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 중이었다. 마트에서 호밀빵 한 묶음에 1유로도 안 됐다. 크림치즈를 함께 샀다. 그게 호밀빵 사랑의 시작이었다.
먹어본 사람은 안다. 시큼텁텁한 호밀빵만의 매력이 있다. 살짝 꼽꼽한 듯한 향에 거친 식감. 많이 신 것은 짜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무거운 맛이 치즈랑 또 그렇게 잘 어울린다. 갈색 빵 한 조각에 크림치즈를 듬뿍 얹어 먹으면 풍부한 풍미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햄이나 소시지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뮌헨에서의 아침, 따뜻한 커피에 호밀빵, 햄과 치즈. 평생 잊지 못할 맛이었다.
다이어트에도 좋다. 일반 밀빵보다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또 거친 입자 때문에 소화 시간이 길어 포만감이 오래간다. GI지수가 낮아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도 않는다. 팔방미인 같은 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매력적인 빵이 왜 한국에선 흔치 않을까? 낯선 맛 때문일까. 호밀빵은 부드럽고 폭신한 밀 빵과 다르게 텁텁하고 찐득하다. 훨씬 밀도가 높은 느낌이다. 시큼한 향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린다. 못 먹는 사람은 쉰 내 난다고까지 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 들이면 참 별미다. 쫄깃쫄깃한 씹는 맛이 자꾸 생각난다. 길들여지면 일반적인 밀 빵은 밍밍하게 느껴진다. 호밀빵만의 묘한 중독성이 있다.
근처 빵집이 호밀빵을 굽는다면 한 번쯤 맛보시길 추전 드린다. 처음엔 낯설어도 자꾸 먹다 보면 애정이 생긴다. 특유의 풍미에 거부감이 든다면 치즈를 곁들이면 좀 낫다. 억지로 먹을 필요까진 없겠지만. 호밀빵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권해본다. 호밀빵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만드는 빵집도 늘어날 테고. 고를 수 있는 종류도 많아지겠지. 맛있는 호밀빵이 한가득.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