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박스 4.

표현의 기술 vs 대통령의 글쓰기

by 신현덕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635032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437882


글을 잘 쓰고 싶다. 좀 더 솔직히 내가 쓴 글에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다 쓴 후 내가 쓴 글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가끔은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글을 쓴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래서 찾아본 책이 바로 '표현의 기술'과 '대통령의 글쓰기'이다.


1. 글쓴이


먼저 <표현의 기술>은 유시민 작가의 글과 정훈이 만화가의 만화로 만들어진 책이다.

유시민 작가야 '시대의 지성'으로 손꼽힐 정도로 탁월한 식견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토론이면 토론, 방송이면 방송, 글이면 글 다방면으로 종횡무진하시는 분이고,

정훈이 만화가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잘 알지 못했다. 책 내용 속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만화잡지 '영챔프'의 신인 만화 공모전에 입상하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영화잡지

'씨네21'을 통해 20년 넘게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강원국 작가는 대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글을 쓰고 다듬으신 분이다.


2. 책 이야기


<표현의 기술>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이 책에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다. 그간 방송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유시민 작가가 보여준 글과 말의 품격이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잘 쓰고 싶은 기술에 대한 팁을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유시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글 잘 쓰는 abc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을 쓰고 표현하는 자세나 태도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으면 좋다.


"내 생각과 감정을 나다운 시각과 색깔로 써야 한다.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진부하고 상투적인 생각과 표현에서 멀어져야 한다."

- 본문 중에서


보통 우리가 sns을 통해서 자아성찰을 하거나 나를 알아가는 기회를 얻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그곳에 쓰는 글들은 대부분 나를 향하지 않고 철저히 타자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의 내용이나 표현이 잔뜩 포장되어 진짜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시선에 움츠려 들기도 하고 쓴 글의 반응을 미리 예상하여 글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앞에서 인용한 것처럼 가장 나다운 글을 쓰라고 권면한다. 그것이 글을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모든 표현은 결국 나를 찾고, 만들어 가며 그것을 타인과 교감하는 과정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남과 다른 나를 표현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훌륭해야 그에 맞는 표현을 할 수 있으며 타인의 견해에 공감할 수 있어야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정훈이 만화가의 만화는 그가 어떻게 자랐고 어떤 계기로 만화를 그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만화에 표현이 어떤 배경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만화가 가진 힘은 결국 대중성 곧 쉽게 읽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시민 작가의 글보다 정훈이 만화가의 만화가 더 끌리긴 했다.


<대통령의 글쓰기>

나는 보통 책을 읽으면서 기억해야 할 정보다 좋은 글귀가 있으면 그 페이지를 접어놓는다. 예전에는 밑줄을 긋기도 했지만

좀 더 가시적으로 찾기 편하게 하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책, 참 많이 접어 놓았다. 작가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팁에도 접어 놓았지만 작가가 팁을 주기 위해 적어놓은 대통령의 연설문에 감동이 되어 접어놓은 곳이 더 많다.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에 대한 팁을 배웠다기보다 이 두 대통령께서 얼마나 치열하게 또 격렬하게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셨는지를, 또 그분들이 쓰신 글들이 얼마나 힘이 있고 감동적이며 훌륭했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합니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 않아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 본문 중에서


이 글을 읽는데 온몸에 전기가 일어나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 연설문이 발표되던 시대의 상황과 분위기도 아니지만 그저 글이 가진 힘만으로도 독자들에게 감동과 전율을 일으키는 글이 있다. 두 분은 참 다른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어느 것이 정답이겠는가, 중요한 것은 글쓴이가 자신의 글에 맞게 살아가고 있는가. 스스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듣는 삶을 살고 자신의 글에 담긴 철학과 신념대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할 따름이다. 그런 면에서 두 분은 존경받아 마땅한 글 쟁이었다.


"고수 밑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글을 읽으면서 저자에 감정이입이 되어 내뱉은 말이지만

나는 저자가 참 부러웠다. 몸은 참 힘들었겠지만 훌륭한 리더와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한 분도 아니고 두 분 모두를

모실 수 있었다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그 8년의 시간 동안 글쓰기 장인들의 말과 글을 통해 저자는 얼마나 성장했겠는가..


3. 진정성


두 책은 글쓰기라를 푯대를 향해 달리지만 그 방향이 달랐다. 하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진정성'이다.

아무리 훌륭한 표현을 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글로 아무리 잘 포장한다고 해도 결국 행동과 실천이 수반되지 않으면 진정성을 얻을 수가 없다. 나다운 표현을 하고 내가 표현대로 살아가는 것. 내 신념과 가치를 글을 담듯 내가 내딛는 오늘의 한 걸음 안에도 글에 담긴 신념과 가치가 묻어나야 한다.

이 두 책을 읽고 꼭 읽어야 할 대상이 떠올랐다. 바로 종교인들, 그중에서 강단에 올라가 말하는 이들, 개인적으로는 목사가 바로 그들이다.


'삶으로 증거 하라' 그저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뱉은 말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내야 한다.


#대통령의글쓰기, #표현의기술






작가의 이전글스토리 박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