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행은 가족 전체가 모일 수 있는 시기인 5월이었다. 각자의 꿈을 위해 각기 다른 나라로 흩어지기 전,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내기 위해 모였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한국에서 일도 없고 잠시의 체류를 위해 가는거라 여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한국 방문기간은, 예상과 달리 가족들 챙기기와 내 몸 챙기기에 여념없는 바쁜 시간으로 채워졌다.
시간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눈에 보이는 새로 처리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은거다. 그래서 독일에서 보낸 지난 9개월의 어학원 생활때보다 훨씬 더 바쁘게-마치 회사 다니던 때처럼- 바쁘게 일처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회사 안다녀도 이렇게 바쁘면, 회사 다닐 때는 어떻게 살았던거지..싶을 정도로.
그로 인해 한번의 비행기 연기가 있었고, 덕분에 마지막엔 좀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싶지만 그래도 독일에 돌아오고 보니 '아차'싶은 것들이 많은 걸 보면, 참 어지간히도 많은 걸 챙겼어야 했나보다. 놓친 것들은 다음 기회에 다시 챙겨보기로..
독일로 돌아오는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 안에서 내 옆자리는 꽁냥꽁냥한 한국 신혼부부였다. 결혼 1주년 기념으로 동유럽 여행을 간다며 한껏 들떠 여정을 살펴보는 그들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덕분에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긴 비행시간 덜 지루하게 올 수 있었다. 여행 즐겁게 하시라고 인사를 하고, 입국심사를 하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도착하자마자 내 첫마디는 '왜이렇게 더워;;'
정말 어찌나 덥던지 온실 속에서 찜질하는 기분이었다. 작년엔 이리 안 더웠는데 올해 여름은 유독 더운듯... 도착 3일째인 오늘도 더워서 좀비마냥 축 늘어져있다 스타벅스로 피신갔다 왔다.
이 동네에선 에어컨 있는 카페도 흔치 않아 찾아다녀야 한다. 우리동네 까페에 에어컨 있는지 전화로 물어보기까지 함...;; 이런건 한국이 편하다 정말;
기차 안에서도 공항에서도 모두가 독일어를 쓰고, 백인들이 사방팔방에 돌아다니니 그제야 '독일에 돌아왔구나...'싶었던 나. 몇달 전과 달라진 점은 내가 독일어를 할 때 좀 편해졌다는 점이다.
어학원 때는 안들리면 엄청 스트레스 받았는데 이제는 마음을 좀 놓았다고 하나. 근 두 달 간 독일어를 놓았으니 잘 안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냥 편하게 독일어를 듣고, 말하고 한다. 나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면 어쩌지, 나 발음이나 문법 틀리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뭐 어찌됐든 말은 결국 통하니까.
개인적으로 많은 연습을 해야겠지만 독어로 말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긴장하는 버릇은 많이 고쳐진 것 같아서 다행.
한국에서 바삐 살았듯이 여기서도 하고 싶은 일, 처리해야할 일들 다 독일어로 부딪히고 정리해보면서 이 곳에서도 나와바리 마냥 생활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도전해야지. 그러다 보면 사람 사는 데 똑같다고 다~정리될 거라는 생각이다.
시차 적응이 아직 안되었는지 요즘 새벽에 일어나게 되는데 요 패턴 유지해서 부지런 떨며 다시 열심히 살아보련다. 적응력이 가장 큰 능력이란 걸 살면서 배웠으니 여기서도 적응력을 잘 발휘해봐야지.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