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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유히 Apr 18. 2023

글로 만난 인연의 진짜 만남 이야기

글의 힘을 믿는 프로 진심러들의 1박 2일 여주 나들이



나는 작년 가을 11월부터 지금까지 6개월째 온라인 글쓰기 클래스를 듣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오프라인 수업이 궁금했고 지방 사람이라 수업을 하러 서울로 가기엔 편도 4시간은 너무나 멀고 긴 여정이라 아쉬움을 살짝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강에서 낮맥하며 수업을 하자는 작가님의 감성 넘치는 제안을 어떻게 뿌리치나요? 이미 취향저격 당하여 헤에엑! 너무 좋아요!!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수업 중에 '우리~ 겨울 지나고 봄에 한번 만나서 오프라인 수업해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각자의 일정 조율끝에 벚꽃 잎이 만개한 3월의 마지막날, 작가님의 본가 '경기도 여주'에서 대망의 오프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아, 왜 서울이 아니냐고? 비행기를 타고 바로 서울로 날아가면 너무나 편하겠지만 경기도 여주라는 지역이 궁금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유유자적', '자연경관', '푸릇푸릇함'을 만끽할 수 있다는 여주의 키포인트에 헉! 정말?!! 그렇단 말이지?! 그럼 꼭 가야지!! 하며 바로 노선을 변경했다. 


그렇다. 작가님의 꼬심에.. 당하고 만 것이다. 헤헤.  



오프라인 수업날에 맞춰 연차를 미리 써놓고 디데이가 될 때까지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모른다. 이 시기쯤 회사 내에서 머리 아픈 일이 발생하여 환기가 필요했고 평소 온라인 수업 때 주고받았던 대화들에서 위로와 힘을 얻어와서 그랬는지 오프라인 수업일인 3월 31일만 생각하며 며칠을 보냈다. 평소 매주 수업날이 기다려졌던 게 글쓰기 클래스가 재밌는 것도 있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글을 통해 먼저 오픈하게 되다 보니 굳이 나를 설명하거나 꾸미거나 숨기거나 할 필요가 없어서 더욱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속마음도 쉽게 얘기하게 되고 수업은 내게 힐링하는 시간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마도 나는 슬기작가님에게 의지를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경남 진주에서는 여주로 가는 기차와 직행 버스가 없어서 대전을 거쳐야 한다. 아침 7시 5분 차를 타기 위해 부랴부랴 챙겨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버스에 탑승했다. 나의 이른 출근 시간과 동일하지만 혹여나 늦잠을 자서 버스를 놓쳐버릴까 걱정하며 알람도 1분 간격으로 맞춰 놓고 잠에 들었다는 사실. 나는 2시간 이상의 장거리를 갈 때는 가능하다면 무조건 프.리.미.엄 버스를 탄다. 한번 맛들리면 헤어나오기 힘든 프리미엄 좌석. 스마트폰 배터리 걱정 없이 무선 충전을 할 수 있고 커튼이 설치되어 있어 독서나 개인 작업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진주에서 대전으로 갈 때까지는 사실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대전에서 또 여주로 가야 했기 때문에 거리상 멀게 느껴져서 그랬던 건가. 대전에 도착하니 오전 9시 15분쯤이었고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 버려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대전복합터미널도 이른 아침 시간이라 오픈한 가게들이 많지 않아 터미널 내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황치즈 마카롱을 먹으며 과제를 마무리했다. 친한 친구가 대전에 살고 있어서 10년째 대전을 왔다 갔다 하긴 했지만 이 날은 그 친구가 아닌 다른 인연을 만나러 대전을 잠시 방문하게 되었다는 것도 나에겐 새롭게 다가왔다.



대전에서 10시 40분 여주행 버스를 탑승! 여기서 약 두 시간가량을 더 가야 한다. 경기도 승차홈에서 버스를 기다려본 건 머리털 나고 처음이라 두근두근. 오히려 서울은 많이 가봤기에 별 감흥이 없는데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경기도를 가다니 이때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이미 방문 전부터 작가님의 고객맞춤 취향저격 여주라이팅과 플러팅(ㅋㅋㅋㅋㅋㅋ)에 넘어가 있었고 기대가 한가득이었다. 열심히 달리고 달려 버스는 쌀이 맛있다는 이천을 잠시 경유했다가 최종 목적지인 여주로 이동했다. 여주터미널 하차장 근처에 차를 정차해 놓고 날 기다리고 있던 작가님.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윤지님!!'하며 날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을 옮겨 차에 탑승했다. 지난 수개월 간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만 보다가 오프라인으로 처음 마주했는데 어색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았다. 너무 반가웠고 신기했다. 작가님은 화면 속의 작가님 그대로였지만 아무래도 화면이 실물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나 잘하죠?^-^)


