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4] 허리~코어~드로잉

by 심성훈


6월 중순쯤 운동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한 달 넘게 꽤 고생을 했다. 허리가 다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달리기나 웨이트로 스트레스를 푸는 나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쉴 수 있을까 싶어 미뤄 뒀던 넷플릭스 시리즈도 몰아보고, 간식도 원 없이 먹었다.

인체로 산다는 것, 괴롭다. 허리 한 번 삐끗했을 뿐인데 굽히는 것도 못 하고 눕는 것도 아프고 걷는 것도 괴로우니. 허리 치료를 하면서 코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뼈가 저리다는 것은 비단 뼈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겨우겨우 나아진 몸으로 다시 웨이트를 시작했는데, 괜히 더 나빠질까 싶어 움직임이 조신해졌다. 무리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세뇌했다. 그러던 어느 날 트레드밀을 걸으며, 미술에서는 드로잉을 코어 스트레칭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코어 스트레칭은 몸을 이완시키면서 동시에 강화시킨다. 드로잉은 작가가 감지해야 하는 미술적 순간을 이완시키면서 동시에 강화하는 중요한 훈련이 될 수 있다.

허리를 또 다치지 않으려면 평소에 관리하고, 지나친 운동은 삼가야 한다. 그걸 잊고 한눈을 팔다가는… 일상을 조지는 것이다. 산다는 일은 괴팍한 고행이다. 매사에 조심만 하면서 살 수도 없고. 하지만 별 수 있나, 조심할 수밖에.

그런 마음으로 드로잉을 하자.

너무 무리하지 않되, 꾸준히. 괴팍함과 체념을 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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