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랜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갈 일이 있어 도룡터미널을 갔다. 대덕터널을 지나서 내리막길에 멈춰 선 시내버스 창문 너머로 황폐한 공터가 눈에 들어온다. 공사가 한창인 이곳은 대덕과학문화센터가 있던 곳이다. 어릴 때 이곳에서 해리포터를 본 기억이 난다. 커서 알고 보니 롯데호텔이 운영하면서 극장과 공연장 등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 이곳에 ‘목원대학교’라는 간판이 붙은 후로는 마치 얼어붙은 시간에 붙들린 것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마치 좀비 영화에 나오는 폐쇄된 쇼핑몰처럼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 방치되다가 어느 날 매각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30층 높이 아파트가 건설된다고 한다. 올해 초부터 건물을 허물기 시작했다.
건물이 완전히 허물어지고 현장을 가리던 펜스마저 사라졌다. 숨겨져 있던 산의 모습이 온전히 보인다. 이젠 더 많은 산이 깎이고 아파트가 들어설 테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