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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y 23. 2020

글자! 글자에 강박을 가지게 되다.

자기발견Day.23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떠올리는, 열성적으로 파고드는 대상

글쓰기에 대한 강박이 생기기 시작했다. 반달쓰기를 통해 처음 매일 글쓰기를 접했다. 당시 생각나는 대로 손 가는 대로 글을 썼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멋들어진 문장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브런치 작가들처럼 자기 이야기를 각자의 개성대로 풀어간 것처럼 나도 내 이야기를 내 스타일에 맞게 재구성하고 싶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독서의 목적은 정보와 지식 습득이었다. 하지만 정보전달용 책으로는 사실 한계가 있었다. 정보만을 명확하게 전달하다 보니, 작가 고유의 문체가 드러나기는 쉽지 않았다. 문학작품으로 눈을 돌렸다. 꽤 유명하다는 책을 중고서점에서 구입해다 읽었다. 이때 산 문학작품은 김훈의 칼의 노래,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2권의 시집을 사다 읽었다. 게다가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으며 잘 쓴 글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아직 어떻게 글을 써야 잘 쓴 글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김훈 작가 칼의 노래 중 한 부분을 발췌해본다. 어떻게 이렇게 소름 돋게 글을 쓰는지..

안위의 배가 포위를 뚫고 나왔을 때, 물살은 일어서기 시작했다. 적의 후미 너머 먼바다에서, 다시 거꾸로 돌아서는 보름사리의 썰물이 대낮의 햇빛 속에서 반짝였다. 그 물비늘 빛나는 먼바다까지, 이 많은 적들을 밀어붙이며 나는 가야 할 것이었다. 거기서 존망의 길이 어떻게 뻗어 있을 것인지는 나는 알 수 없었다. 조금씩 일렁이던 물길의 가운데가 허연 갈기를 세우며 일어섰다. 물결은 말처럼 일어서서 뒤로 달리기 시작했다. 물살을 버티려는 적들의 노가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밀어라. 힘껏 밀어라
......밀어라......밀어라......밀어라......
<칼의 노래 p.94>
글쓰기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음속에 정리되지 않은 잡다한 걱정들을 글로 표현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잠잠해진다. 글쓰기는 나를 창조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글감을 찾고, 구상하고, 글을 작성하는 과정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듯 하다. 책을 읽을 때 아무런 생각 없이 읽기보다는, 어떤 특정 에피소드를 어떻게 나만의 이야기로 만들어 갈지 고민하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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