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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연 Jul 31. 2020

과외 선생님과의 운명적 만남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test, 2020, 디지털 드로잉

반수를 시작하기 전에는 과외를 해본 적은 있어도 받아본 적은 없었다. 워낙 비싸기도 하고 학교와 학원, 인강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를 가겠다고 한 이상, 쓸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써야 했다. 교육부가 대한민국의 학생들을 위해 작성한 3년짜리 커리큘럼을 단 번에 뛰어넘기 위해서는 그 비싸다는 과외도 기꺼이 시도해 볼 만했다.


사실 이전까지 과외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대학생 과외의 경우 뭘 믿고 그렇게 큰돈을 주고 맡기나 싶었고 (지금 딱 그런 과외를 하고 있지만… 언제나 비싼 만큼의 좋은 강의를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사교육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반수를 하며 만난 과외 선생님은 내 모든 편견을 싹 뒤집어주었다. 최고의 결정이었다. 반수 성공의 전반적인 공을 모두 선생님께 돌리고 싶을 정도로.


과목은 수학. 쉬운 난이도의 문제풀이까지는 어떻게든 혼자서 해냈지만, 킬러 문제와 미적분 등 어려운 과목의 접근은 제대로 된 체계를 잡아 배워야 했다. 좋은 스승의 유무는 학습 성과를 결정짓기도 한다.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렇게 수학 과외 선생님을 찾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히도 최근에 어머니께서 밴드를 통해 다시 만난 친구분이 수학 전문 과외를 하신다는 거다. 어쩜 이리도 타이밍이 기가 막힌지. 그렇게 그분을 소개받아 과외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또, 어쩜, 어쩜!! 나랑 성향이 딱 맞으시는 거다. 어마어마한 양의 숙제를 몰아치면서 폭풍같이 밀고 가는 수업 진도, 딱 적당한 정도의 엄격함과 긴장감. 완벽하게 내가 원하던 강의였다.


그렇게 선생님을 만난 이후론 주 2회의 과외 수업과 인터넷 강의, 문제풀이를 병행하게 되었다. 혼자서 어렴풋이 헤쳐가던 여정에 가속도가 붙었다. 나아갈 방향이 확실하게 제시되니 고민 없이 열심히 공부만 해도 돼서 효율이 확 오르더라. 독학재수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에는 계속 이런 방식으로 진행했다. 수 주, 수 달이 쌓이니 어느새 미적분 2와 기하와 벡터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5월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준비했다. 이 결과로 대형 재수학원에 들어갈 수 있을지가 결정될 터였다. 내가 어디까지 왔나 확인할 기회기도 했다.  


선생님과 수업을 하며 스킬을 전수받고, 수많은 시험을 보고, 수없이 많은 문제를 풀었다. 이 모든 것이 반수를 마무리할 때까지 값비싼 자산이 되었다.


게다가 선생님과 내가 인간적으로 잘 맞았다. 선생님께서는 이공계 출신 여성의 삶의 고생스러움을 이야기해주셨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조언. 어떤 어려움이 따를지. 그럼에도 너는 잘 맞을 것 같다고. 위로와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감사함과, 원인을 뚜렷하게 말할 수 없는 어떠한 우정을 느꼈다.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나는 운이 좋았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완벽한 스승을 만나길 바란다. 좋은 스승은 당신의 공부길을 확실하게 넓혀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행운을 얻게 된다면, 그런 만남을 성사시켜준 이 세상과, 최고의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하자. 이 글을 통해 한번 더 말해본다.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피드백 환영! 달게 받겠습니다.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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