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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뭐라카노 하루끼 Jun 01. 2023

존 던, 헤밍웨이, About a boy

몇 년 전 끄적인 글


"인간은 섬으로 존재한다"라고 했던가?


비 오는 날 베란다로 나가 거리를 내려다보

자그마한  섬들 우산으로 가린 채 둥둥 떠다더라.


인연이라 기적은 잠시 을 만들어 내지만

달빛 따라 물은 차올라 결국 섬으로 돌아더라.


내 방에 돌아와 거울을 보니,

그런 섬 하나, 그러니 더라.









몇 년 전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우산을 쓰고 바삐 가는 사람들이 타인과의 경계를 위해 단단한 갯바위로 둘러쳐진 섬처럼 보였다.


 그날 저 위의 글을 몇 줄 끄적거리며 썼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존 던(John Donne)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첫 문장인 "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s" 소월의 진달래만큼  영국에서 유명한 구절이다.


 17세기 국의 시인이자 성공회 사제였던 존 던은 열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상태에서  기도문을 적기 시작한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로 알려진 이 기도문의 시작은 "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s" 어떤 인간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는 멋진 말로 시작한다.


존 던은 열병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이 기도문을 적었지만, 23일의 열병 이후 건강을 회복한 그는 8년을 더 생존한 1631년 생을 마감했다.


 몇 백 년이 흐른 뒤, 헤밍웨이는 국제여단으로 스페인 내전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화파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반전 소설을 썼다. 그 제목을 고민하던 중 존 던의 기도문에 나온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로  결정한다.


 사람은 대륙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인류에 속해있으니. 오늘 누가 죽는 다면, 내가 죽은 것과 같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 말라. 당신을 위한 종이니"라는 구절이 헤밍웨이가 그 잔인한 전쟁에 참여했던 당위성과 그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너무나 잘 설명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About a boy.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s"  


나조차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즈음이던가?

쓸데없는 고민까지 짊어지고 산다는 자각을 했던 때이던가? 감정적 현실과 실체적 현실 모두 고립감을 느낄 때  이 영화를 접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저 문구가 퀴즈쇼에 나오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All men are islands"라며 존 던과 반대로  휴 그랜트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사람 야. 이 말에 극렬하게 공감했기에 영화도 재미있게 봤다. 마지막에는 주인공의 생각이 바뀌긴 하지만.


바다에 점 같이 흩어져 있는 존재.

그 수많은 점들은, 각각의 섬으로 존재하지만,  

어떤 섬들은 때론 이어진다. 적처럼.

 

그러나, 실상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섬과 섬들은 능선처럼 물밑에서 항상 이어져 있다.


자신의 행동이 나와 너에게 결국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우리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이어져있다.

그러니 공존을 위해 최소한의 예의와 윤리의식을 가지고 서로 기대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도, 어차피 인간은 각자의 에 존재한다 것에 변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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