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8 시디 사하브 자위야+수스로 복귀+삽질
저수조를 나와 시디 사하브 자위야, 당시에는 이름도 외우지 못하던 상태였고 일단 구글맵상 리뷰가 많길래 유명한 곳인가 싶어서 방향을 그리 잡는다. '시디 사하브는' 이름, 자위야는 '무슬림이 기도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우야된동 어차피 수스로 복귀하기 위한 루아지 터미널로 가는 길에 있기도 했으니 들르기는 안성맞춤일세.
https://goo.gl/maps/s6jj7vDhKTgDuJ7d8
이 곳에는 마호메트의 동료 중 한 명인 아부 자마의 유해가 보존되어 있다. 아부자마자는 동료라고 하길래 유비관우장비처럼 뭔가 피로 맺은 혈맹류의 그런 동료인줄 알았더니 전속 이발사였다고. 그래서 이발사의 모스크라고도 불린단다. 이발사라서 가능했는지 마호메트의 턱수염 3가닥을 가지고 있었다는데, 그는 그와 함께 이 곳에 묻히기를 소망했다고 한다. 실제 그가 묻힐때는 이 곳이 이렇게 번화한 곳은 아니었다고. 이후 그를 기념하는 듯 마을이 생겨나고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근에 도착했다. 여기가 진심 맞나 긴가민가하면서 입구에 들어서니 왼편에서 티켓팅을 해야 하는 듯 하다. 어차피 통합권이니 추가로 더 끊을 필요는 없고 가지고 있던 표에 구멍하나가 추가로 생긴다. 유쾌한 관리자는 어디에서 왔는지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쿵푸 어쩌고 하길래, 마음속으로 "왠 멍멍이 소리십니까?"를 외친 후에 "쿵푸 노노 쿵푸 챠이니즈 팬더, 코리안 태권도!" 하니까 느낌상 "뭬야? 너 할 수있어? 보여줘! 보여줘! 보여줘"! 라고 주변의 다른 아재들과 함께 소리치신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리가 없지. 그냥 주먹질 몇 번 해주다가 빠이.
왠지 히잡이나 이런걸 두르고 가야할 것 같은데 대모스크와는 다르게 특별히 필요없는 것 같다. 아무런 저지없이 입장하고 혹시나 알라한테 쿠사리 먹게될까 두려운 마음에 가디건에 붙은 모자를 뒤집어 쓰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한다.
당최 여기만 봐서는 문화관광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건물도 오래되어 보이지 않고 사진빨을 꽤 잘 받아서 그렇지 사실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있어서 진짜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각. 안에 뭔가 있겠다 싶으니 사람들이 이동하는 쪽으로 따라가 보자.
워후 드디어 뭐가 나왔다. 특히 벽에 붙은 타일들이 예사롭지 않다. 꽤 유명한 건축가가 지었을 법한 이 건물은 확연히 바깥과는 다른 풍광을 자랑한다. 실제 이 곳은 북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로 꼽힌다고 한다. 이런 것들 때문인가 보다.
그리고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니 이런 공간이 나온다. 뭔가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모여있고 부산스러운 느낌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 가장 메인이겠지 싶어서 일단은 조금 기대한다. 아마 유해가 보관되었다는 그 장소인 것일테지.
다가가며 주변을 더 둘러본다. 옆 쪽으로 방들이 꽤 늘어서 있다. 열린 곳이 있길래 들어가보기도 한다.
뭔소린지 모르고 일단 들어갔는데 별시러운게 없어서 그냥 나왔다. 나중에 보니 이 모스크 아니 기도처는 현재까지도 수업을 하는 대학교 및 마드레세(기숙사)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1도 몰랐던 무지했던 오스나씨.
