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착각에 대하여
다른 회사에서 겪은 같은 상황의 일이다.
신제품이 나왔고
첫 주 매출이 기대보다 낮았다.
첫 번째 조직의 회의.
“요즘 시장이 안 좋습니다.”
“가격이 조금 높은 것 같습니다.”
“광고 소재를 더 자극적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곧바로 할인 기획이 올라왔고
광고 예산이 늘었다.
두 번째 조직의 회의.
“우리가 세운 가설이 뭐였죠?”
“타겟은 누구였고, 그들이 반응할 거라 본 근거는 무엇이었죠?”
“지금 지표는 어느 구간에서 예상과 다른가요?”
대화는 느렸지만
방향은 선명했다.
추측은 확신의 언어를 쓴다.
“이건 될 것 같습니다.”
“경쟁사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게 먹힙니다.”
검증은 질문의 언어를 쓴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측정 기준은 무엇이었죠?”
“실패 조건은 어디까지였죠?”
확신은 속도를 만들고
질문은 기준을 만든다.
속도는 눈에 보이지만
기준은 시간이 지나야 드러난다.
추측 중심 조직은
결과가 좋으면 자신감을 얻고
나쁘면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검증 중심 조직은
결과가 좋으면 이유를 남기고
나쁘면 데이터를 남긴다.
같은 실패라도
하나는 감정이 쌓이고
하나는 학습이 쌓인다.
그 차이는 1년 뒤 조직의 밀도로 드러난다.
조직 구성원 간의 신뢰와 불신도 사실 여기에서 시작된다.
추측은
“이게 맞다”로 시작한다.
검증은
“이게 맞다면 무엇이 증명되는가”로 시작한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조직의 사고를 완전히 바꾼다.
지금 우리 조직은
성공과 실패를 감정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아니면 가설과 데이터로 정리하고 있는지.
확신은 리더를 돋보이게 하지만
검증은 조직을 단단하게 만든다.
우리는 지금
추측으로 결정하고 있는가
검증으로 결정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