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연락처를 지우는 날이다. 하지만 이미 연락처는 다 정리한 상태다. 작년 4월쯤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을 읽고 인간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 연락처를 지우고 페이스북 친구를 대대적으로 삭제했다. 대학 동아리 카톡방도 나갔다. 나갈 때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더 이상 의미 없는 만남을 갖지 않을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다'라며.
시기마다 필요한 관계가 있다. 학생 때는 같이 밥 먹고 강의 듣고 번화가에 나가 놀 만한 대상이 친구였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나름의 인생 가치관이 생겼고, 더 이상 대학 때 어울려 놀던 애들이랑 못 지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내게 친목만을 위한 인간관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배울 점이 있고 삶을 의미 깊게 사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몇몇 기존 친구는 나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나 먼저 페이스북 친구를 끊었다. 상관없었다. 더 이상 나는 그들이 필요하지 않기에 딱히 상처 받고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먼저 떠나버리니 감사했다. 내가 할 일에 더욱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심심해서 연락할 사람이 없다. 주말에 뒹굴거리며 전화번호를 스크롤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 좋다. 상쾌하다. 마음이 평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