경기도 여주 - 카페 무이숲


이 날은 슬기작가님이 내 취향에 맞는 코스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었고 일명 '슬기투어'라고 불렀다. 차에 탑승하자마자 투어는 시작되었고 작가님의 모교와, 여주대교, 도자기 마을을 지나 첫 번째 코스인 '카페 무이숲'으로 향했다. 내가 정말 좋아할 거라는 말에 기대가 되었고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떡하니 보이는 대형 건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빵과 구움 과자류도 판매하고 있었고 1층과 2층의 넓은 공간과 각 출판사에서 기부한 책들, 좌석 간의 넓은 간격, 빈백 창가뷰, 계단식 좌석, 높은 층고, 곳곳에 보이는 초록색 식물들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나는 이미 하루종일 여기에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이 가득했고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사계절의 풍경 또한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 궁금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카페 무이숲'은 푸르메 재단에서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한 카페다. '무이' 즉 다름이 아닌 같음(다름이 없다)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유기체가 모여 상생하는 숲처럼 장애, 비장애의 경계 없이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취지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양성이 다름이 아닌 같음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믿는다니.. 평소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가치가 비슷하여 지금 또 한 번 감동. 이런 멋진 곳이라면 하루에 음료 두 세 잔도 가능하다. 


왜 작가님이 내가 좋아할 공간이라고 했었는지 

지금에서야 더 와닿는다. 



먼 길 왔다며 하루종일 결제를 못하게 하시는 작가님.. 카페에서도 서로 결제하겠다며 옥신각신..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아 너무 감사했지만.. 다음 만남 때는 지갑 들고 오지 마세요. 아.시.겠.어.요? 저 글로 선전포고 했습니다. 아주 그냥 확 그냥.  칵! 


첫 만남에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프라인 수업을 시작했고 온라인 수업과 다르게 바로 옆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생각하니 수업 때는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또 집중했었네. 수업을 들으며 혼자 사부작사부작 여주 밤고구마빵을 먹는데 달달하니 너무 맛있었다. 여주가 밤고구마로도 유명하다는 걸 처음 알았고 여주 현지인들에게는 고구마가 제주도의 귤 같은 존재라고 한다ㅋㅋㅋ



수업 후 카페를 나서기 전에 작가님은 아주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사진을 마구마구 남겨주셨다. 나란 뚝딱이.. 사진을 찍히는 것이 굉장히 어색한 뚝딱이..  하필 어벙벙한 멜빵을 입어서 더 뚝딱이 같았달까. 작가님은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는 목석같은 나를 요리조리 능숙하게 조종하며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장의 사진을 뚝딱뚝딱 찍어내셨다. 아마 사진을 찍으면서 틈새 운동으로 하체운동(런지)을 하신 게 아닐까 싶은ㅋㅋㅋㅋ 카페 내에 있는 굿즈를 보며 고민하다가 키링과 손글씨 스티커를 구매했다. 기념으로 사진도 찰칵. 둘 다 입은 옷의 톤도 비슷했고 더욱 봄스러웠네. 


수업을 끝내고 그다음 코스인 도자기 마을을 둘러보려고 했으나 신륵사 입장 마감시간이 다섯 시여서 패스하고 곧장 신륵사로 향했다. 신륵사는 남한강 옆에 바로 위치하고 있으며 경기도에서 유명한 사찰로 많은 문화재와 보호수를 볼 수 있다. 사찰내부가 넓어서 조용히 산책하며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이 날은 평일(금)이었고 입장 마감시간에 가까웠다 보니 방문객이 많지 않아 벚꽃과 함께 여유롭게 걸으며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으니 평일을 마음껏 누렸던 백수의 시간들이 조금 그리워졌달까. 아니, 백수라기보다는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혼자 여기저기 다니던 그 여유로움을 그리워하는 게 맞는 것 같다.



