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8일 월요일부터 22일 금요일까지 5일간 유성문화원에서 양태훈 작가님과 2인전을 했다. 양태훈 작가님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정영복미술공간에 방문했던 작가님이 나를 소개받고 연락이 닿아 2인전까지 성사되었다.
서로 작업 내용을 공유하면서 전시의 큰 틀을 구성했다. 우리의 공통점은 길 위에서 무언가를 줍는다는 것이었고, 특히 자연 친화적 감수성이 그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고사리 수비대’라는 팀 명칭은 내가 한동안 고사리를 길렀던 일화를 들려드린 것을 양태훈 작가님이 떠올려 작명했다.
연초에 양태훈 작가님이 공모를 내고 선정되었던 사업이라 전시 기획 단계의 대부분 실무는 양 작가님이 도맡으셨고, 나는 작가님 부탁에 따라 전시 제목을 지었다. 다섯여섯 가지 제목을 만들었는데 양 작가님이 그중 두 개의 제목을 합쳐서 ‘교신을 위한 연습; 빙빙 힘껏 멍’으로 정했다.
나는 연초에 넣은 전시 공모가 다 떨어져서 올해는 전시 계획이 없었다. 사비로 일을 벌일 마음도 없었다. 박슬 작가가 기획하는 공연에 그림 낭독으로 참여하는 11월 일정 하나뿐이었다.
2021년부터 거의 매년 개인전을 하며 달려왔던 터라, 올해는 한숨 돌리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오랜만에 여유를 부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4월에 3년 동안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8월에 다시 단기직으로 취업하면서 생활의 변화도 있던 찰나에 양 작가님과의 2인전 제의가 들어와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여유는 저 멀리.
전시를 위해 특별히 새로운 작품들을 하기에는 시간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여유가 조금 부족했다. 퇴사하고 나서는 남는 게 시간이었지만 페인팅 두 작품을 가지고 씨름하며 회화적 완성도를 높여보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아직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작품을 걸 수는 없었다.
그동안 개인전을 하며 그린 작품들이 많으니, 그중 일부를 이번에 다시 꺼내어 새로운 느낌과 맥락으로 구성해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2021년부터 2024년도까지 그렸던 그림들을 모았다. 해마다 방향성은 조금씩 달랐지만 한곳에 모아놓고 보니 나름대로 맥락과 흐름이 잘 이어졌다. 늘 다르게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한 사람이 그린 그림이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내가 앞으로 어디에 집중할지 보다 선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지난 4년간 해왔던 작업들을 되돌아보는 전시였던 셈이다. 조금 더 유연한 마음과 눈, 특히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