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오피스 와이프
어젯밤엔, 남편이 그 여자와 함께 출장 가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남편은 내게 거짓말을 했고 나는 그런 남편을 추궁하는 악몽이었다. 새벽 두 시 반. 정신이 번쩍 들고 다시 잠을 청할 수가 없어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가만히 글로 적어본다. 지금의 나를.
그때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화해를 한 순간부터, 지난날의 나와 여전히 두려움에 놓여 있는 나 자신을 깨닫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남편의 잘못과 무관하게 나는 남편에게서 버려진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것이다. 안쓰럽기도 하지만 부끄럽기도 하다. 한없이 약하고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 앞에서 무력한 나이지만, 엄마로서의 삶, 부모로서의 인생은 포기할 수가 없다. 부족하더라도 아이들의 튼튼한 뿌리가 되고자 하는 나의 최선은 꺾이지 않는다.
이게 지금 나에게 남은 전부이다.
후련하다. 어떤 것도 포장하지 않은 나를 남기고 보니 정말 속이 시원하다.
내일은 아이들을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하지만 늘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아직은 모르겠다. 내 마음이 남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다시 해로를 꿈꿀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시간 또한 내 삶의 일부라고 기록해 두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