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버스는 나에게 인생을 가르쳐 준다
스파르타에서 눈을 뜬 오스나씨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날씨가 무진장 흐리다. 테라스로 나가서 자세히 보니 갤 날씨는 아닌것 같다. 사실 아침까지만 해도 뭘 할지 확실히 정한건 아니라서 그래도 일단 배가 고프니 나가보기로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그릭샐러드나 먹는걸로.
리셉션에 키를 맡기고 한 십여분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는데 뭘 두고온게 생각이 나서 리셉션 아저씨 귀찮게 다시 키달라고 해서 올라갔다오고.. 상황보니 오리털 잠바입고 나갈 날씨는 아닌듯하여 입고있던 옷은 벗고 다시 푸른색 회사잠바로 바꿔입는걸로. 사실 이 잠바가 편한이유는 주머니가 많다는거. 안주머니에는 여권과 각종카드 그리고 좀 큰 현금들을 집어넣고 앞쪽 주머니에는 핸드폰과 전에 이탈리아에서 업어온 가죽으로 된 'OSNA'가 각인된 동전지갑을 넣고 지퍼를 채우면 소매치기와의 전쟁에서 확고한 승리를 거둘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안주머니에는 볼펜넣는곳도 있어서 편하고 재질도 좋아서 바람도 잘 막고 비도 잘 튕겨낸다는게 아쥬기냥 오스나씨 스러운 여행에 특화된 옷이라고 할 수있다.
아침은 간단하게 그릭샐러드가 먹고 싶었습니다.
일단 아무식당이나 들어가서 주문을 하기로 한다. 샐러드가 있긴한데 그릭샐러드가 없다. 뭐 어차피 비슷하겠지 싶어서 점원을 붙잡고 이건뭐냐 저건뭐냐 묻는데 이거 들었다 저거 들었다 설명을 너무 자세히 하길래 귀찮아서 다 듣다가 말고 Ok, I will try. 이건 나의 큰 실수. 그 이유인즉슨 이런게 나왔기 때문.
왠 쟁반국수먹는 그 쟁반크기에 풀떼기가 담겨져 나왔다. 무슨 여물먹는줄 알았다. 그래도 맛이 아예없지는 않아서 나는 건강해지리라 주문을 외며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양배추는 글타치고 삼겹살을 부르는 상추, 그리고 아주 적은 견과류와 석류알, 요망한 맛의 소스. 이거 서빙해왔을때 진짜 거짓말안하고 '으악!'을 외쳤다. 양도 양이지만 내가 생각했던 비쥬얼이 일단 아니었으므로. 아무래도 저건 가족들이 와서 여러가지 메뉴를 시킬때 사이드로 시키는. .충분히 4인용은 되보이는 샐러드였다. 급 넘나 쪽팔려오기 시작했다. 다들 저 처자는 뭔데 아침부터 와서 여물을 드시고 계신가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기 때문. 그래도 꿋꿋하게 마지막 석류한알까지 다 먹어치웠다. 과도한 친절을 베풀던 직원님... 나 이거 시킨다고 할때 좀 말리지 그랬냐능... 한국에서도 샐러드는 이렇게 무식하게 안 먹는다고요.
이제 어딜 갈까?
먹고 나왔는데.. 분명 배는 부른데 몸이 따셔지지가 않는다. 일단 너무 추워서 그리고 사실 뭐해야될지 몰라서 일단 호텔로 돌아간다. 리셉션 아저씨한테 또 키 되돌려 달라고 하기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방에 들어가려면 어쩔수 없지. 그러면서 "헤이 미스터, 내가 오늘 미스트라스를 갈 수 있을까? 돌아올 수 있을까?" 라고 여쭤본다. 충분히 된다고 하신다. 미스트라스에서 돌아오는 버스막차는 몇 시인지까지 물었다. 20시다. 아 시간 충분하네. 그냥 오늘 저길 가야겠다.
