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올린 글들은 내가 불안하고 힘들었던 때에 적었던 글들이 대부분이다. 행복한 감정을 표현한 글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을 적었을 때에는 그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면 휴지에 뿌린 알코올처럼 공기 중으로 날아가버릴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풍요는 풍요를 부르고, 결핍은 결핍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내가 적은 부정적인 글들이 또 다른 불안은 끌어당긴 것일까. 퇴사일기와 백수일기를 적었을 때와 달리 지금의 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졌고, 당장의 내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아직도 불안하고 뿌리 없는 사람처럼 흔들린다.
힘들 때는 명상도 하고, 멀리했던 책도 읽고, 일기도 쓰면서 불안한 나의 마음을 달래려고 노력했지만 그때뿐이다. 지속하는 습관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그리고 또다시 지금 나는 불안을 느끼며 흔들린다. 불안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늘 그렇듯, 여전히 나는 나에게 냉정하고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마음이 어떤지, 나는 나를 너무나도 모른다.
100일
올해가 가기 전에 나에 대해 알아보는 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감사와 행복으로 일상을 채우는 연습을 시작해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