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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y 17. 2020

내 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자기발견 Day.17

음악


어릴 때부터 늘 피아노와 함께했다. 잘하지 못해도 어릴 때 늘 피아노와 함께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게 나의 앞길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어가고 있다. 과연 음악을 사랑해서 음대에 가고, 거기다가 음악교육대학원까지 갔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음악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당시 힘듦을 덜기 위한 현실도피였다. 꿈이 뭐야?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하면 뭔가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피아노 전공할 거예요! 라며 당당히 이야기하고 싶었다. 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음대에 진학하고 그냥 열심히 공부하고 피아노 연습을 했다. 음악인이 되겠다는 내적 동기보다 장학금을 받고, 반주비를 벌기 위해 그냥 음악을 했다. 과 동기들에게 '쟤 열심히 한다. 피아노도 잘 친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그냥 열심히 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학원 레슨이든, 개인 레슨, 연주, 개인 강의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이 일이 재밌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게 너무 싫었다. 음악학원과 개인 레슨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즐겁지 않았다. 벌이도 시원치 않았고,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다. 레슨 받는 학생들에게 억지웃음을 건네며 마음에도 없는 격려를 하며 피아노 레슨을 했다. 지쳤다. 하기 싫었다. 혼자서 온갖 변명들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피아노를 붙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놓고 싶지 않았다. 나만의 음악, 연주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나 음악을 그만두는 건 나에게 두려운 일이었다. 해 왔던 일이라는 생각일까. 음악을 내려놓기란 어려운 것이었다.



무엇이 음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20년 가까이 음악이라는 과정에 들인 시간 때문에 음악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지 못했다. 다시 새로운 분야의 일을 찾아야 하는 데 두려움이 있었다. 해 왔던 거니까. 이게 익숙하니까.라는 마음이 컸었다.


떨쳐낼 수 없는 나만의 약점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지난날에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 막연한 후회를 한다. 반성을 하고 그 당시의 상황 속에서 내가 배운 것을 가지고 나의 장점을 계발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데, 자꾸만 과거에 매몰된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등등 부정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내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중력 문제


음악 관련 일에 대한 미련.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두려움. 스스로 완전한 독립을 할 만큼 돈을 벌 수 있을까 라는 걱정.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


나는 음악을 사랑하지 않았다. '피아노 전공'이라는 타이틀을 원했다. 이 팩트는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맨땅에 새로운 분야의 일을 시작하기란 아직까지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일단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니까.


그 장애물이 없다면 내 삶에서 무엇이 사라질까?

직업 선택에 대한 한계가 사라질 것 같다. 나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는 다양한 일에 담대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안에 무엇이 장애물을 이겨내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다는' 믿음.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다. 스스로를 '음악 했던 사람'이라고 제한하지 않는 것.

그 장애물이 가져다줬던 선물

피아노를 통해 묵묵하게 인내하는 방법을 배웠다. 하나의 곡이 완성되기까지 수정하고 반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습을 통해 하나의 기술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현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얻는 장점


내면의 진정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즉, 에센셜리스트가 된다. 스스로가 평소에 생각하지도 못한 일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전공을 따라가는 게 아닌, 장점을 따라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수용한다면, 나를 지칭했던 외부의 수식어들이 사라지고 본질적인 나와 마주할 수 있다. 진정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자기 발견의 여러 질문들 중 오늘이 가장 어려웠다. 나는 '단점을 극복'하는 데 온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고 있었다. 승리하라, 이겨라, 인생과 싸우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았다. 어떻게든 잘 안 되는 부분을 고치려고 애를 썼다. 지금 그 결과를 곰곰이 돌이켜보면 큰 성과를 거둔 건 아니었다.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리더님께서 공유해주신 글을 읽고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호기심, 관찰, 기획, 구성하기,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 꾸준함, 사색하기, 남들 앞에 서 보기, 합리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 변화에 유연하다,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영어 또는 다른 나라의 언어 발음 따라 하기를 잘한다, 리액션이 좋다,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 데 잘하든 못하든 두려움이 없다, 간이 크다, 추진력이 있다'로 정리해 보았다. 이런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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