춥지만 미스트라스를 향해
막상 방에 돌아오니 너무 따뜻해서 다시 나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다시 추스리고 나가기로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해 올림피아에서 올 때 내렸었던 터미널까지 다시 걸어가기로 한다. 사실 스파르타 시티 안에는 버스가 정차하는 곳이 두 군데가 더 있는데 호텔과 가까운 부스는 겨울시즌에는 오픈을 안한다고 한다.
버스는 시간을 맞춰갔었어서 거의 안 기다리고 탔다. 무진장 댄땅 좋은 브랜드 뉴 버스에 덜렁 나 혼자타니 넘나 당황스러웠으나 그래도 시티 중간에서 몇몇 사람들을 더 태우긴 했다. 시티를 벗어나니 평범한 농촌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전부 여기서 내리길래 나도 내려야 하나 싶다. 종점인가 아닌가 그것이 문제로다. 어리버리 하다가 기사아저씨한테 보고있던 구글지도를 화면 채 보여줬다. 넘나 당황스러워서 보고 있던거 그대로 보여드렸는데 대충 느낌으로 알아채신듯. 내리지 말라고 한다. 잠시 대기하다가 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산길을 5분정도 올라가더니 멈춘다. 아저씨가 손짓으로 여기 내려서 요래요래 돌아서 올라가면 된다는 듯이 바디랭기지를 해주신다. 에프까리스토. 유적지 근처까지 버스가 와주는구나!
무슨 신화속의 한 장면인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의 스모그나 미세먼지와는 다른, 리얼 100% 천연 구름과 안개다. 그때의 내 뺨에 닿던 천연 미스트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이렇게 상쾌할 줄이야. 나를 홀로 여기 내려주시고 아저씨는 다시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가신다. 사실 안개가 걷힌 상태의 풍경은 아래와 같다. 오후에 내려왔을 때 찍은것, 비교 차원에서 미리 첨부한다.
저 꼭대기의 성벽까지는 과연 내 힘으로 올라 갈 수 있을까 싶다. 아래서 보니 넘나 높아보인다. 일단 입구로 가야하니 미니 등산을 해야한다. 내린 지점에서 계속 차도를 통해 구불구불한 산길로 빙 둘러갈수도 있지만 길 같은게 중간에 보여서, 그리고 아스팔트 길보다는 흙길이 좋아서, 그리고 그 쪽이 지름길일거라 생각하고 차도를 피해 흙길로 갔다. 버스내린 곳과 입구 사이의 녹지에는 올리브나무가 천지였다. 걷다보니 한 청년이 비가 부슬부슬오는데도 열심히 수확을 하고 있었다. 근데 가다보니 왠지 사유지를 통과해서 올라가는 듯한 이 느낌은 뭐죠?
본격적으로 탐험 시작
미스트라스는 비잔틴양식을 구경할 수 있는 유적지이다. 비잔틴왕국(306-1453)은 동로마제국이라고도 한다. 게르만민족의 이동 이후 고대로마제국이 몰락하기 시작하자 과감히 서쪽을 포기하고 동족인 현재 터키 이스탄불에 다시 살림을 차리고 비잔틴제국을 시작했기 때문. 이후 한때 과거 로마제국이 가지고 있던 영토를 거의 수복하고 패권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결국 오스만 세력에 의해 멸망한다. 이 유적지는 그 중에서도 후기시대, 13세기의 유적으로 교회랑 수도원 건물 등등이 현재 남아있음. 위쪽에 버스타고 내리는 곳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아래 과거 복원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철저한 요새도시이다. 덕분에 기어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만만한 코스는 아니었다.
