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연락하고 있는 단 한명의 친구

Day.3

by Lana H
J양


유일하게 꾸준히 연락하고 있는 친구다. 원래 J 말고도 연락하는 친구가 몇 있었지만, 가치관이 맞지 않아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게 되었다. 기존 친구와 만나 이야기하는 단골 주제는 직장 욕, 상사 욕, 세상 타령, 징징거림이 전부였다. 아 가끔 남자 얘기도 했다. 이런 '무의미한' 만남에 점점 피로감을 느꼈고,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싶어 그들과 '손절' 하기로 했다. 혹자는 왜 그렇게 친구들에게 매정하게 대하냐며 핀잔을 주겠지만 일단 내가 제정신으로 멀정히 사는 게 친구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렇게 평생 남만 배려하다 내가 없는 삶을 살 바에야 차라리 인연을 끊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뭐, 이 글을 보고 글쓴이가 매정하다고 생각해도 나는 내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쓸데없는'인간관계를 정리하니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비워낸 인간관계의 빈자리에 다른 좋은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남 욕하는 사람도 없고 쓸데없는 성적 농담을 하는 사람도 없게 되었다.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인간관계를 보는 안목이 생겼다.


J양은 기존 인간관계 중 유일하게 남은 단 한 사람이다. 서로 일할 땐 연락을 잘 못하다가 올해 나는 일을 쉬게 되었고, J는 코로나 때문에 이전보다 일이 줄어들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이 덕분에 J와 나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니 둘 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편이라 만나면 대화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어떤 날은 7시간인가? 쉬지 않고 이야기했다.


J는 내게 교감을 선물해주는 친구다. 내가 글을 쓰고 독서모임을 이끄는 걸 지켜봤던 J는 자신도 그런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실 8할은 내가 먼저 좋다고, 너도 해보면 새로운 걸 맛보게 된다고 떠들어댔다. 고맙게도 J는 지금 내가 주최하고 있는 독서모임과 <한달어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J가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이라고 본다.


이번 2020 돌아보기를 통해 J의 세계가 확장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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