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주 김석민 법무사 Jan 17. 2022

청주 여중생 결정적 증거  기자회견

2021. 9. 9. 성안길에서의 기자회견


청주 여중생 사건은 일반인이 진행을 한 사건치고는 상당히 많은 기자회견을 했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과 기자들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이유를 알고 싶다.


"법무사님! 기자회견을 어느 방향으로 하실 거예요?"

"글쎄요.. 하여간 너무 많은 추론을 하시면 안 된다고 봅니다. 일단 발견된 증거의 범위 내에서 자제할 부분은 자제하고, 드러낼 점은 드러내고... 쉽지는 않겠는데요.."

"그런데 왜 이렇게 증거가 많은데 구속영장은 안 나온 건가요?"

"글쎄요. 일단 물어봐야 알지 않겠어요?"


박순원 씨는 진실을 알지 못한다는 분노, 기자회견 이후 밀려 올 여러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등을 고민하는 듯했다. 김 법무사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고 정녕 딸의 죽음을 막을 순 없었는지 따져보기 위해 공개를 결심했습니다." 친구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를 당한 뒤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여중생 A양의 아버지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9일 가해자의 범행 사실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를 공개한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이날 A양 유족 측은 청주 성안길에서 공소장, A양의 진술서, A양이 다른 친구와 나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공개했다. A양 아버지는 "딸에게 나쁜 일이 있던 날 딸이 친한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가 사진 2장 분량인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해당 사건을 다룬 TV프로그램의 내용과 대조해 보니 추가 메시지가 더 있다고 여겨져 친구에게 확인, 30장 넘는 메시지를 확보했다"며 "가해자의 죄를 입증할 중요한 증거로 보인다. 가해자가 처벌 받고 수사 과정이나 제도적인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보고자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증거를 공개한 유족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가해자의 성폭력 사실에 대한 증거가 충분함에도 4차 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보강증거가 필요하다며 (구속영장이)발부되지 않았다"며 "이 사건 전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법률 개정을 촉구한다. 추가 입수된 자료를 오는 13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양은 올해 2월 부모를 통해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3월 검찰에 A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각 1회씩 청구했고, 검찰은 '수사 미비와 자료 보완'을 이유로 모두 반려했다. 2021. 9. 9. 충북일보 '오창 여중생 유족 새로운 증거 공개' 기사


박순원 씨는 성폭행을 당한 사실보다 딸을 잃은 슬픔이 더 컸다.


수사가 오래 진행되면서 딸이 죽은 것은 알겠는데,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왜 안 나왔는지 물어보면 그 이후 답이 없었다.  만약 미소 아버지가 들었다 해도 수사에 대해 보편적 지식이 부족해서 이해을 못 했을 확률도 있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구속영장의 반려 사유로 '수사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수사보완을 두 아이에게 전부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작 딸의 죽음의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부모에게 엄청난 괴로움이다. 한강변 실종 대학생 아버지의 심정도 '아들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괴로움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국가에 대한 질문을 국가는 항의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이때의 기자회견부터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 증거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합리적 추론 이상은 말하지 않는다. '한강 실종 대학생 아버지' 사건이 연일 보도가 되었는데 결국은 사건의 답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은 점점 늘었다.


국가는 모든 정보를 알고있다. 미소의 유족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섣불리 앞으로 나갔다가는 우리는 헛소리로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국가에 대한 질문은 두려움이다.


SNS 메시지 발견 전까지는 수사기관에 불만이 있다고 하여도 박순원 씨는 아무런 정보도 없어서 국가 또는 수사기관과의 마찰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러나 SNS 메시지가 발견되었다.


이제 국가의 잘못이 있냐고 질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민간인이 국가의 잘못을 말하는 것 자체는 대다수가 생각하듯이 그렇게 가슴에서 정의로움이 벅차오르지 않는다. 정확히는 겁이 머리와 가슴을 지배한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는 한동안은 지나가는 경찰만 봐도 위축이 된다. 그 당시에만 해도 거의 발악에 가까운 항의였다. 부득이했다. 다만 일말의 기대는 있었다. 기자회견문에 있듯이 '미소양의 유족들은 합리적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에 합리적 설명을 듣고 싶었다. 그렇게 요청을 했다. 