그리고 드디어 사람들이 많이 모인 쪽으로 다가간다. 너도나도 신발을 벗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분위기이다. 그들을 따서 용기를 내서 나도 들어가볼까 말까 하다가 어떤 여인네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한다. 그때 들어갔어야 했는데!! 차라리 쫓김을 당하더라도 그랬어야 했는데!! 바보같은 오스나씨는 한마디 더 묻는다. "나 무슬림 아닌데 괜츈?" 이러니까 갑자기 그 여인네는 누군가에게 묻더니 안된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원체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티도 안 났을것 같긴 한데. 뭐 어쩔수 없지.
왼쪽 오른쪽에 각각 창살로 된 창문이 있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할 수 있었다. 왼쪽 창가로 다가가 내부를 들여다본다. 유해가 있는 관도 보인다. 창살 사이로 폰카메라 렌즈를 위치를 잘 조절해서 내부를 한장 찍어본다.
마호메트의 이발사였다는 아부자마의 위해는 입구를 기준으로 정 가운데에 있다. 녹색으로 된 철조망이 쳐져 있긴 하지만 고작 몇 미터 남짓한 거리 차이밖에 없어서 팔을 뻗으면 관에 상당히 근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위치다. 주변으로는 카펫트가 깔려있어서 일반신도들이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바라보는 쪽을 기준으로 왼쪽이 여인들의 공간인 듯 하고 음식을 바리바리 싸와서 먹는 사람들도 보인다.
사실 가까이 가자마자 매캐하고 꼬릿한 냄새가 훅 풍겨왔는데 무엇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관이 옆에 있기 때문에 시체에서 풍기는 냄새일거라는 것은, 그가 보존되기 시작한 것이 6세기, 시간이 그렇게나 많이 지났으니 미이라가 아닌 이상은 좀 오바일 듯 하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관 내부에는 그래도 뼈 정도는 들었지 싶은데 제대로 보존은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긴 했다. 실제 튀니스가 사막을 끼고 있는 건조한 나라라고는 해도 지켜본 바로는 사하라 사막 지대를 제외하면 푸릇푸릇한 올리브 나무들이 참 많은 동네다. 비가 한번 오면 온 세상에 습기가 가득차는데 이렇게 보관해도 괜찮으려나? 불현듯 멕시코 팔렝케에서 봤던,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진 공간에 유리로 감싸두었던 파칼의 관이 생각이 났다. 그 정도는 해야 보존이 되지 싶은데 말입니다.
뭐 그런것들은 뒤로하고 여튼 마호메트의 동료였던 그와 현재까지도, 그리고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의 크나큰 행운임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 카이로우안이 이슬람의 4대성지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이 유적의 공이 지대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른쪽 창문을 들여다본다. 꼬마애들 셋은 완전히 창문에 들러붙어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쪽을 뻔질나게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구경한다. 나도 다가간다.
창살 사이로 나도 들여다본다. 헌데 저게 뭔가 싶어서 머리를 굴려봐야했다. 일단 눈 앞에 들어온 것은 옷을 입지 않고 맨살로 누워있는 아이. 처음에는 얼굴은 가려두었던 건지 내 시선에는 가슴부터 다리 아래까지만 꽂혀있었던 지라 그게 사람인지도 몰랐다. 난생 처음보는 광경이었던 지라 인지능력의 느릿한 확장으로 인해 그것이 아이, 그리고 남자아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남자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신체기관-_- 근처로 솜과 무언가를 들고 있는 성인남자의 손이 보인다. 뚜쉬. 뇌에 신호가 온다. 무엇인지에 대한 인지가 완료되자마자 피하라는 그런 신호.
아마도 당시 내 표정은 상당히 일그러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그들에게 미안하지만. 너무 당황한 마음에 근처에 있던 어떤 여자한테 나도 모르게 한국말로 "저기 뭐하는거야?" 하면서 인상을 쓰며 손가락으로 그쪽 방향을 가리켰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 이런 내가 이해가 가지 않았겠지. 불경하다고 느꼈을지도.
