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다. 마이어스와 브릭스라는 저명한 심리학자가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기반으로 만든 성격 유형 검사다. 최근 SNS에서 MBTI를 무료로 검사해주는 사이트가 퍼지면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참고로 정식 검사는 상담센터에서 유료로 받을 수 있다. 학생이라면 학교 내의 상담센터에서 무료로 진행 가능하다. 아래는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료 약식 검사 사이트로 대략 10분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단, 정식 검사가 아닌 약식임을 감안하고 보는 게 좋다.
MBTI는 크게 4가지 성격 지표를 만들어 성격유형을 총 16가지로 구분한다.
첫 번째 지표는 에너지의 방향으로, I 또는 E다. (I/E) 간단하게 말하면 I는 내향형(Introversion), E는 외향형(Extraversion)이다. 에너지가 주로 스스로에게 향하는지, 타인에게 향하는지로 구분한다.
둘째 지표는 인식 기능으로, S 또는 N이다. (S/N) 현실적인 S(Sensing)과 직관적인 N(iNtuition) 형이 있다. 상황을 인식할 때 보다 현실적인지, 혹은 직관적이고 이상적인지를 의미한다.
셋째 지표는 판단 기능으로, T 또는 F다. (T/F) 사고하는 T(Thinking)와 감정을 느끼는 F(Feeling)이 있다. 어떤 문제를 판단할 때 논리와 감정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느냐로 구분한다.
넷째 지표는 생활양식으로, J 또는 P다. (J/P) 삶의 패턴으로 구분한다. 계획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J(Judging)와, 즉흥적이고 과정 중심적인 P(Perceiving)이 있다.
즉 I/E, S/N, T/F, J/P 총 네 가지의 조합으로 성격 유형을 진단한다. 예를 들어 외향적이고, 현실적이며,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타입이라면 ESFP라 할 수 있다. 각자 검사 전 스스로의 유형을 예측해보면 실제 결과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가능한 조합을 죽 나열해보자면 ISTJ, ISTP, ISFJ, ISFP, INTJ, INTP, INFJ, INFP, ESTJ, ESTP, ESFJ, ESFP, ENTJ, ENTP, ENFJ, ENFP 총 16가지다.
나도 친구가 사이트를 알려줘서 하게 됐는데, 결과를 읽어보니 나랑 너무 잘 맞아서 생각날 때마다 종종 검사를 해 봤다. 총 세 번 해보았는데 세 번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 INTJ, 인티제다.
출저 - 16 personalities
INTJ, 인티제는 한마디로 '용의주도한 전략가'다.
대충 요약하자면 내향적이고, 직관적이며, 감정보단 논리 중심적이고, 계획적이고 판단적인 사람들이다. 인구의 전체 2퍼센트로 극소수이며, 여성 인티제는 더 적다고 한다.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계획 성취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내향형인만큼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긴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 동안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련의 시간으로 삼는다. 상황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며 전략적 사고를 한다. 독립적이고 판단이 빠르며 자신감이 높은 편이다. 단, 이유 없는 전통을 지나치게 혐오하고, 다소 오만해질 가능성이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위의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나는 이 사이트에서 INTJ에 관한 설명을 읽으며 묘한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꼈다. 세상에. 난 항상 내가 괴짜라고 생각해왔다. 나랑 관심사가 비슷하고 성격이 닮은 사람이 너무너무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또 있다니!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게다가 사람한테 받지 못했던 이해를 성격 유형 검사에서 받았다. 이렇게까지 나를 잘 이해해주는 설명은 처음이었다. 나는 지식욕과 성취욕이 매우 강하다. 책벌레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언제나 무언가를 공부하고 있고 끊임없이 도전할 목표를 찾아다닌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왜 그렇게까지 힘들게 사냐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이 검사가 말하기를, 나는 원래 희귀한 성격 유형이란다. 원래 고독한 법이란다. 이 얼마나 고마운 말인가. 웃기게도 무료 성격 검사에게 위로받고 말았다.
그러니 과몰입을 안 할 래야 안 할 수가 없더라.
사실 무료 성격 유형 검사는 재미로만 보는 게 맞다. 사주나 타로랑 같은 맥락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여러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성격 검사'를 거치는 만큼, 별자리나 생일로 성격을 맞추는 일 보다야 정확할 것이다. 지나친 맹신은 위험하지만 재미로 읽어보는 것 정도는 해로울 게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MBTI는 이런 욕망을 개인별 맞춤형으로 제공해준다. 평소에 이해받지 못했던 특성들을 조목조목 짚어줄 때,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준다는 짜릿함을 경험한다. 이해받는 짜릿함이 좋아서 자꾸만 찾아보게 된다. 인티제는 어떻고, 인팁은 어떻고. 어느새 엠비티아이 전도사가 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의 성격은 고작 16가지로 나눌 수 없다. 엠비티아이의 설명이 전부가 아니며 사람은 모두 개별적인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를 염두하면서 재미로만 읽어보자.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외로운 유형이라면 성격 유형 검사에게 뜻밖의 위로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MBTI가 너무너무 재밌는 INTJ가 권한다. 당신의 성격 유형인 무엇인가요? MBTI, 재미로만 보면 진짜 재밌답니다. 단, 과몰입 주의!
Intj, 2020, 디지털 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