미스트라스는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아마도 이름만은 익숙한 '콘스탄티노플'을 제외하고 한때 가장 유명한 도시로 존재한 적도 있었으며, 그래서 위의 윌리엄 2세의 궁전은 비잔틴 제국 황제들의 제2 별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관람하는 내내 초반에는 관광객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길이 아닌곳, 복원 공사 중이던 궁전에서, 그래서 출입이 불가했던 곳 쪽에서 이상한 꽃을 꺾은건지 가져온건지 여튼 꽃을 든 한 청년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만 보았을 뿐. 그리고 어디에선가부터 나타난 황색 고양이 한마리가 나를 자꾸 따라왔는데 계단이 힘들어서 잠시 쉴때면 나랑 같이 쉬기도 하고 걸어갈 땐 앞장서기도 하고 뒤따라오기도 하고 꽤 오랜시간 함께있었다. 그 꽃을 든 청년을 향해서는 신기하게 내 옆에 서서 경계의 울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성소피아 교회를 발견했다. 나름 유명한곳이라 직원도 있었다. 어디 숨어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Hello!!" 하길래 개놀랐음. 본인도 엄청 반갑다는 표정이 역력하심. 하기사 이 추위에 이 겨울에 여길 오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흔치 않았을걸로 사료됨. 외로우셨군요?
후기 비잔틴왕국의 미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벽화들이 보존이 잘 되어있다. 실제 미스트라스는 엄하게 프랑스인(빌라르두앵의 윌리엄 2세)이 와서 세력을 한번 넓혀보고자 건설했던 도시였지만 이후 본인이 붙잡히는 바람에 그의 몸값으로 뺐겼다고 한다. 재탈환을 시도하나 실패하여 포기하고 물러났고 이 건축물 및 벽화들은 결국 비잔틴 제국에서 잘 써먹으면서 만들었던 것들임.
요새의 끝까지 올라가보자고 결심한 오스나씨
사실 왠만한 유명한 건물들은 거의 다 본것 같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올라온만큼 다시 올라가는 것일뿐이니....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어느새 잘 따라오던 고양이는 사라졌다. 먹을 것이라도 좀 있었으면 줬을텐데 물 한병 가지고 올라오질 않아서 줄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는 그렇게 홀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는 도중에도 역시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중간에 내가 들어왔던 입출구와 다른 sub입출구가 하나 더 있었다. 아마도 산을 타기 힘든사람들이 이용하던 곳일듯. 그 쪽까지 차로 이동한 다음 내려가듯이 구경하고 출구로 나가면 구태여 등산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처럼 보였다. 대절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자주 이용할것 같긴하다. 시간 절약도 할겸. 하지만 나는 아까 입구 근처 갈림길에서 "메트로폴리스", "박물관" 이정표를 봤던 관계로 내려가면서 거기도 들를거라서 구태여 저 출구를 이용해서 나갈 생각은 없다.
그렇게 몇 십분을 걸었을까. 드디어 그 높아보이던 성벽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신기루였을까 싶기도 한데 희안하게 성벽이 눈에 보이는 순간부터 희미하게 커피향기가 났다. 나 원래 커피 잘 안마시는 사람인데 그렇게 커피한잔이 간절할때가 있었을까? 이슬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몸은 으슬으슬하고 힘들고... 특히 원래 겨울에도 찬물먹는 오스나씨는 그렇게 따뜻한 커피한잔이 간절했다고 합니다.
계속 올라가면서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가파른 계단이 다시 튀어나올때 비명을 지르다가 불현듯. 이것은 지름길이다. 다시 말해 가파른 계단에 오른다는 것은 더 빨리 목표에 다다를수 있다는 의미이다. 피하지 말고 그냥 행복해하며 오를지어다.
요새정상 정복
그리고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중국인이건 뭐건 인사도 안하는데 갑자기 중국인 4명인가가 있길래 중꿔런? 앤드 니하오를 해본다. 중꿔런은 맞다고 하는데 본인들은 싱가폴에서 사는 중국인이라면서 영어를 쓴다. 완전 등산복차림에 지팡이까지 들고 오셨던 멋쟁이 아줌마. 그 언젠가 2000미터가 넘는 중국 화산 등반할 때 힐신고 올라왔던 여자분과 비교가 된다. 역시나 그대는 대륙의 위엄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는, 중국인이 아닌 싱가폴인이십니다.