여튼 결론적으로 내가 목격한 장면은 남자아이의 할례의식. 일명 포경수술 장면을 목격했던 것. 사실 내가 본 것은 확실히 이게 맞는데 이런 문화가 있는지에 대해 방금 검색을 하다 잠시 내가 본 것을 부정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이슬람 할례'를 검색해보니 여자아이들의 할례에 대한 비판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실제 이슬람과 여자들의 할례의식은 관련이 없다더라.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이슬람이 포교되기도 전부터 할례의식은 있어왔고 그로 인해 불결한 환경에서의 수술로 인해 많은 여자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는 해도 전통적인 사항이라 계속되고 있는데 실제 내가 방문했던 이집트에서 까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기겁했음. 다만 현재 튀니지에서는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할례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즉 내가 본 것은 여자아이일수가 없다. 남자아이의 포경수술이 명확히 맞다.
자신들도 나중에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서 그런건지, 혹은 여자아이들은 자신들은 겪지 않아도 되는 기이한 경험이라서 그런건지, 특히 아이들이 넋을 놓고 수술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아부 자마의 관이 별도의 보존처리가 보이지 않는 형태로 존재했었던 것과는 마찬가지로 특별한 의료시설 없는 그냥 카페트 맨바닥에서 수술행위를 하고 있는 점, 그리고 그것을 공개적으로 모든이가 볼 수 있도록 생중계 하고 있다는 점 등등을 들어 불쾌하다는 의견을 섣불리 내서는 안 되겠지. 그들의 문화일 뿐. 추가적으로 그 의식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아부 자마를 기리기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여자들이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얄랄랄랄라라라라~~~ 하는 소리였는데 누군가 한명이 시작하면 나머지 사람들도 똑같이 따라했다. 아래 동영상 참고. 소리가 꽤 크니 주의하시고요.
튀니지에서 목격한 가장 큰 컬쳐쇼크를 극복하고 이제는 밖으로 나가자. 입구 부근에 인파들이 더 늘었다. 확실히 무슨 행사이긴 한가봉가. 하지만 나는 슬슬 루아지터미널로 복귀할 차례. 다른 블로그들을 보니 그 밖에도 봤어야 하는 곳이 몇 군데 더 있었지만 그냥 제끼기로 하자. 터미널은 여기에서 1km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https://goo.gl/maps/toYDHrdjTksLHxpx5
루아지가 출발했다. 아까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그렇게 다시 수스로 복귀. 사실 내려서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생각대로 쉽게 잡히지가 않아서 결국 또 시도해보다가 포기한다. 실은 내 목적지는 숙소가 아닌 까르푸다. 에라 모르겠다. 햇살이 아직 많이 따갑지만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 가는길에 농수산물 시장(?)이 있어서 주변이 상당히 더러웠다. 그 시장은 오전에만 여는 것인지 내가 걸어가던 시간에는 그냥 폐장 느낌. 그리고 무슨 버스터미널도 지난 것 같은데 하.. 왜 사람들이 루아지를 즐겨 이용하는 지 알 것 같았던. 분위기가 굉장히 을씨년스러우니 후딱 지나치기로 한다. 그렇게 그렇게 걸어서 까르푸에 도착.
https://goo.gl/maps/8bTTMLaf8TxrY8K36
그렇게 많이 크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뭐 있을만한 것은 다 있을 법한 그런 규모였다. 앞으로 며칠 더 있을 것을 감안해서 무언가 좀 샀어야 되나 싶기도 한데 또 들고가려니 너무 귀찮아서 그냥 오렌지 쥬스하나와 주전부리 몇 개만 샀다. 물은 그냥 호텔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 같으니 구태여 몇십원에 집착하지 않기로 하자.
돌아오는 길에도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소심한 오스나씨는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결국 숙소 인근까지 걸어와버렸다. 터미널에서부터 도합 3km는 걸은 것 같다. 여러개의 로터리를 지나고 나도 모르게 언덕길을 올랐던 모양인지 드디어 숙소 옥상에서 보았던, 비교적 높은 지대에 있었던 바로 그 성채가 눈앞에 펼쳐진다.
