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기 및 육아와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수유 고생스토리를 풀고싶지만 오늘도 시도하다 찰떡이가 깨는 바람에 몇자못쓰고 노트북을 덮었다.
잠잘 시간도 모자란 100일 전 아기엄마가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예전엔 무슨 과제가 주어지면 검색을 하고 책을 읽고 했는데 그 중 호흡이 길고 내용이 깊은 책을 선호하는 편이았다.
하지만 요즘같이 1시간 2시간 텀으로 수유하고 잠투정을 받아내고 울 때 이유를 몰라 우왕좌왕 노심초사하는 상황에서는 책은 사치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나 일기를 쓰는 것조차 엄두를 못낸다.
시간 감각따윈 사라진지 오래고, 예전엔 느려터졌다고 생각한 출생신고, 각종 수당 신청 등의 독일의 행정처리도 아기와 씨름하는 일상 속에선 어느 순간 편지가 와 있고, 이미 해결되어있다. 이게 장점이라면 장점일까?
그래서 나를 위한 시간을 계속 보류하다보니 창밖의 찬란한 날씨는 그림의 떡이요, 내 세계는 오로지 모유량 걱정, 아기 몸무게 걱정, 잠 부족으로 인한 예민함과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육아로 한정되었다. 그러다보니 마음은 좁디 좁아져서 지금의 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수유하고 자고 먹고 기저귀가는 사람인것 같은 느낌이 들 뿐만 아니라 작은일에도 지치고 짜증을 내는 인간으로 변해가고 있어서 더이상은 안되겠다, 뭔가 이 상황을 큰 눈으로 보고 플랜을 세우고 나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오늘 처음 육아책을 펼쳐든다.
물론 이 시간조차 찰떡이의 상황에 따라 허락되고 안되고가 결정되겠지만, 육아를 어떤 해결해야할 숙제나 정답이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고 지금껏 내 삶이 그랬듯 잘될때도, 안될때도, 좋을때도, 속상할 때도 있으며 아이도 나도 사람이고 우리는 가족이라 처음으로 만난 이 시간동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실수도, 서투름도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다른 이들의 육아스토리를 훔쳐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인스타의 단편적 사진과 찰나의 감정만 적힌 글들로는 우리 엄마들의 고뇌과 힘든 일상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없으므로, 다시한번 책에서 힌트를 얻어 내 인생에서 제일 어려운 과제인 육아도 잘 헤쳐나가보련다.
그리고 이 시간도 그저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소중한 한 페이지임을 기억하고 조금더 '그래 인생 뭐있나, 어떻게든 되겠지. 좀 넘어질지언정 난 그저 계속 걸어갈 뿐' 이란 마인드를 가지고 작은 실수에 세상이 무너진 듯 크게 반응하지말고 (사실 지금 그러고있다) 조금은 쿨하게 이 난관을 즐기며 넘어갈 수 있는 힘을 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