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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연 Jul 17. 2020

독학러의 하루: 아침 6시, 밤 12시

지속할 수 있는 힘은 간절함에서 온다.

아침 6시 기상, 밤 12시 취침. 그 사이 시간은 전부 공부. 자취방에서 독학을 하는 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지킨 일정이다.


아침 6시, 알람 소리를 듣고 칼같이 기상. 씻고 아침을 먹으면 6시 40분. 커피와 함께 책상 앞에 착석. 그렇게 낮 12시까지 죽 공부를 한다. 식사는 주로 조리가 간편한 볶음밥. 한 시간 안에 설거지까지 끝내고 다시 착석. 저녁시간까지 무거운 엉덩이를 그저 의자에 붙이고 있는다. 집중, 집중. 남은 문제집의 두께가 차츰 줄어든다.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다. 밥 먹을 시간도 아깝다. 짧은 식사, 다시 착석. 어라, 시계를 보니 밤 11시다. 오늘 분량은 다 끝냈나? 스터디플래너에 동그라미를 친다. 책상을 치우고 잘 준비를 한다. 세수하고 침대에 누우니 11시 50분. 내일 알람이 제대로 설정되어있는지를 확인하고 불을 끈다. 또 하루가 끝났다.


신기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일분일초를 아껴 써야 했다. 일반적인 학원을 가기엔 진도가 너무 뒤처져 있어 자취방에서 혼자 문제집과 씨름하던 시절이었다. 중학 수학의 도형 파트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끙끙댔던 기억이 난다. 7평 남짓한 연두색 벽지의 자취방. 그 구석에서 그저 문제집을 풀었다. 내게 허락된 일은 수학 공부뿐이라는 듯이. 당연하게.


당신도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감일이 얼마 안 남으면 초인적인 집중력이 발휘된다. 수 시간을 앉아 있어도 정신력이 닳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처리해야 하는 업무뿐이다. 그 외의 것들은 먼지마냥 희미해진다. 그런 집중력이 수개월 동안 이어진다고 상상해보라.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장기적인 목표를 이뤄내는 것은 나의 집중력을 얼마나 온전하게, 오랫동안 쏟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하루 이틀 결심에서 끝나지 않고 수십 수백일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이 목적을 우선시하는 것을 방해한다. 유혹에 약한 인간의 본성도 결심을 흐리게 한다. 30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핸드폰과 유튜브의 손짓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해낸다. 기적과도 같은 일을 이뤄낸다. 그 일을 해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인시켜야 한다. 스스로에게 간절하게, 처절하게. 내가 이 일을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행위에 당위성이 부여되면 거침이 없어진다. 목적의 실현이야말로 인생의 최우선 순위가 된다. 그래야 장기전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그러니 이뤄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왜 이 일을 이루어야 하는가? 이 길이 유일한 선택지인가? 나는 왜 이 방법을 선택하고자 하는가? 나는, 간절한가?




최선의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이 최선인지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 마음에 간절함이 있다면, 최선일지는 몰라도, 그 길이 끝내주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임은 분명하다. 당신은 그 길을 끝까지 걸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속할 수 있는 힘은 간절함에서 나온다. 간절함이란 이유다. 당신이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다.




이유. 핸드폰 드로잉.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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