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2. 우리는 왜 답부터 찾으려 할까?

질문이 구조가 되는 순간

by 파이브와이스

나는 정답을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오래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문제를 가져오면

해결책을 바로 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경험도 있었고, 사례도 많이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렇게 하면 된다’는 답을 주는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초반의 나는 늘 방법을 먼저 이야기했다.

광고 구조를 바꾸자.

상품 포지셔닝을 재정의하자.

타겟을 다시 설정하자.

미디어 믹스를 조정하자.

그때는 그게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한 회사에서 해결했던 방식이 다른 회사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똑같이 적용했는데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

어떤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고 어떤 회사는 다시 정체로 돌아갔다.

처음엔 시장 탓을 했다.

두 번째는 팀 역량 탓을 했다.

세 번째쯤 되자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이 아니라 질문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조직은 ‘해결 방법’을 찾고 있지만

사실은 ‘문제 정의’가 틀려 있었다.

매출이 안 나오는 게 문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타겟이 정의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마케팅이 안 먹힌다고 하지만 실은 제품이

아직 시장 언어로 번역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했다.

팀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목표가 없어 선택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구조이기도 했다.

문제가 정확하지 않으면 해결은 우연에 기대게 된다.

문제를 모르면 '요즘 핫한', '다른 회사는'이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답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먼저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는 방법을 말하기 전에

질문을 다시 정리한다.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단 하나의 문제는 무엇인가?

이 문제는 결과인가, 원인인가?

지금 논의는 현상에 대한 것인가, 구조에 대한 것인가?

이 질문을 정리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든다.

하지만 이 시간이 없으면 실행은 늘 빙빙 돌아서온다.


질문이 선명해지면 실행은 가벼워진다


흥미로운 건 이 지점이다.

질문이 선명해진 조직은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회의가 짧아지고 우선순위가 또렷해지고

불필요한 실행이 줄어든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해결책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질문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WHY의 기록을 이어가려 한다


앞으로 글에서는 내가 자주 던지는 질문들,

조직이 가장 자주 반복하는 질문들,

그리고 질문이 바뀌는 순간 결과가 달라졌던 장면들을 기록하려 한다.

정답은 회사마다 다르다.

하지만 좋은 질문은

대부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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