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던 하늘
14년 전,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하늘'이었다.
하늘이 뭐 그리 다를까 싶지만, 토론토의 하늘은 훨씬 더 넓고 깊은.. 하늘 위에 하늘이 더한 느낌이 있다.
산이 없고 넓은 평지가 이어진 거대한 땅이기에 시야에 들어오는 건 온통 하늘뿐이다.
그리고 하늘에 더해진 오묘하기 그지없는 구름이란..
한국에 돌아와서, 정신없이 또 살아가다 보니 토론토에서의 기억은 대부분 흐릿해졌는데..
유독 '하늘'만큼은 잊히지 않았다. 특히나 힘들고 지칠 때..
땅에서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 내가 가진 것으로는 도저히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
토론토의 그 하늘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그리고 14년이 지나 다시 만난 토론토의 하늘은... 여전했다.
낯선 땅에서 외롭게 지내는 나에게 늘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어주었던...
혼자가 아니라고, 오묘하고 신비로운 일들이 있을 거라고 속삭여 주었던 그 하늘이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찾아온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참 감사하게도 소명 목사님의 집이 15층 아파트였기에 또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뷰가
더없이 훌륭했기 때문에 매일 하늘을 보며 멍 때리기를 즐겼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맑은 하늘을 바라보거나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 흔적을 이어가는 일몰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행복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그 하늘이 그립다.
그나마 다행인 건 토론토에 하늘이 있다면 제주에는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 의미에서 바다와 하늘은 참 닮았다.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것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색의 변화도
구름과 파도의 변화와 평화로움과 혼돈을 함께 가진 이중성에..
태양과 어울려 빚어내는 환상적인 케미까지...
제주의 바다와 토론토의 하늘은 내 삶에서 참 의미가 있다.
제주의 바다가 분주했던 나의 삶을 멈추게 했다면, 토론토의 하늘은 힘들고 지칠 때
내 삶을 지탱해 주었다. 어쩌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할 수 있지...
그리고 고단한 인생의 여정 속에서 그분께서 건네주시는 최고의 선물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