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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문 Aug 09. 2023

게으른 야심가에서 벗어나기

언제까지 드러누워 불평하며 꿈만 꿀텐가?

The most dangerous people in society are lazy ambitious people.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게으른 야심가입니다.

뉴욕양키스의 오너인 Patrick bet-David가 한 말로, 인스타그램 쇼츠를 통해 이 문장을 들은 나는 완전히 얼어버렸다. 지난날, 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이지, 게으르지만 야망만 가득한 사람 그 자체였다.


갓 자기 계발서를 읽기 시작해 마음속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던 시절이다.


'나도 100억을 벌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겠어.'

'주식과 부동산으로 파이어족이 될 거야.'


나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100억 부자, 파이어족으로 설정하고는 마치 곧 그렇게 될 것처럼 꿈에 부풀었다.  생생하게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니, 더 열심히 행복회로를 돌렸다.


하지만 현실은, 출퇴근을 겨우 하는 직장인일 뿐이었다. 회사에 가면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였다. 그러니 자연히 불만만 많아질 뿐이었다. 나는 이럴 시간이 없는데. 100억을 빨리 벌어야 하는데. 마음이 조급했다.


회사에선 배울 것도 없는 단순 전화응대를 시켰고, 말이 통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인터넷 사용방법을 안내하고 있자니 나까지 정체되는 느낌이 들어 때로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엇도 하지 않았다. 생생하게 상상하면 좋은 기회가 뚝 떨어지는 거라고만 생각했나 보다. 성공유튜브를 챙겨보면서, 좋은 기회를 발견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보니 내게 기회처럼 보인 것들은 '비전공자 연봉 높이는 코딩수업', '하나씩 가르쳐주는 창업 교육'같이 나 같은 게으른 야망가들을 노린 마케팅들 뿐이었다. 결제도 몇 번씩이나 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 그나마 이게 결코 내가 원하는 기회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어떤 생산성도, 만족도 없이 '나는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하면서 불평하고 도망만 다녔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지만,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타로카드만 열심히 뒤집었다. '오늘은 좋은 기회가 들어오나?' 하면서.(오 마이갓!)


그러다 보니 인생이 즐거웠을 리가. 무언가 불공정하다는 생각만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성취한 남들이 부러워 까내리기 급급했다.


그러던 내가 조금씩 바뀌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다시 자기 계발서 덕분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회가 오지 않자, 게으른 야망가 고정문은 다시 책을 찾기 시작했던 것이다. 게으르고 소심한 야망가가 찾을 멘토는 책밖에 없다는 것을 다행히도, 잘 알고 있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또 읽고. 그리곤 끝끝내 알게 되었다. 성공한 사람과 나의 차이를.


여러 개의 공을 여러 곳으로 던져야 한다. 내가 정해 놓은 곳으로만 공을 던지면 안 돌아올 확률이 높다.
-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김은주 작가


그건 바로 '실천'의 차이였다. 어마어마한 기회가 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이라도 오늘부터 시작하는 것. 어마어마한 마스터플랜을 짜는 것이 아니라, 일단 오늘 할 것을 해내는 것. 그게 다였던 것이다.


그래. 시작하자. 나는 그렇게  뭐든 시작하기로 했다. 미라클모닝을 시작하고, 블로그도 시작하고, 인스타그램도 시작하고, 그림도 그리기 시작했다. 요가도, 글쓰기도 시작했다. 기타도 사고, 창업교육을 듣기 시작했다. 그래서 뭘 할 건지 고민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지금보단 달라질 것이라고 믿기로 했다.


결과는 어땠을 것 같은가?


시작한 것들을 계속하는 일은, 시작하는 일보다도 어려웠다. 대부분이 흐지부지 되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계속한 것들이 나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특히 글쓰기를 시작한 일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라 생각한다.


처음엔 2명이 전부인 사내 글쓰기 모임에서 시작해, 울산에서 가장 큰 글쓰기 모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덕분에 소설가, 시인, 에세이스트 등 여러 작가님들을 만나 결코 생각지도 못했던 '작가의 꿈'을 키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글쓰기를 계속하게 되었고, 몇 차례 떨어졌던 브런치 작가에도 도전해 합격하게 된다. 오늘은 생각지도 못했던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딱지도 받았다.


뿐만 아니다. 글쓰기 모임에서 시작한 소설 쓰기 모임에도 참여할 기회를 얻어 웹소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웹소설 공모전을 준비하는 작가지망생이 된다.(머잖아 공개될 작품을 기대해 주시길!)


게다가. 문학단체(비영리단체)를 함께 운영해 보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렇게 울산시에서 지원하는 청년단체의 운영진이 되어, 문학-문화를 나누는 일까지 도맡아 하게 되었다.


어찌어찌 시작을 하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해서 나아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찌어찌 기회가 닿고, 나는 1년 전, 2년 전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냥 아주 작은 일, 한 글자를 타이핑하는 일부터. 그렇게 일단 시작하면 될 일이었다.


제대로 된 야망이라는 건, 볼품없는 자리부터 자신이 꿈꾸는 자리까지, 그 모든 것을 감당해 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아주 작고 하찮은 것부터, 시작함으로써 의미가 있다.


꿈을 크게 꾸는 것은 분명 좋다. 하지만 단순히 꿈에만 부풀어 있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볼품없다.


혹시 당신의 지금이 게으른 야망가라면, 당장 오늘, 당장 지금, 아주 작은 액션플랜이라도 실행해 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꿈을 꾼다면, 일단 컴퓨터 앞에 앉는 것으로. 그것도 힘들다면 휴대폰을 들어 서점어플을 켜보는 것으로. 그것도 아니라면 유튜브로 다른 작가들의 영상을 틀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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