한 일이 생겼다. 갑자기 무슨 터널을 지나고, 그 터널이 끝나는 순간...
지도상으로 요 지점인데 갑자기 눈이 비로 바뀌어져 있다. 무슨 마법사가 마법부린것도 아니고 공간이동을 한것도 아니고 시간차가 크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게 왠 조화인가!
터널을 지나는 순간 비로 바뀌는 날씨. 산맥을 경계로 기온차가 상당히 큰 가보다.
선택의 기로에 서다
이제 슬슬 코린도스가 나올 때가 되서 지도에 집중한다. 근데 어째 버스가 시티 비스무리한곳으로는 들어가지 않는것 같다. 앞자리라서 표지판들 다 보면서 집중하면서 있었는데 진짜 시티를 지나친다. 설마설마 했더니 진짜 여기 내려줬다.....
그렇다. 휴게소였던 것이다. 며칠전 아테네를 벗어나 피르고스를 향해 갈 때 잠시 정차했던 그 휴게소였던 것이다. 내가 이럴줄 알고 코린도스에서 묵을 호텔을 아직 예약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머리를 굴려본다. 나는 어차피 미케네가 목적이었으므로 꼭 코린도스가 아닌 나프폴리오로 갔어도 되었었는데. 왜 구태여 터미널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는지, 왜 머리가 안 돌아갔는지 후회스럽다. 이번여행의 가장 큰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올리브 박물관같은 곳 말고 그냥 나프폴리오행 버스로 바꿔타던지 해서 이동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근데 후회하면 뭐하냐. 지금 닥친 문제를 해결해야될것 같은데. 근데 이 휴게소랑 코린도스 시티는 엄청 떨어져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분명 시티까지 가는 버스도 있긴 할 것 같다. 근데 뭐 진짜 있을지 없을지 장담을 못한다.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비는 계속오고 배낭까지 있다. 택시를 타야할수도 있는데 택시타는 것에는 경기하는 오스나씨라 감히 그런 선택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안 내렸다.
계속 아테네를 향해 갔다.
내릴 때 돈 달라하면 그때 주지 뭐....하는 생각을 했다.
빛나리 청년 드라이버는 운전만 하고 버스표를 직접 팔지는 않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표 검사는 출발때 터미널 직원들이 했었다. 터미널에 있는 상당수의 직원들이 나를 코린토스로 보내기 위해 한마음으로 단결하였던 반면 드라이버는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서 내가 어딜가는지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쫄리는 마음으로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내리라고 할까봐 두근대고 있다가 에이 내릴 때 돈 낸다고 하지 뭐 하고 일단 숨죽이고 있는다. 이 글을 보시는 그리스 KTEL 관계자분들 또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드라이버한테 뭐라고 하지도 마세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30배 추가요금 내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강제 1박을 하게 된 아테네로 들어왔는데 차가 진짜 정말 그짓말안하고 개밀렸다. 어후 진짜 이 버스는 분명 피르고스갈때 탔던 키피소스터미널로 갈 것 같은데 그 터미널 부근은 지하철역이 없는 것을 이미 확인했고... 비오고 배낭메고 버스타면 안습이고... 그럼 택시타야될것 같은데 길은 이렇게 밀리고... 오늘 잠은 잘 수 있으려나 싶다.
오스나씨의 호텔 고르는 방법
뭐 길이 밀렸던 덕분에 호텔예약할 시간이 충분했다. 다음날 델피 또는 미케네 당일치기를 하고 싶어서 우선 터미널 근처로 검색해봤는데 호텔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다시 오모니아로 가기는 싫고. 나는 여기서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1. 며칠 후 로도스섬에 들어가는 일정은 고정이나 마찬가지이니(로도스 섬에서 묵을 숙소를 이미 예약해놔서) 공항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2. 로도스섬에는 크리스마스때 들어가므로 상점이 문을 닫는다. 식량을 조달해가야한다. 숙소도 이미 주방이 있는 곳으로 예약한만큼 근처에 큰 슈퍼마켓이 있을만한 곳이어야 한다.
3. 배낭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일부짐은 호텔에 맡기고 다시 찾으러 복귀해야할 수도 있다. 그럼 강제 1박이 추가된다. 그리고 돌아오면 하루 묵으면서 델피든 원래는 내일 가려고 했던 미케네든 가야하므로 버스터미널과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면 좋겠다.
4. 이 정도 정체에 터미널에 내려서 호텔로 이동하려면 도착시간이 대략 밤10시는 넘을 것 같다. 오모니아처럼 요망한 동네는 곤란하다.
내가 이런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 것은 처음 알았다. 여튼 그래서 결국 교통의 요지인 신타그마광장, 공항버스가 출발하고 빨간색 지하철역도 바로 있는 바로 그 곳 부근으로 검색을 했으나......신타그마광장이 아닌 아크로폴리스역..에 있는 숙소로 잡았다. 이유는 그냥 신타그마광장 부근은 너무 비쌌고 아크로폴리스 역에는 시설은 구리지만 되게 싼 곳이 하나 있어서....그리고 거기 부킹닷컴에서 할인 많이 해준다고 해서... 올림피아나 스파르타에 비해 아테네 물가는 진짜 높음을 실감했던 순간.
구글지도를 계속 켜놓고 보고 있었는데 터미널을 가려면 이 길로 가야하는데 버스가 희안하게 다른데로 간다. 느낌상 다른곳 몇군데에도 정차할 뽄새다.오예!! 지도보고있다가 지하철역만 보이면 바로 내리는거다!! 이 작전은 성공이었다. 버스는 기차역부근의 지하철역 바로앞에 세워준다. 사람들 몇몇이 내리려고 준비하길래 나도 함께 뛰어내렸다. 같은 빨간색 1호선이라 아크로폴리스 역까지 한방에 간다.
