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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연 Aug 07. 2020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입시의 중간분기점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을 뽑자면 수능 다음이 ‘6평‘이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하 6평. N수생을 포함한 전국의 수험생들이 모두 함께 치르는 입시의 중단원. 이 날 많은 게 결정된다.  


선택적으로 치르는 사설 모의고사나 출제진이 다른 교육청 모의고사와는 다르게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한다. 따라서 기존 기출에 없던 유형이 새로 추가된다면 수능에 이런 거 나올 수 있습니다~하고 미리 알려주는 셈이다. 또 전반적인 수능 출제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국의 수험생들은 6월 모의고사를 통해 공부방향을 설정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나 역시 6평을 치르는 수십만 수험생 중 한 명이었다. 초등학교 과정부터 수학을 시작한 지 8개월,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나 확인할 기회였다. 아직 미적분 2와 기하와 벡터 진도를 완벽히 끝내기 전이라 목표 점수는 80점으로 잡았다. 80점만 넘어도 성공이었다.


과학은 딱 한 바퀴씩만 돌린 상태. 혼자 풀었던 모의고사 기출문제는 30~40점대가 나왔기에 목표 점수는 40점. 그 정도 점수면 전망이 희망적이라 봤다. 국어랑 영어는 당연히 잘 봐야 하는 거고. 한국사도 자신 있다.


목표 점수: 수학(가) 80, 생명과학 1 40, 화학 1 40, 국어 100, 영어 100, 국사 50


목표 설정 완료. 모의고사 전날은 하던 대로 스케줄을 따라 인강을 듣고수학 기출문제를 풀었다. 다음날,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왔다. 모의고사는 다니던 독학재수학원에서 실시했다. 선생님도 학생도 기합이 팍 들어간 모습이다. 여태까지 노력의 중간점검이다. 마음껏 실력을 발휘해 보자. 이건 나름의 팁인데, 평소엔 겸손하게 공부해도 시험 볼 때만은 내가 전국 1등이라는 자신감으로 임하는게 좋다. 그럼 좀 더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다. (지금까지도 써먹고 있다.)


아무튼. 결과는 어땠을까? 모의고사는 당일 바로 답이 나오고 각종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계산한 등급과 표점, 백분위를 제공한다. 즉, 대략적인 결과를 시험 당일 저녁이면 알 수 있다.

와, 괜찮은데! 대성공까진 아니라도 이 정도면 성공이다.


무엇보다 수학이 2등급이라니! 말이 되나?! 나 수포자였는데! 8개월만에 수학 가형이 2등급이다. 80점이라 비록 등급컷 끝자락에 걸치긴 했지만 너무 기뻤다. 갈길이 먼데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지어 생명과학은 1등급이다. 마찬가지로 간당간당한 1등급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의대 갈 점수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선방했다. 화학은 좀 아쉽지만 이걸로 선택과목을 바꾸기로 마음을 굳혔다. 믿던 국어와 영어는 이변 없이 잘 나왔다.


높은 산을 하나 넘은 느낌이다. 여태까지 노력한 성과가 눈에 보였다. 애쓴 만큼 보답 받을때 참 힘이 난다. 쉴 새 없이 달려 벌써 6월, 입시의 중간분기점을 넘었다. 남은 시간은 약 5개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6월 모의고사는 괜찮게 봤지만 의대에 합격하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6평으로 기본기를 확인했다. 이제 실력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릴 단계다.

 

이제야 겨우 남들과 같은 출발선에 설 자격을 갖췄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수능까지 신나게 달려보자. 우상향으로!


우상향으로! , 2020, 디지털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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