그리고 커피향기때문에 기대하고 왔더만 커피파는 곳은 커녕 건물 또는 천막 비스무리한것도 없다. 너무 한국사람스럽게 상상한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높은 산에 가도 정상근처만 가면 찾을 수 있었던 막걸리 파는 분들이 교차되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저 일행중의 누군가가 보온병에 담아와서 마신건가 싶다. 근데 향기가 그렇게 진했단 말인가!!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하다.
우야된동 경치는 정말 멋졋다. 요새 한번 위치좋은 곳에 잘 지었다 싶었다. 이 요새가 지어진 곳은 타이케투스 산(Mt. Taygetos)으로 인근에서 제일 높아보여서 주변에서 누가 쳐들어오는지 한번에 파악이 가능하고도 남을 위치였다. 뭐 짓느라 힘들긴 했었겠지만 그래서 프랑스인 누군가는 자기 몸값으로 여기를 뺐길 때 마음이 참 쓰렸을 것 같았겠지만서도.
이제 하산하십시다.
아쉽지만 안녕하자. 여기도 3시엔 문닫는다. 벌써 1시반이다. 박물관도 봐야하니 서두르자.
내려가는길은 정말 쫄면서 내려갔다. 아까 인생의 진리를 깨달은 가파른 길은 내려가는 데 더더욱 힘들었음은 물론 돌로 만든 길이라 비가와서 굉장히 미끄러웠기 때문. 진짜 이번 1월에 러시아가면서 샀던 이 미끄럼방지 O스O이O 오리털 방한화를 신고온건 신의 한수였다. 적당히 방수도 되고 미끄럼 방지도 되고. 무엇보다 생각보다 그리스, 특히 펠로폰네소스반도는 너무 추워서 이거 아니면 버티기 힘들었을것 같기에. 출발 직전까지 운동화를 배낭에 넣고올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짐이 생기는게 싫어서 그냥 될대로 대라 이것만 신고 왔는데 이렇게 탁월한 선택일줄이야. 심지어 해변에서도 좋았다. 신발에 모래 들어오는거 싫단 말이야.
아까 봐둔 갈림길에서 꺾은 뒤 박물관으로 가보기로 한다. '메트로폴리스' 라고 써있는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박물관 표시가 보인다.
이제 집에 가십시다.
이제 터덜터덜 다시 내려와서 버스내린곳으로 가본다. 배도 고프고 몸은 으슬으슬 떨려오고 해서 이 일대에서 유일하게 영업중인듯 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보니 따뜻한 벽난로 근처에서 아재들은 맛나는 식사중이시고 나를 발견한 직원인듯한 청년이 메뉴판과 물을 내온다. 일단 물어본다. 버스 몇시에 오냐고. 근데 자기는 모른댄다. 그러더니 친절하게 식사하던 아재들에게 물어봐줬는데 2시반에 온댄다. 시계를 보니 2시15분이다. 이 동네 분위기상 15분만에 커피든 식사든 뭔가를 주문해서 먹는다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계를 보더니 청년도 이런 나의 마음을 예감하고 "갈거니? 주문할거니?" 묻길래 "쏘오오오리~~!!" 하고 그냥 나온다.
근데 버스가 뒤지게 안온다. 2시 30분은 이미 지났고 3시를 넘어서고 있다. 아니 무슨 막힐만한 길도 아닌 것 같은 데 오다가 사고가 났나? 아재들이 잘못된 정보를 주신걸까? 겨울철이라 이 관광지까지는 버스가 안오는게 아닐까? 이를 어쩔까? 비는 계속 부슬부슬 오고. 사실 비를 피할만한 곳도 보이지 않아서 회사잠바에 붙어있는 모자만 뒤집어 쓰고 그대로 맞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혹시나 해서 도보로 걸어갈만한 거리인지 검색을 해봤다. 확마 걸어가버릴까? 오는 길에 산길 쩔었는데 걸어 갈 수 있을까? 아니 뭐 지금 10kg넘는 배낭을 메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가면 갈 수야 있겠지. 우앙 이제 비도 이제 많이 온다. 진짜 그냥 포기하고 미스트라스 시티로 내려가서 그 다음 대책을 강구해봐야 하나. 이렇게 오래걸릴꺼면 그냥 일단 커피한잔 마시고 나올껄 그랬어. 다시 돌아가기는 조금 쪽팔린데.