내부에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입구도 저기 보이지만, 직원이 나에게 시선을 꽂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문 닫는 시간이 5시인듯 한데 현재 시간은 어찌어찌 하다보니 벌써 4시가 넘었다. 시간도 없고, 무리하면 볼 수도 있었지만 일단 나는 너무너무 배가 고팠다. 사실 숙소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구태여 이 쪽으로 온 이유는 밥 같은 밥을 먹어보고 싶어서. 나름 어제 공들여서 찾아놓은 식당에 하트 표시를 해 놓았기에, 트립어드바이저에 나오는 맛집이라길래, 먹고싶은 메뉴는 따로 캡쳐도 해 놓았기에 구태여 여기까지 기어온거였지만. 결과는 이러했다.
사실 인근에 무언가 식당들은 많아 보이긴 했다. 일단 성격상 뭐가 하나가 뒤틀리면 그 다음것도 덩달아 하기 싫어지는 오스나씨. 그리고 목이 넘나 말라서 작은 물 하나를 샀는데 1디나르나 받길래 짜증이 나서 그냥 때려 치우기로 했다. 그리 비싼것도 아니었는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화가 났었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왜 몰라 배고파서 그랬지. 물 샀던 곳도 지금 생각해보니 레스토랑이었던것 같은데 그냥 거기서 먹지 그랬냐.. 밥 먹으러 갔다가 물만 먹고 왔지요.
휴... 익숙한 공간으로 빨리 숨고 싶었던 까닭이었을까 후딱 숙소로 돌아가길 바랬나 보다. 어제 먹다 남은 튀니지 전통과자-_-와 비스켓과 까르푸에서 방금 사온 오렌지쥬스로 때우자. 에레이 다 귀찮다. 전열을 가다듬고 지도를 보고 대충 위치를 확인하고는 수크 안으로 뛰어들 기세다. 거참 그렇게 수크가 귀찮고 싫으면 그냥 조금 돌아서 큰 길로 갔어도 되었을 것을... 판단력이 참으로 흐려진 오스나씨.
내리막길을 미친듯이 걸어내려갔다. 오로지 머릿속에서는 집! 집! 집! 밖에 없었다. 아놔 날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비도 오기 시작한다. 허허 거참. 왜 내가 사막에만 오면 비가 오는건지. 소나기인가 싶다가 아니다 이건 쉽게 그칠 비가 아니다. 걸음을 재촉하기로 한다.
수크 내부는 훨씬 더 어두웠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을 수가 없었기에 벗어제꼈더니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그만 좀 쳐다보라고요. 눈에는 짜증으로 인한 주름이 생기고 분명 수크를 관통해서 호텔 근처까지 온 것 같은데 또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상실해 버렸던 통에 삽질을 했던터라 더 짜증이 났다 ^_^
배가 무척 고팠지만 나의 사랑스런 다르 바지즈에 돌아오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주인장 아재가 있길래 물을 달라고 했다. 또 그냥 주시려고 하길래 이번에는 돈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동전 몇개를 챙겨드린다. 후딱 받아들고 2층으로 올라와서 오렌지 주스와 함께 주방에 있는 (내 전용) 냉장고에 넣는다. 까르푸에서 사온 요거트 3개도 함께 넣는다. 어제 넣어두었던 얼려진 물은 챙겨서 방으로 가지고 온다.
싯고나니까 하 천국이다 천국. 그나저나 비가 그치질 않네. 천둥치고 번개치고 난리도 아니다. 이제 빨래를 좀 해야할 타이밍인것 같은데 열심히 해봤자 도저히 마를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모르겠다. 그냥 하루 더 상황이 어떨지 두고보기로 하자. 그냥 드라마보고 놀자. 은근 빠져든다. 60일 지정생존자.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린다. 주인장 할배가 온 듯. 문을 열어보니 접시에 무언가를 담아서 가지고 오셨다. 아이고오 저녁도 못 먹고 과자랑 요거트로 때워서 엄청 허하던 참이었는데 이런 따끈한 마치 밥과 같은 일용할 양식 탄수화물을 주시다니.. 넘나 감사합니다. 뭔가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것이 갓 튀긴것이로군요!
