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매일 같은 시간 버스를 탄다. 그러다 보니 매일 같은 버스를 타는 몇몇 얼굴들이 눈에 익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분이 계셨는데, 나보다 앞선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고 오셔서는 나보다 먼저 내리시는 아주머니셨다.
그 아주머니는 버스에서 내리실 때마다 매번 밝은 목소리로 ‘수고하세요~!’를 외치며 인사를 하셨다. 늘 기분 좋게 인사를 하고 내리시니, 멀뚱히 앉아있던 나까지 기분이 밝아지는 것이었다.
매일 빠짐없이 ’수고하세요!‘를 외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내게 보내는 인사는 아니었을지언정, 그 아침 버스에서의 작은 활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주머니의 인사가 어느샌가 사라졌다. 며칠 전부터 아주머니가 인사를 하지 않으시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버스기사님에게서 찾았다. 그 활기찬 인사에 버스기사님의 답이 돌아온 적은 없었고, 그래서 대답 없는 메아리를 외치는 것이 슬슬 뻘쭘해지신 것 같다고 유추한다.
나는 아주머니의 변화가 참 아쉬웠다. 버스가 조금 무채색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 그전에 기사님이 좀 인사를 받아주실 순 없었던 것일까. 괜히 기사님이 야속했다.
인사가 사라진 버스는 적막했고, 왜인지 차멀미도 나는 기분이었다. 버스가 덜컹 일 때마다 괜히 기분이 좋지 않았고, 그냥 내려서 택시를 타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내게 버스는 그저 이동수단으로서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 공간이 됐다.
그리고 오늘 저녁, 집에 돌아오는 버스의 기사님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이셨던지, 타는 승객들에게 일일이 ’안녕하세요‘를 건네셨다. 근 한 달간 버스를 타면서 승객들에게 인사를 해주신 기사님은 없으셨는데 내겐 생경한 경험이었다.
반전이지만, 인사를 건네주신 기사님의 운전은 거칠기 그지없었다. 기사님은 다른 운전자들에게 욕지거리를 하기도 하셨지만, 나는 버스를 탄 내내 기사님 편이었다.
‘뭐, 빨리 가셔야 하나 보다~’, ‘다른 차가 정말 잘못했나 보다~’ 기사님을 이해하려는 생각이 절로 샘솟는 게 아닌가. 그건 분명 인사가 내게 걸어버린 마법이 분명하다.
아니, 고작 기사님의 인사가 뭐라고. 고작 인사 하나에 한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열었다 닫혔다 한다.
어려운 일도 아닌 인사하기. 앞으로 버스를 타게 되면, 기사님이 어떻든 타고 내릴 때 큰 소리로 인사해야겠다. 내가 아침 버스의 작은 활력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