660년 전에 심어진 아주 웅장한 은행나무를 지나 큰 바위 위에 설치된 강월헌(육각형 정자)에서 정말 쉼 없이 사진을 찍었다. 작은 체구의 작가님은 사진을 위해 아주 열정 넘치게 날다람쥐처럼 요리조리 뛰어다니며 사진을 남겼고 덕분에 나는 예쁜 추억이 담긴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만족할만한 컷이 나올 때까지 포즈를 취해야 했던 나.. 살.. 살려줘... 배.. 배고파..ㅋㅋㅋ 작가님의 사진열정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많이 남겼지만 나는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센스가 없는 편이라 작가님의 사진을 여러 구도로 예쁘게 담아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강월헌에서 해가 점점 저물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사진과 영상을 남겼고 10대 소녀들 마냥 깔깔 웃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이상하다.. 우리 분명 현생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던 30대 어른이들인데 말이죠.. 그 순간만큼은 여고생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도자기 용품 가게에 방문해 여주 방문 기념으로 술잔 두 개를 구매했다. 접시와 이것저것 더 구매하고 싶었으나 바리바리 싸들고 다시 진주로 갈 생각 하니 어깨와 전완근이 벌써부터 아파오는 느낌. 괜찮아. 다음에 또 오면 돼.


그리고 여주 특산물을 파는 마켓에 들러 고구마 말랭이와 고구마 칩, 아이스 고구마, 수제 요거트를 구매해 다음날 아침으로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 위해 미리 예약해 놓은 숙소에 짐을 좀 풀어놓고자 체크인을 하러 갔는데 주인분이 1층 101호 키를 주시길래 잉.....? 1층에 제일 끝에 있는 방이네... 떼잉.. 뷰가 별로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며 카드키를 대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커다란 통유리창에 탁 트인 남한강 뷰가 눈앞에 딱! 아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방을 주시다니요 유후~! 하며 가방을 풀어놓았다. 그리고 작가님이 하루종일 운전한 아버님의 차량을 다시 본가로 주차시켜 놓기 위해 작가님의 집으로 향했다. 이 날 내가 여주를 방문한다고 하여 아버님께서 미리 세차까지 하셨다는 히스토리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어떻게 보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완전한 타인이 차량을 탑승한다는 것에 대해 불편함이 있으실 만도 한데 세차까지 하셨다니.. 너무 감사했다ㅠㅠ 나.. 대접받는 느낌이었달까.. 마음이 따끈.. 다시 한번 작가님과 작가님의 아버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려요..♡



그렇게 본가에 도착하여 주차라인에 맞춰 11자 칼각 주차 후 맛있는 저녁과 소맥을 먹으러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만찬을 위한 마지막 코스로 만개한 벚꽃나무가 오르막길에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평소 이 길을 통해 헛둘헛둘 열심히 유산소 운동을 했을 작가님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사실 좀 신기했다. 처음 만났는데 이 날 여주투어를 통해 작가님의 모교, 주로 작업하던 카페, 도서관, 본가, 늘 운동하던 코스, 아버님의 차량, 할머님의 수목장까지.. 작가님의 글에서 종종 비쳤던 곳들을 눈으로 직접 보니 한 사람의 삶을 살짝 엿본 그런 느낌이 들었달까. 감히 말이다. 그렇게 나의 머릿속에서 여러 장면들이 자연스레 그려지기 시작했다.



어스름한 저녁 벚꽃길, 팝콘처럼 만개한 밤벚꽃을 두고 어떻게 그냥 지나갑니까. 

가는 곳마다 벚꽃으로 가득했던 여주



사진은 필수죠! 

또 뚝딱뚝딱 거리며 열심히 포즈를 취해봅니다.



..... 작..작가님.. 저 배고파요.. 울려요.. 배꼽시계가..

무엇을 먹어도 맛이 없을 수 없는 슬기투어... 

이거슨 아마도.. 그녀의 빅 픽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가려고 했던 막창 맛집이 있었는데 금요일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만석인 상태였다. 아쉽지만 다음을 또 기약하며 근처의 고깃집으로 향했다. 원래 여행은 아쉬움이 살짝 남아 있어야 또 가고 싶어 지니까. 작년 제주도 여행 때도 일부러 섭지코지와 우도는 가지 않았다. 다음에 또 제주도를 가기 위한 명분 같은 거랄까. 여주에도 그 명분을 하나 만들어 두었다. +양평까지. 


구워주는 고깃집이라 구워져 나오는 대로 바로 먹을 수 있어서 편했고 여기는 특이하게 청국장이 나오는데, 청국장 안에 밥이 들어있다는 게 신선한 충격!!.. 왜 진주에는 이런 곳이 없나요? 청국장에 밥까지 넣어서 주는 고깃집이.. 쒸익쒸익..ㅋㅋㅋ



