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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y 15. 2020

일과 삶의 균형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자기발견 Day.15

지금까지 유일하게 오랫동 일한 일은 학원강사다. 강사의 특성상 가르치는 대상에 따라, 근무 시간에 따라 월급이 달라진다. 내가 일했던 분야는 유 초등 영어강사였다. 아이들이 오전에 유치원 정규교과 과정을 하고 나면 오후 방과후 수업을 내가 맡아서 했다. 오전에 수업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레 일과 삶의 균형잡힌 생활을 하고 있었다. 비록 월급은 적었지만. 사람답게 살 수 있을 만큼만 벌었다.


그 당시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학원 업무를 마치면 대학원 저녁수업을 들으러 갔다. 집에 돌아오면 밤 12시가 넘는 날이 많았다. 학원강사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만성피로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오전에 수업이 없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잘 수 있었다. 나름대로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잡으며 살고 있었다.


나에게 일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힘들게 벌었던 돈을 다 병원비로 쓰게 된다. 내 친구가 그랬다. 일을 정말 많이했다. 오전에 대학원을 갔다가 오후에 일하고 또 저녁 늦게까지 일했다. 친구는 정말 바빴다. 몸을 돌볼 틈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너무 무리를 해서 몸의 면역계가 망가졌기 때문이었다. 염증수치가 올라가서 더 이상 일하면 더 큰 병이 생길 거라 당분간 절대안정을 취하라고 병원에서 알려줬다.



 

나에게 일과 삶의 균형은 건강한 라이프  의미한다. 건강 관련 책을 여러권 읽다보니 뚜렷한 공통점이 보였다. 적절한 휴식, 균형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시간을 지켜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을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버는건 진짜 중요하다. 미래에 나만의 집을 살 수 있고,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고,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한 몸이 없다면?내가 일을 많이 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할 계획이 다 물거품이 될 것이다.


나에게 일은 수단과 목적을 넘나드는 것이다. 대학원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원강사 일을 선택했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순간들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쳤지만, 이 아이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목적의식을 두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일했는가?철딱서니 없던 20대 초반에는 꿈을 위해 일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 당시 꿨던 꿈은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인생을 조금 더 살고, 책을 읽고, 실력에 대한 메타인지가 생기다보니 이 원대한 꿈은 형편없는 실력을 가진 나에게는 아직도 먼 산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학원강사를 하며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며 일했다. 처음 1년~2년차는 퇴근하고 영어 공부를 했고, 3년차~4년차는 퇴근하고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 게으름을 정말 많이 피웠다. 그래도 하루 실패하면 그 다음날 다시 공부하는 그런 일상을 반복했다.


요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실력이다. 형편없는 실력 때문에 혼자서 괴로워하며 지내고 있다. '만약 내가 일을 할 때 이 부분을 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이때 이 책을 읽어봤더라면... 더 의식적으로 꾸준히 영어공부에 몰입했더라면...등' 게으름을 피우느라 실력이 도태되는지도 모른채 허비했던 시간을 후회중이다. 그러나 후회한다고 당장 달라지나, 이 글을 쓰고 다시 공부하러 가야지... 내일의 내가 더 비참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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