 

그렇게 2021. 9. 9. 카톡 메시지를 발표한다.


기자회견에서 중점을 둔 것은 성폭력과 꿈에 대한 두 아이의 반응, 아름과 아름의 친엄마가 진실을 말한 기대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 아름의 탄원서 형식의 유서를 신뢰할 수없다는 것인데 이때의 주장은 대부분 공판정에서도 계속되었다.


즉 꿈과 서 그리고 증거인멸이 이 사건의 핵심이었다.




기자회견문


먼저 이 사건 피해자 이미소 양의 유족들은 수사기관 그리고 검찰과 법원에 대한 존중을 표시합니다.


○ 이 사건을 바라보는 유족의 시각     


 ‘오창 여중생 사건’에 있어 두 명의 여학생과 성범죄에 대한 피해자 미소의 유족들의 입장을 알려 드립니다.     

 

유족들은

① 미소는 성폭력 사실을 꿈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였으나 그 충격을 잊고 살려고 끊임없는 노력을 하였으나 더딘 수사의 결과와 아름 양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더해져 결국 자살에 이르렀고 (일반 아동·청소년 성폭행의 최악의 비극),

② 아름은 계부의 성폭행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현실을 부정하려고 하였으나 미소양을 보면서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자각과 아동 성폭행에 의해 영혼이 파괴된 상태에서 친족 성폭행의 특수성 그리고 아동 관련 법률의 미비와 여러 기관의 업무 미숙에 따른 자살에 이른 것(친족 성폭행의 최악의 결과)이라는 입장입니다.  


   


○ 이 사건에서 아름과 아름의 친모는 특수한(이중) 지위에 있습니다.     


아름의 특수한(이중적) 지위에 대한 말씀드립니다.


아름은 계부의 피해자이면서 미소의 성폭행에 대한 핵심 증인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만약 아름이 미소의 성폭행에 대한 증거인멸을 했다면 친족 간의 특례에 의해 처벌되지 않으며, 미소에 대한 아동 성폭행 공판절차에서 계부와 친족 간으로 증언거부권이 있습니다.   
    

또한 아름의 친모는 자녀 아름 양에 대한 모(母)이지만 가해자가 자신의 남편입니다. 따라서 미소와 아름에 대한 증거인멸 또는 증인은닉(수사기관에서 조사하는 참고인을 포함하며, 은닉이란 증인의 출석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에 있어 친족 특례 대상이고 또한 친족으로 증언거부권도 있습니다. 아름의 친모는 미소와 아름에 대한 강간에 대해 증거인멸, 증인은닉을 하여도 처벌받지 않습니다 (아동학대로 별개의 죄가 성립함은 별론).

     

형법이 증거은닉죄 등에서 친족특례를 둔 이유와 형사소송법에서 친족에게 증언거부권을 둔 이유는 역사적으로 친족에게 범죄의 진실을 말할 기대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소의 2차 영장 청구 때(2021. 3.)까지 미소의 진술서와 오늘 공개하는 미소양이 성폭력을 당한 2021. 1. 17.과 1. 20. 까지의 멕시지로 친구와 대화를 한 내용에 따르면 미소양의 성폭력 사실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였으며, 또한 미소의 성폭행의 핵심 증인이면서 또 다른 피해자인 아름이 면담을 거부하고 친모가 분리조치에 비협조 한 것이 명백하여 계부의 성범죄에 친족(아름과 아름의 친모)이 증거인멸을 하는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사유가 충분하였고 그 우려는 차고도 넘쳤음에도


방송(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말했듯 4차 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보강증거가 필요하여 발부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정적 증거가 지척에 있었고 진술서로 이미 다 파악을 했을 터인데 피해자가 죽기 전까지는 보강증거가 왜 더 필요했는지 미소양의 유족들은 합리적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 이 사건 전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법률 개정의 촉구    

 

이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한 사실이 이고 2021. 7. 16. 청와대에서는 ‘친족 성폭력을 포함한 성범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며, 청원 동의로 보여주신 국민의 뜻을 유념하여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지속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아름의 유서는 ‘존경하는 재판장님 누군가 저의 아버지를 신고했습니다. 신고한 이유는 나를 성폭행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아버지는 무죄입니다. 나를 아껴주는 딸 바보입니다. 무죄판결을 내려달라’ 내용입니다.


