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잉-지잉- 두 번의 진동. 브런치 알람이 왔음을 알리는 소리다. 요즘 가장 나를 설레게 하는 소리. 때론 연인과의 카톡보다도 기다려지는 알림. 브런치에 완전히 중독되어 버렸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준다. 마음에 드셨다니 기쁘다. 혼자 일기장에 글을 썼을 때엔 알지 못했던 감각이다. 반응이란 참으로 짜릿하고 중독적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게 이렇게나 기분 좋을 줄이야. 내 글은 나 자신의 연장이니까 결국 나 자신을 인정받는 느낌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sns에 빠져드나 보다.
하지만 가끔은 반응 때문에 글을 쓰나 싶다. 조회수와 라이킷 수에 연연하고 제목 때문에 지나치게 고민한다. 반응이 없으면 우울하다. 회의감이 든다. 내 글이 그렇게 별론가. 뭐가 문젤까.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쓸 필요가 있나.
물론 더 나아지기 위한 고민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글을 쓸 의욕 자체를 잃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내 생각과 기분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끄적이는 게 재미있었다. 표현은 인간의 본능이다. 본능대로, 의식과 무의식이 시키는 대로 써 내려가는 '표현'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꼈다.
표현과 반응. 둘은 이어져있지만 독립적이다. 표현했기에 반응이 있다. 그러나 반응은 필연적이지 않다. 표현은 반응의 필요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러니 표현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반응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면. 내 마음이 브런치 알림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읽어준다는 건 참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글 쓰는 게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글 쓰는 재미를 잊지 않길 바란다.
글의 재미와 본질은 반응보다 표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재미있었기를, 당신의 마음에 아주 작은 반응이라도 불러일으켰기를 바란다. 글의 또 다른 본질은 소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