그렇게 다시 아크로폴리스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렇게 호텔에 도착. 역이랑 멀지 않았던 곳에 있던 호텔바이런. 시설은 기냥저냥 가성비는 있었던... 다른 곳들은 1박에 7만원은 훌쩍 넘는 수준이었으니 여긴 거의 반가격이니 좋다. 뭐 호텔은 매우 낡았다. 침대도 삐걱삐걱, 전체적으로 어두침침한 분위기. 여태까지 계속 테라스가 있는 숙소에 묵다가 이렇게 창문이 좁은 고시원스러운 호텔에 오니 조금 적응이 안되긴 한다. 로도스섬 들어갈 때 큰 짐을 여기다 맡긴다면 아테네의 마지막밤을 여기서 보낼거라는 건데. 이건 다시 생각좀 해봐야겠다. 뭐 근데 어차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히터도 빵빵하게 잘 나오고 방에 라디에이터도 있어서 양말을 올려놨더니 몇 시간도 안되어서 바로 말랐다. 온수도 콸콸, 와이파이도 그만하면 괜찮고, 냉장고도 있고.... 많이 낡고 창문이 작은 것을 제외하면 뭐 딱히 많이 나쁠 것도 없었다.
과한 저녁식사
배가 넘나 고파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한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여기서 또 실수. 이 안쪽 길이 아니라 다른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어쩐지 이쪽 길에 사람이 없더라. 오죽하면 문닫은줄 알고 지금 밥 먹을수 있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을까... 가성비 최악인 식당이었다. 그 일대가 뭔가 고급진 것을 추구하는 나름 격조높은 레스토랑이었던 것 같은데 본인은 그런거 별로 안 좋아하는 관계로. 가격만 드럽게 비싸고 분위기 따위 나와 어울리지도 않고. 하등 씨잘데기 없는... 분위기 그까이꺼.. 아이고 의미없다...
근데 무슨객기가 돌았는지 와인까지 시켰다. 분위기에 취한게 바로 이런것인가요? 무언가 술 한잔을 하게 만드는 분위기.. 그렇다면 성공하셨습니다. 그리고 문어랑 식초랑 비빈 요망한 요리를 시켰다. 다른데서 먹고다니던 것, 일명 식사들은 팔지 않는 듯 했다. 그냥 술을 먹기 위한 안주중심으로 영업을 하시는 듯.
음식이 나와서 우웩 이게뭐야 했지만 배가 고파서, 그리고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먹었다. 둘이 합쳐 도합 20유로. 돈계산을 어림잡아 해봐도 3~4만원 돈이다. 뭐하는 짓이야!
그냥 좀 방에 들어가야되는데
그리고 또 무슨 객기가 돌았는지 와인 한잔에 제대로 취한건지 그냥 쳐 들어가서 자야되는게 맞는데.. 비맞고 아침부터 돌아다니다가 버스에서 시달렸는데 피곤하지도 않은지 구태여 또 이걸 보겠다고... 힘들게 걸어온 호텔을 지나쳐서 큰 길가까지 걸어나갔다. 그냥 뭐랄까 며칠 전 도보투어할때는 가이드 언니(인지 동생인지 친구인지)만 따라만 다니다보니 어디가 어딘지 몰랐는데 이렇게 부근에 있음을 알고, 그리고 나 혼자 찾아왔다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다랄까? 그리고 왠지 모를 그냥 또 봤다는 데서 느껴지는 반가움? 하드리아누스의 개선문님하에게 신고하고 싶은 마음? 알딸딸한 기분으로 "나 펠로폰네소스 다녀왔어. ^_^"라고... 하.. 취했네 취했어. 그나저나 이렇게 밤늦게 혼자 돌아다니는 거 옳지않아. 아무리 관광지라지만 정말 정신줄을 놨었구만.
바이런호텔의 좋은 점은 옥상에 이렇게 옆 사진처럼 파르테논 야경을 볼 수있는 식당이 있다는 것. 또 객기가 돌아서 걍 쳐 들어가서 잘것이지 엘리베이터를 구태여 2층이 아닌 4층을 누른다. 손에는 어디선가에서 산 생수랑 체리쥬스가 덜렁덜렁 들러있다. 4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고 하니 아재가 손수 문도 열어주시고 무진장 반가워하는 눈치쳤는데 그냥 눈앞에 보이는 사진만 콱 찍고 '내일봐영~^^' 하고 내려왔다. 아저씨 눈에는 또 뭐 이런애가 다 있어..하는 표정이 역력하였으나 아무 생각도 안나는 오스나씨.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해맑게 웃어드렸던 것 같다. 근데 내일본다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고 한다. 그 담날 되니 까먹었음.
그래서 들어 오긴 왔는데
싯고... 이것저것 정리 좀 하는가 했더니... 희안하게 넘나 어지러워서 암 것도 못하고 누워있다가..
화장실로 직행해서...
토했다^^
20유로가 변기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문어를 버무렸던 초강렬한 식초 덕분에 코가 열 배는 더 매웠다^^
나 이렇게 죽는거니?^^
사실 너무나 돈이 아까워서 그냥 잠들어버리려고 했는데, 고통스러움을 참기 힘들어서 자발적 억지토를 해 버리고 말았다. 진짜 피곤하긴 했나봉가... 와인반잔에 이렇게 맛탱이가 가다니.. 아니면 펠로폰네소스에서 며칠 살다왔더니 물갈이 하는 건가?
뭐 여튼 이제 속도 개운하고 술도 다 깼으니까 잠을 자도록 한다. 내일 델피? 미케네? 모르겠다 귀찮다. 일찍 일어나면 가보던지. 오늘은 모르겠다. 그냥 잘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