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에서 57명으로 줄었다

Day.26

by Lana H


페이스북에 친구가 많으면 좋은 줄 알았다. 좋아요 개수는 곧 나의 자존감이었다. 내가 올린 게시물에 좋아요가 없거나 조금만 찍히면 그날은 하루 종일 우울했다.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의 사진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왜 나는 이것밖에 안되는지, 왜 나는 이렇게 할 수 없는지 묻고 또 물었다. 좋아요가 많은 사람의 피드를 보며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우는 날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한심하다.


작년 인간관계 정리를 하며 페이스북 친구도 모조리 다 삭제했다. 평생 만나지 않을 사람들의 게시물을 보고 우울해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페친은 200여 명, 그중 내가 연락하는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과감히 다 삭제하고 나니 속이 홀가분했다. 애매하게 아는 지인의 피드를 볼 필요가 없었다. 자기네 자식 자랑, 남자 친구, 여자 친구 자랑, 놀았던 것 자랑 구경 따위를 안 봐서 너무 좋았다.


한때는 모든 SNS를 끊으려 했지만, <친구의 친구> <패거리 심리학>을 읽으며 디지털 세상과 단절되기보다는 나의 필요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금은 독서모임에서 만난 사람, 자기 계발 관심 있는 사람, 내가 보고 배울 게 많을 것 같은 사람만 있다. 이제 내 타임라인은 좋은 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시물로만 가득하다. 모두가 열심히 살고 보람찬 인생을 살고 있다. 나도 그분들의 영향을 받아 게을러지다가도 금세 정신을 차리고 할 일을 한다. SNS를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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