온라인 수업 때 늘 '진짜 한잔 하시죠~', '만나서 저희 꼭 한잔해요~' 라고 말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진짜 만나서 시원하게 한잔을 했다. 현재 나의 고민과 작가님의 계획, 글에 대한 이야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저 작은 체구에서 그 무거운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하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을 가지고 제주살이를 하다니.. 실제로 보니 더욱 대단한 사람이라 느껴졌다. 내가 만약 제주라는 키워드로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하지 않았다면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살아갔을 텐데. 그리고 나는 아마 글쓰기를 시도 조차 하지 않았겠지. 우연히 본 누군가의 글에서 글에 대한 진심과 절실함을 느끼기도 전에 알 수 조차 없었을 테니. 앉은자리에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글쓰기 클래스를 하면서 내가 전혀 몰랐던 분야의 세계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과연 '알아간다'라고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재밌고 수업이 기다려진달까. 헬스장에서 웨이트를 접했을 때처럼 글쓰기도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흥미가 생긴다. 브런치에 올린 글이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을 때 남겨진 댓글들을 보면서 '진심'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꼭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따뜻함을 지녔다는 걸 다시 한번 경험하면서 '진심'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차도 가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작가님과 나 모두 다음날 일정이 있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섰다. (저만.. 그런 거 아니죠?ㅎ..) 숙소까지 택시를 잡아준 덕분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숙소로 갈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시계는 6시 40분이었고 주말이지만 직장인은 몸이 기억하는 기상 시간덕에 이른 아침의 남한강 뷰를 볼 수 있었다. 전날 깔깔거리며 사진을 찍고 놀았던 강월헌이 보였고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가 신륵사 맞은편이라는 것과 여주의 지리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일렁임 조차 없는 정말 고요했던 남한강. 내가 묵은 숙소는 작가님이 추천해 준 곳이었는데 숙소비도 너무 괜찮았고 만약 다음에도 여주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다면 또 여기서 묵을 것 같다. 


뷰 감상 타임을 끝내고 특산품 마켓에서 산 여주 아이스 군고구마와 수제 요거트를 아침으로 맛있게 먹은 뒤 씻고 나왔다. 하지만 옷에서 전날 먹은 고기 냄새가 그대로 배어 있어서 숙소 로비로 나가 청소 중인 주인분에게 편의점 위치를 여쭈어 황급히 마스크와 휴대용 탈취제를 구매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느긋하게 산책을 하며 유유자적한 마음으로 남한강을 바라보았다. 국토종주를 할 수 있는 자전거 길이 있어 검색을 해보며 나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안돼.. 너.. 마음 먹지마.. 그러지 말라며 스스로를 다그쳤다는 후문ㅋㅋㅋ 


오전에 작가님의 아버님께서 여주역까지 직접 차로 태워다 주셨고 덕분에 아주 황송한 1박 2일 여주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판교역으로 이동하였고 작가님의 오프라인 클래스 수업 전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하기로 했다. 아니 근데 전날 하루종일 계산해 놓고 또 또 또!!! 먼저 결제를 하려고 하시는 게 아닌가!!! 결국 내가 빌고 말았다... 


"제발..!! 제발 저도 계산 좀 하게 해주세요!!ㅠㅠㅠ 저도 카드 있어요!!ㅠㅠㅠㅠ" 그제서야 알겠다며 결제권을 넘겨주신 슬기작가님.. ^^ 



당신...

다음 만남 땐 카드 금지. 지갑 금지. 결제 금지. 이체 금지. 

모든 결제권은 제가 가질 겁니다. 


후....



작가님을 실제로 뵌 건 처음이었으나 쌓아온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원래 알던 언니처럼 느껴졌다. 화면 속에서 보이던 '글쓰기 클래스 선생님'의 모습이 아닌 통통 튀는 친숙함이 있는 동네 언니. 그러면서도 단단하고 다부지게 본인이 원하는 삶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당찬 사람. 나는 평소 진심은 통하게 되어 있다고 믿어왔지만 그 믿음을 한 겹 더 체감하게 해 준 사람. 진심이 담긴 엽서와 함께 책 선물을 보내고 바쁜 일상에도 하루 일정을 통으로 비워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준 사람. 마음이 힘겨울 상황일 때 말 한마디로 힘이 되어준 사람. 글의 힘을 믿게 해 준 사람. 앞으로도 서로를 응원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 



제주도에서 홀로 외로이 글을 쓰던 한 사람에게

용기를 가지고 원하는 삶을 향해 흔들림 없이 걸어 나가는 슬기님에게

과제로 고통받으며 머리를 짜내는 수강생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변태) 작가님에게 

열혈남도 수강생이 멀리서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주에서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다음엔 노래방도 꼭 가고 2차도 가보자고요!




'마음'에 대한 글을 주로 쓰는

슬기작가님의 브런치를 소개합니다.


'기록하는 슬기' 브런치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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