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 육아라는 노고

그래도 국가가 육아를 노동으로 인정해주는 독일

by 봄봄

수유를 하다보면 수유텀만 보게되고 시간관념이 없어진다.

아침이 왔구나 밤이 됐구나를 창밖의 빛으로만 가늠하는 요즘.


거의 5일째 바깥공기를 쐬지 못해 오늘은 기필코 찰떡이와 산책을 하리라, 안되면 신랑에게 아기 맡기고 10분이라도 나가서 심호흡하리라 다짐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 시각은 이미 저녁 9시.


해도 곧 지고 날도 추워져 나가기는 오늘도 글러서 테라스에 나가서나마 공기도 좀 마시니 비온 뒤라 이렇게 상쾌할수가 없다.




일부러 나가기 편하려고 엘레베이터 있는 집을 골랐는데 나가는데 1분이면 될 걸 막상 아기가 태어나고 나니 쉽지가 않다. 나만 시간관리 못해서 이런건 아니겠지?

100일 전 아기 가진 엄마들은 다들 이런거겠지?


수유도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여전히 맘똑티비 보며 필기하고 공부하는 요즘.


회사 다닐 땐 솔직히 한번씩 스트레스 받고 일에 매여있다보니 임신하고 육휴 들어가면 일에서 벗어나 숨좀 쉬겠다 싶어서 출산휴가 육아휴직 들어가는 엄마들이 부러웠었는데, 이건 새로운 종류의 큰 과제다. 그리고 정신이 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나는 없고 아이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막상 복직했을때 내가 '쉬었다' 란 느낌은 전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육아라는 큰 프로젝트의 1단계만 마치고 2단계는 발만 걸친 상태로 일까지 하게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인간은 참 남들볼 땐 쉽게 사는것 같이 느끼는데 들여다보면 어느 인생이나 어려움이 있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걸 육아하며 또 느낀다. 도대체가 삶이란 건 매 고비마다 고통없이 얻어지는 건 없는 그런 것인가보다.


와중에 독일 국민연금에서 편지가 왔다.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앞으로 3년간 육아를 위해 일을 쉬거나,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월급여 brutto 3500유로인 직장인의 매월 연금납입액만큼을 내 이름으로 국민연금을 적립해주겠단다.

육아를 엄연한 노동으로 인정하고 그 노동에 대해 연금적립액을 나라가 3년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가 사람들이 출산과 육아를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는 것 같다. 한국과 또 다름을 느꼈던 순간.


이제 다시 육아하러 가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육아도 책으로 배우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