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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exwork Mar 24. 2023

재택근무하면서 더 빨리 성장 할 수 있었어요

국내IT 기업 마케터 실비아님  인터뷰(1)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은 재택근무를 완전 종료하면서 “앞으로 재택근무는 없다”고 선언했고, 야놀자도 4월부터 재택근무를 축소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는 ’오피스 퍼스트’ 즉, 사무실 출근 우선 제도를 발표하면서 노조 ‘크루 유니언’의 본사 임직원 가입률이 50%에 임박하는 등 재택근무의 장점을 경험한 직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죠. 


이 변화는 특히 팬데믹 기간에 입사해서 사무실 출근 경험이 거의 없는 재택 네이티브(Native) 직원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원격으로 일했던 지난 2년 반, 재택근무자들은 어떻게 일했고 사무실 복귀 변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래서 플렉스웍은 워케이션 중인 국내 IT기업 마케터 실비아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재택근무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실비아] 저는 팬데믹 중에 입사를 했고, 입사와 동시에 재택근무를 해서 출근 경험 없이 원격근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직원이예요. 온보딩 교육도 전부 온라인으로 했었고, 업무도 온라인으로 배웠죠. 그래도 그 동안 아예 출근을 안한 건 아니고 정말 중요한 때에만 사무실 출근을 했어요. 



입사 후 원격으로 온보딩하는 건 어떠셨어요?

[실비아] 저는 신입이다보니 온보딩 기간에는 일이 많지 않고, 뭘 해야할지 파악하기 쉽지 않아서 곤란했던 기간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온보딩할 때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조직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원격으로 일하는 환경이라 개인적으로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능동적으로 일을 해야하는 분위기에서 더 일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성장을 빠르게 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어요. 


재택근무 할 때 뭐가 좋으셨어요?

[실비아] 저희 회사에는 자율 유연 근무제도가 있어서 30분 단위로 오프(off) 를 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은행 업무를 보러 간다고 할 때 30분 오프(off) 신청을 해서 다녀오는 거죠. 재택근무일 때 이 제도가 특히 빛난다고 느꼈어요. 회사가 나를 신뢰하고 이런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었으니 더 성과를 잘 내서 이 걸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리고 주위에서는 회사 건물도 좋고 밥도 맛있다는데 출근이 낫지 않냐고 하시는데 출퇴근에 쓰는 리소스나 스트레스가 훨씬 높기 때문에 저는 복지라고 느끼지 않았어요.


저는 통영으로 워케이션 가서 일하기도 하고 제 동기 중에는 발리로 워케이션 간 경우도 있었거든요. 조직장님과 미리 합의하면 일하는 장소는 관계가 없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 종료를 발표하고 있는데, 그 배경이 뭘까요?

[실비아] 실무자 입장에서는 재택근무하면서 거의 단점이 없었어요. 그런데 관리자 입장에서는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데이션, 업무 보고, 이슈 해결 같은 과정 들이 사무실 현장에서 할 때보다 조금 덜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추측도 들어요. 


다시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데,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실비아] 저희 회사는 아직 사무실 출근이 권고사항이기는 하지만 조직 단위로 조직장이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열려 있는 상태긴 해요. 예를 들어 제가 있는 파트같은 경우는 3월이 돼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기로 했어요. 대신 프로젝트가 바쁘게 돌아가거나 이슈가 있을 때 출근하는 걸 부담스럽거나 싫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기조인 것 같아요.


하지만 왜 재택근무에서 출근으로 변경하게 되는지, 출근을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뭔지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더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분위기가 있죠.


제가 느끼기에는 실무자 사이에서는 재택근무 선호도가 훨씬 높다고 체감해요. 



근무제도를 바꾸는 이유가 충분히 설득되지 않는다는 거죠?

[실비아] 사무실 출근으로 변경한다고 회사에서 발표한 때에 저희 팀에 회사 근처에서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신 분이 있어요. 직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변화인만큼 실행하기 전에 과정이나 이유를 계속 공유해줬더라면 좋았겠죠. 


내부 반발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요?

[실비아] 저희 회사도 원래 전면 출근을 시행하려다가 직원들 반발이 생각보다 크니깐 회사에서 한 발 물러서서 당장은 조직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됐죠. 근데 결국 단계적으로 100% 사무실 출근으로 가기 위해서 0.5 단계로 도입한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조직마다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되었는데, 비슷한 직무를 하는데도 우리 팀은 출근하고 다른 팀은 재택하는 상황들이 많아서 회사에서 조직장에게 책임을 넘기는 거 아닌가 싶어요.


기존 세대는 출근파, MZ세대는 재택파로 나뉠까요?

[실비아] 제 생각에는 세대보다는 성향에 따라 나뉘는 것 같아요. 저희 팀에도 보면 제 또래인데 출근하면 리프레시 되는 것 같아서 출근이 좋다는 분도 있고, 아이가 있는 40대 분은 육아 때문에 재택근무를 선호하시기도 하고 그래요. 


외향적인 분들은 일 끝나고 회식하고 맥주 한 잔 하러 가는 걸 좋아하는데 재택 환경에서는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는 분들도 있어요. 반면 업무 외적으로 관계에 신경 쓸 일이 없으니깐 일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쓸데없는 감정 소비를 안해서 효율이 더 올라간다는 분도 있어요.


그런데 출근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주 5일 내내 출근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주 1회 혹은 월 1회라도 네트워킹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100% 출근으로 바뀌면 좋겠다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음 글에서는 직장인들이 재택 근무를 선호하는 진짜 이유, 리모트 워커의 성과 평가 등 실비아님이 원격으로 일하면서 느낀 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Flex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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