다시 원래 있었던 자세로, 침대에 자빠져 있던 자세로 돌아간다. 이 튀김 맛있겠네. 한입 먹어볼까? "아앙~~! 하고 베어 물었는데.. 웁쓰. 일단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따뜻하지 않고 차갑다ㅠ. ㅠ 희안하다. 아까 주방에서 할배가 투닥투닥 치익치익 뭔가 만들고 계시는 소리가 분명 났는데. 불을 분명히 쓰는 것 같았는데 아니었나봉가. 이후 느껴진 것은 딱딱한 씨가 완전 가득차있다는 느낌. 우적우적 씹다가 이빨 뽀사지는 줄.. 하.. 이것은 과일인가 보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튀김이 아니었다. 씨를 뱉어내다 보니 실제 먹을 것은 별로 없었다는 슬픈이야기. 과일반 씨반. 나중에 찾아보니 씨도 먹어야 한다던데. 저는 포도씨 수박씨를 비롯한 갖가지 씨들은 다 뱉어내는 스타일이라서요. 어릴때 뱃속에서 나무가 자란다는 상상에서 비롯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계속되는 모양임. 그리고 뭔가 건강에는 더 좋다 치더라도 본인의 경우 씨를 함께 먹게되면 본연의 과일맛을 해친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싫은 관계로.
나중에 이것이 '힌디'라는 선인장 열매라는 것을 알았다. 이미 먼지에 그득 쌓인 길가에 가득 심어진 선인장 나무들, 그리고 거기에 달린 열매들 덕분에 무거운 듯 줄기(인지 잎인지)가 축축늘어진 행태를 많이 목격하였다. 사실 저 사진속의 선인장나무는 작은편. 나중에 방문하는 카르타고 유적군에서 그냥 보이길래 찍은 것. 대군락을 이루고 있던 것들, 즉 농장처럼 생긴 지대를 보긴 했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많이 보았던지라, 빠른 속도로 지나쳤던 지라 현실적으로 사진촬영이 불가능했음. 오른쪽 사진은 실제 슈퍼에서 판매중인 힌디. 원래 환공포증이 있는 오스나씨의 경우 뱉어내는 씨를 보는 것이 두려워서 더 이상의 섭취는 제한하였다. 다르 바지즈 주인장 할배가 따로 이렇게 주셔서 넘나 다행이다. 경험을 중시하는 오스나씨지만 아마 내 돈주고는 안 사먹었을 것 같은 느낌이 강렬했다. 그리고 지금 또 생각해보니 이 날 저수조 2층 기념품가게에서 샀던 오일의 원료가 바로 요것이네. 네네. 힌디의 날이로군요.
내일은 뭐 고민할 것도 없이 엘젬에 가야한다. 작년 와르자자트에 이어 다시금 글래디에이터의 진한 향기를 다시금 느낄 것만 같은. 그나저나 비가 계속 와서 큰일이네. 내일도 계속 오려나. 뒤적뒤적..
하고 많은 주변국들 중에 튀니지만 비가 오고 있었다는 현실... 심지어 남부는 괜츈쓰 한데 내가 있는 북부만.. 그나저나 한국은 어떠한가? 지도를 좀 동쪽으로 돌려볼까?
뜨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동쪽을 향해 손가락을 움직이던 도중 동남아 기상상태 보고 기절. 네네.. 이 정도 비는 비도 아니군여... 열심히 살겠습니다.
뭐 우야된동 비가와도 내일 엘젬은 강행하는 걸로. 시간이 없지 않겠냐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