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부터 20대 초반까지 피아노를 쳤다. 음악대학 학위까지 땄다. 어릴 때부터 무대에 서는 일이 잦았다. 작게는 피아노 학원 연주회부터 크게는 합창단 공연까지, 남들 앞에 나를 드러내는 게 익숙했다. 사람들은 내 연주를 듣고 손뼉 쳐줬다.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줬다. 그런 날은 행복한 감정으로 가득했다. 내가 뭐라도 된 기분이었다.
음악을 내려놓고도 박수받고자 하는 욕망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누군가 나를 알아주고 칭찬해주길 바랬다. 모든 일에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몸은 다 큰 어른인데 마음은 아직까지 학생이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내 결과물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점점 더 나를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버릇이 들었다. 여러 책에서 내적 동기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머리로는 알았지만 인정 욕구에 길들여진 마음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할 일에 묵묵히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자라났다. 글에 반응이 없어도, 게시물에 피드가 없어도, 주변 사람들이 내게 무관심해도 개의치 않는다. 내가 좋아서 시작했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여전히 칭찬받고자 하는 욕구의 흔적이 남아있다. 기존의 습관을 고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고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른 이의 시선에 초연해지기 위해 날마다 명상과 기도로써 마음 훈련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