어느 누가 보아도 유서가 아닌 ‘무죄취지의 탄원서’입니다.      


아름이 계부를 신고를 했다고 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같이 자살을 하는 미소임을 아름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유서의 원본을 보지 못했지만) 위 아름의 유서가 자필로 작성하였다 하여도 14세의 소녀가 작성한 내용이라고 미소의 유족들은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이 유서라고 주장하는 탄원서에서 아름의 자아와 영혼을 유족들은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아름이 원치 않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이라면 그 자체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 등 사건 전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부탁드리며, 만약 14세 꽃 같은 나이의 아름이 자살하여 피해자도 증인도 없으니 증거를 찾을 수 없고 진실을 알 수 없다면 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진실을 알아내지 못하는 이유와 책임이 친족 성폭행에 있어 가해자와 피해자를 계속 동거하게 한 국가와 사회에 있고 우리 사회가 아름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즉시 아동 관련법과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개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피해자 유족은 슬픔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딸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을 틈도 없이 딸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매달렸고, 청와대 국민청원의 답변을 들은 후 유족들이 직접 수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피해자 유족들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FBI가 되어 수사도 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법 특전사가 되는 이런 현실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합니까!     


피해자 유족들은 딸을 잃은 슬픔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제발 수사는 수사기관이 입법은 정부와 국회의원이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아이가 성범죄 피해자가 되면 아이는 성범죄에 대한 수치심과 충격에 어른들에게 암호를 던집니다. 그때 우리 어른의 역할은 어른의 눈과 귀로 그 암호를 읽지 말고 아이의 눈으로 그 암호를 읽어야 한다는 부탁을 드립니다.               

                                                                       2021. 9. 9.     

                                              피해자 이미소 양의 유족들     

* 2021. 9. 13.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검찰청에 추가 입수된 자료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유족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김석민 법무사는 "그날 피해당한 아이로서의 심정이 이들의 대화에 모두 담겨 있고, 당시 친구와 SNS로 대화를 나눴다 내용도 2월 4일 진술 녹화 당시 얘기했다"며 "이런 사실이 있다면 수사기관이 당연히 수사를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강 수사가 필요하고 진술이 번복된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세 차례나 반려됐다"며 "결정적 증거가 없을 때 보강수사를 하는 건데, 결정적 증거는 이미 지척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경찰이 이 대화 내용을 확보한 건 아이들이 숨진 지 닷새만인 5월 17일이었고, 검찰에 관련 자료가 넘어간 뒤 가해자는 바로 구속됐다. 유족의 부실수사 주장에 대해 경찰은 "이미 확실한 증거가 확보돼 있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 내용 일부가 확보돼 수사 초기 단계부터 활용됐다"며 "증거가 부족했다면 피해자 측이나 친구 측과 더 많이 접촉했을 테지만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자의 친구 등 주변인들에 대한 수사는 유족 측이 원하지 않았던 사안"이라며 "피해자의 안정과 보호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유족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변인에 대한 접촉을 자제해 왔다"고 해명했다. 2021. 9. 9. 청주 CBS "결정적 증거 간과" 오창 여중생 유족, 부실 수사 의혹 제기 기사


지난 5월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 조사를 받던 여중생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한 학생의 유족이 13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재차 촉구했다. 피해자인 A양 유족은 이날 청주지검에 추가 증거자료가 담긴 수사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요구했다. 유족은 “성폭행 피해를 당한 두 아이는 수사기관이 증거를 찾지 못하던 두 달의 시간을 견디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수사기관이 A양의 진술서만 제대로 읽고, 어머니가 제공한 캡처 사진만 제대로 확인했어도 이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고소를 한 지 무려 114일이 지났다”며 “그동안 유족들은 어른임에도 하루하루 지옥 같은 나날이었는데, 생을 마감하기 전 두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수사기관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가해자들이 아이를 학대하고,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있는데 이를 수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정의는 없는 것”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의 답변처럼 철저한 수사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2021. 9. 13. 국민일보 ‘청주 여중생 사건’ 유족 “고소한 지 114일, 매일이 지옥” 기사


성폭행 청주여중생 결정적증거 기자회견 메시지



매거진의 이전글 피고인의 방어권? 아니 공격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