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수필 공모전에 떨어졌다.

006 : 수필

by 김유연

얼마 전 코로나 19를 주제로 한 의대생 수필 공모전이 있었다. 상금도 걸려 있었기에 꽤 의욕을 불태워서 글을 써냈다. 어제 메일로 결과가 발표됐다. 귀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작품이 아쉽게도 이번 수상작에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탈락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나서 글쓰기 책을 여러 권 사 읽었다. 한 달 동안 여서 일곱 권 정도 읽은 것 같다. 공통되는 이야기는 ‘많이 써라’. 이외에도 수많은 조언과 예시를 접했지만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결국 쓴다는 것은 의식의 흐름. 의식의 흐름이 재미있어야 글도 재밌어지는 걸까? 어렵다 어려워.


잘 쓴 수필은 어떤 글일까. 수필은 따로 형식이 없으니 글을 재단할 기준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글의 짜임새, 글쓴이의 주장, 근거는 제대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지, 잘 읽히는지, 비문은 없는지, 맞춤법은 정확한지. 무엇보다, 재미있는지. 그런데 재밌는 글이 어떤 거지? 첫 문장부터 마지막 마침표까지 막힘없이 술술 읽히고 다음 문장이 궁금한 글. 소재가 참신하거나, 저자의 말솜씨가 탁월하거나. 아니면 기막힌 통찰을 담고 있다던가. 하여간에 글 읽는 시간이 아깝지는 않아야 한다.


내 글은 잘 쓴 수필인가? 공모전에 보냈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음. 괜찮은 것 같은데. 나는 내 글을 좋아한다. 팬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 글쓰기가 재밌다. 그러니 나 자신이라도 팬이 되어줘야지. 그리 객관적인 팬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재미있게 읽히고 있을까? 다른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을까? 가끔은 피드백을 받고 싶다.


그러니까 ‘공모전 탈락’이란 결과는 내 글이 공모전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피드백’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그리도 바라던 피드백.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댓글. 비록 어떤 점이 부족한 지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이 또한 독자의 의견이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고맙게 받아들여야지.


많이 읽고, 많이 써보자. 나에게도 남에게도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수필 마스터가 되어 탈락이라는 메일쯤은 나를 몰라봐서 그렇다며 가볍게 넘길 수 있도록. 어떤 피드백도 달게 받으며 성장을 위해 써보자. 글도 성장하리라 믿으면서.


아, 그리고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피드백에 목말라 있다. 글이던 그림이던 게시하는 순간 타인의 반응을 살핀다. 그러니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큰 힘이 된답니다. 모자 벗고 허리 숙여 젠틀하게 인사. 언제나 고마워요. 더 좋은 글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짝짝짝.


젠틀한 인사, 2020, 디지털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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