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 볼거 뭐하러 돈쓰나 싶기도 하고, 원래 꾸미고 이쁘게 인테리어 하는건 소질이 없기도 하고... 맘에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올해 이사도 하고, 직업적으로도 생활적으로도 많이 안정된 요즘, 좋아진 상황에 비해 마음은 삭막해짐을 느끼고 있었다.
매년 독일겨울을 그래도 따뜻하게 해주던 마켓도 닫고, 락다운에 마스크에 코로나에... 모든게 경직되고 마음대로 나다니지도 못하고 비는 맨날 추적추적 내리고 해는 3시면 지고... 와중에 집 회사 집 회사 만 하고 뭔가 설렐만한 포인트가 1도 없는 일상을 보내다보니 번아웃도 오는 것 같고 뭔가 기대하고 계획하며 마음이 두근댄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기 시작했다. 뭘 계획하고 싶어도 코로나 때문에 어차피 안되잖아... 어차피 엎어질거... 하면서 지레 포기하다보니 어느새 맘도 하늘처럼 회색으로 한동안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올해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뭐 하나 꾸며볼까 하다 집 앞 꽃집에 가서 신랑과 함께 가서 나무를 하나 골랐다. 이 꽃집은 주인이 아저씬데 항상 출근할때 보면 부지런히 일하도 디피도 너무 이쁘게 잘해놔서 한번 들어가봐야지, 하다 이번에 나무를 사면서 대화를 나눠봤는데 어찌나 친절하신지... 자세한 상담에 설명에... 물주는 법, 보관법 등 자세히 알려주시는데 아저씨 장사 잘 됐으면 싶더라.
그렇게 사온 나무에 장식을 해볼까했으나 락다운으로 인테리어샵은 다 닫아서 퇴근길에 데엠가서 급히 구매한 전구와 오너먼트. 화려하게 꾸미진 못했지만 이게 뭐라고 전구 좀 둘러주고 이거저거 좀 달아주고 불을 키니까 거실에 있는 내내 계속 보며 좋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집안 분위기 하나 바뀌어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구나..
요즘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눈이 즐거운 잠시의 행복을 느끼며 올해 크리스마스도 우리 이쁜 신랑이랑 잘 지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