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결정적 순간 6가지

Day.11

by Lana H
2020년 기억에 남는 결정적 순간 6가지


1. 퇴사


24살부터 28까지 근무한 영어학원을 그만두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음대생은 갈 곳이 음악학원 또는 개인 레슨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받는 학생이었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음악 전공은 돈벌이가 되지 않았다. 무엇으로 돈을 벌어야 할까 고민하던 와중 영어가 생각났고, 곧장 영어학원에 이력서를 넣었다. 무식했고, 용감했다. 학원 원장님은 그런 패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를 채용했고, 일이라는 걸 시작했다. 오랫동안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그만둬야지 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그렇게 나는 4년간 영어강사 일을 하고, 그만뒀다.


2. 씽큐베이션 4기 완주


1주 1 서평을 쓰는 고된(?) 독서모임이다. 그런데 다들 좋단다. 씽큐베이션을 하면 엄청 유익하단다. 나는 그냥 궁금해서 신청서를 넣었고, 당첨되어버렸다. 당시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왜 내가 걸렸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씽큐 4기를 완주하기 위해 퇴근하고 독서에 올인했다. 글도 어떻게 썼는지 가물가물하다. 사실 다시 열어보기 좀 창피하다. 어쨌든 이 사건은 내게 특별한 순간을 제공해 주었다.


3. 한달어스 금메달 5관왕


우연히 지인의 페이스북에 공유된 링크를 타고 들어간 한달어스. 글 쓰면 뭐가 달라지냐는 의구심과 함께 한 달에 참여하게 되었다. 30일 다 완주하면 굿즈도 준단다. 뭔지 궁금해서 그냥 냅다 열심히 썼다. 잘 하든 못 하든 꾸준히 하니까 금메달이란다. 한 번 금메달을 따니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하나둘씩 모으다 보니 어느새 금메달 5관왕을 거머쥐었다. 참 신기하다.


4. 아이엘츠 실패, 빅보카 레벨 80 완주


내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 위해 시험을 치기로 했다. 토익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좀 더 힘들고 도전적인 시험이 뭘까 찾다가 아이엘츠를 발견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 본 적 없던 것 같다. 역시 유학은 아무나 가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실패했을 때 딱히 아쉽진 않았다. 오히려 속이 시원하달까. 짜릿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강렬했다. 다행히 아이엘츠 공부를 하면서 병행한 빅보카 레벨 80을 찍어서 실패해도 덜 아팠나 보다.



5. 브런치북 출간


퇴사자를 위한 자기 계발을 냈다. 직장을 그만두고 뭘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될만한 글을 써 보고 싶었다. 이 테마를 정하고 글을 쓸 때 정말 치열하게 썼다. 책장에 있는 자기 계발 관련 책을 뒤지고, 영상도 뒤졌다. 진짜 뒤지게 썼다. 브런치북을 출간했을 때 많이 엉성한 걸 느꼈다. 그래도 뿌듯했다. 만족스러웠다. 나도 자기 계발 관련 이야기라면, 목소리를 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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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본가에 들어감


직장을 다닐 땐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다. 혼자 사는 삶을 즐겼다. 하지만 퇴사하고 생각보다 일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고, 더 이상 혼자 살기는 버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 댁은 시골에 뜬금없이 생긴 신도시에 있다. 여기는 자연과 늘 가까이 지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를 치유해줄 자연이 천지에 널렸다. 지금 삶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가끔 부모님 일도 거들어 드린다. 대학 때 한 번도 몸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는데(국가근로, 장학금으로 다 커버 침) 본가에 들어간 덕분에 삶의 치열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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