그런데.. 그래 걸어가자!! 결심하고 한 200m정도 걸어갔을때 버스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지금 저랑 장난하십니까? 내가 얼마나 큰 결심을 하고 걸어가려고 했는데요. 아니 뭐 근데 화를 내는 건 아니고요, 너무 고마워서 그렇죠. 그런다고 그냥 가시라는 말이 아니고요. 그렇게 당황한 오스나씨는 아까 계속 비를 맞으며 발을 동동 구르던 자리로 소심하게 걷는것도 아니고 뛰어서 돌아가기 시작한다. 버스기사가 어차피 날 봤으니 세워주겠지 하는 믿음과 함께. 버스는 유턴해서 산길을 내려가는 방향으로 정차했고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탔음. 근데 희안하게 왜 사람들이 타고있담? 여기 유적지가 종점아니었나? 추워서 그냥 타고 버스여행중이신건가요? 두어명이 운전석 근처에 앉아있었고 근처는 뿌연 담배연기로 가득했다. 기사아저씨 포함 동네주민들 몇몇이 담소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위드 시가렛. 참 뭔가 여유로운 풍경. 우야된동 걸어갈 생각까지 하고있었는데 이렇게 또.... 인생만사 참.... 다시 한번 얻고자 하면 잃을 것이고 잃고자 하면 얻을 것이니라.
다시 스파르타 시내로 복귀완료
버스에 타자마자부터 맛있는것을 먹어보겠다고 트립어드바이저와 구글지도를 왔다갔다했던것 같은데 확정하기도 전에 벌써 도착해버렸다. 진짜 넘나 가까운 거리였음. 비안오고 춥지만 안았어도 7km까짓거 걸어오...아..아닙니다.
버스터미널 근처 맛집은 모르겠고 어쨌든 호텔근처가 메인인것 같으니 그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한 군데를 찍고나서 호텔을 지나쳐 계속 걷는데 앗 이 길은 스파르타 유적지를 향해 가는길이다. 어쭈. 내일 갈건데 미리 가면 안대지. 돌자 그냥. 그리고 그 일대에 봐두었던 식당으로 간다. 레스토랑이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그냥 작은 로컬식당이었다. 어제 먹었던 야들야들한 돼지고기를 상상하며 포크수블라키를 시켰으나 너무 구우셨다. 퍽퍽해요 아즈씨, 울고 싶네요. 그래도 고기는 언제나 진리다. 남기는 것은 용서할수 없느니라.
돌아오는 길에는 슈퍼마켓이 보이길래 군것질거리 하나랑 물을 사가지고 복귀했다. 리셉션에서 내일 탈 버스시간도 알아오고. 나는 내일 코린도스를 향해 갈 겁니다. 거기 내려서 하루 묵던지 아니면 아다리가 잘 맞으면 미케네로 이동하려고 하는 중이었음. 이 방법은 피르고스에서 매표창구에서 누군가 얘기해준 것을 바탕으로 선택한 거였음.
여튼 아침 10시30분은 너무 빡빡하니 13시15분꺼를 타는 걸로하자. 아침에 일어나서 유적지도 보고 박물관도 보고 하면 시간 딱 맞을듯. 정작 스파르타에서 묵고 있었으면서 스파르타 유적지는 아직 보지 못했네.
원래 미스트라스의 존재는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막 확 땡기지는 않아서 예정에는 없던 곳이었는데 뭐 덕분에 방문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중간에 생긴 목표-그리스 고대유적을 중심으로 돌자고 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비잔틴시대의 유적을 보게 될 줄이야. 여튼 뭐 참 잘했어요 오스나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