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주님께서는 아무 조건 없이 저희 예배를 받기에 합당한 분이십니다.
주님의 선함과 영광, 아름다움과 사랑, 그 어떤 것으로도 비할 것이 없습니다.
특별히 사순절, 그 십자가의 여정 앞에서 저희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 오늘 저희가 모이지 않고, 각 자의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이 예배를 통해
모든 영광 홀로 받으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하지만 주님,
저희가 매 순간 주님의 선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을 바라보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주님의 무관심과 외면을 더 강하게 느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참 잔인하다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사방이 막혀 있는 어둠 가운데
홀로 있는 것 같이 외롭고 두려운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희가 주님을 선하고 아름다우며 영광스러운 분으로
찬양하고 예배하는 이유는
불어오는 바람에 그저 스치듯 주님의 은혜를 맛본 것만으로도
저절로 떠오르는 것 같았던 아침 햇살이 주님의 기적인 것을 깨닫게 하셨고
가만히 고개만 떨구고 두 손을 모았을 뿐인데
갑작스러운 주님과의 만남에 쏟아지는 눈물이 주님의 위로인 것을 알게 하셨으며
습관처럼 펼친 성경책의 한 구절을 읽었을 뿐인데
그동안 세상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 같은 깨달음이 주님의 섭리인 것을
느닷없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주님
저희가 예배하는 이 시간, 저희가 부르는 마음 다한 찬양과
간절히 읊조리는 기도, 그리고 들려지는 말씀을 통해
메말라 버린 겨울나무와 같은 저희 영혼이
다시금 생명력을 얻어 아름답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또 영원히 마르지 않는 주님의 샘에 뿌리를 내리고
다시는 우리의 영혼이 메마르지 않도록
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주님
저희는 지금 깊은 어두움을 지나고 있지만
도무지 빛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순간에 주위를 둘러보면
곳곳에 작은 빛들이 어두움을 비추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남겨 두신 그루터기입니다.
이 땅의 믿는 이들이 또 온 교회가 주님의 걸음을 기억하게 하셔서
믿음의 그루터기로 온전히 세워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주님의 능력과 사랑과 절제의 영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게 하셔서
두려움과 불안, 분노와 싸움을 멈추고 십자가의 길을 홀로 묵묵히 걸어가신
그 주님의 뒷모습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시고
그 십자가의 길 함께 걸어가게 하옵소서.
주님
마음을 흔드는 분별없는 소식들로부터 저희를 지켜 주셔서
상황을 판단하려 하기보다
지금 가장 힘들고 아픈 곳,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향해
마음과 시선을 돌리게 하사 그곳에 임하신 주님의 시선과 마음을
마주할 수 있는 은총 허락해 주옵소서.
이 시간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셔서 들려지는 말씀이
세상을 심판하는 날 선 검이 아닌, 아프고 썩은 것을 도려내어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세울 치료의 광선이 되게 하옵소서.
감사드리며 이 모든 간구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