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남편의 오피스 와이프

by 뚜솔윤베씨


결국엔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냈다.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편의 정서적 외도를 용서했고, 아무것도 변한 것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짧은 포옹으로 해피엔딩의 마무리를 지었고, 아이들에게도 이제 엄마 아빠 화해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솔이는 ' 그럼, 둘이 뽀뽀 한 번 해'라는 농담 같은 진담을 내뱉었지만 그 말을 듣는데 마치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 마냥 멋쩍게 웃기만 했다.

사랑이라, 결국 사랑이라.






나는 남편을 여전히 전처럼 사랑한다지만, 정서적 외도와 다른 이성 간의 친밀함에 의지했던 남편도 나를 사랑할까? 이런 잔인한 문장을 적고 보니 지난 일주일 간 흘린 내 눈물이 무색하기만 하다. 나는 왜 남편의 마음과 무관하게 나만 좋으면 아무 문제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 걸까?






하지만 이렇게 끝맺음을 한 다음 날, 나는 차갑게 식어버린 내 마음을 마주한다. 문제집을 풀고 틀렸다고 매기고 난 뒤, 뒷면 해답을 찾아 밑줄을 그으며 읽을 때의 느낌. 이해를 해서 그렇다기보다 답이 이거구나 내 것이 틀렸구나 하는 인정에 가까운 순간.


남편을 향한 식어버린 내 마음. 그런데 이게 거짓말 같지도 않다. 어제저녁 남편과 긴 대화를 나눌 땐 분명 그랬다. 사랑하니까, 이런 마음으로 얼마나 더 힘들어할지 모르니 그냥 자존심 상하지만 내 방식대로 살자는 마음이었을 테다. 그때는 분명 남편을 사랑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침이 밝아오며 지옥 한가운데 서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사랑은 정말 좋은 핑계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해야 할까.

그의 단호한 결심대로 이혼 소송을 준비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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