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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exwork Mar 28. 2023

재택근무로 업무 성과나 기여도를 더 쉽게 알 수 있어요

국내IT 기업 마케터 실비아님 인터뷰(2)

팬데믹으로 인한 지난 2년 반 동안 많은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근무 환경을 경험했습니다. 재택근무가 종료 혹은 축소되는 요즘, 회사와 직원들간의 입장 차이를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국내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마케터 실비아님의 첫 번째 인터뷰에 이어 나눈 이야기들을 전해드립니다.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실비아] 재택근무는 직원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에 핵심이 있는 거 같아요. 원격근무를 해라, 혹은 출근을 해라라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직원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가 나한테 신뢰를 준다는 인식을 줘요. 


재택근무로는 성과 평가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실비아] 원격으로 일하면서 구글 닥스같은 협업툴을 이용하잖아요. 그러니까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명확하게 알기 좋았어요. 


실무자가 문서를 만들고 시니어급에서 발표를 한다고 했을 때, 사무실 환경에서는 결과물만 보니깐 다른 사람들은 이게 실무자가 낸 아이디어인 걸 알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원격으로 일하면서 다들 협업툴을 이용하고 진행 상황들이 모두가 함께 있는 방에서 공유가 되니까 업무 과정들이 더 투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무 성과나 기여도를 판단하기 좀 더 쉽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이건 실무자 입장이고 관리자분들은 또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셨어요?

[실비아] 저는 아이디어를 낼 때 혼자서 진득하게 생각할 시간과 기회가 많아서 재택근무가 좋았어요. 사실 사무실처럼 복작거리는 환경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일하러 사무실에 7시까지 출근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싫잖아요. 그런데 내가 발전시켜보고 싶은 게 있을 때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컴퓨터를 켜서 일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결과적으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그런데 하다보면 업무 시간이 늘어날 때도 있죠. 

원격근무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실비아] 단점은 생각보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거? 

출퇴근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대신 업무에 쓰게 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리고 다른 직원들과 일하는 시간이 똑같지 않은 경우에는 원하는 정보를 바로 얻지 못하는 때가 있고요.


그런데 저는 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게 무조건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출근할 때는 묶여 있다는 생각이 들고 상황에 따라서는 소득 없는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시간들을 다 내 시간이나 업무에 집중해서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일과 생활이 분리가 안된다고 느낄 수 있는데, 시간을 내가 온전히 쓰고 내 페이스에 맞게 삶의 균형을 잡고 있다고 여기니깐 업무 퀄리티나 커리어를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이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일을 조금 더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어요. 


무조건 정시 퇴근하는 게 워라밸은 아니라는 말씀이네요.

[실비아] 시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게 일단 심리적으로도 워라밸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이라는 게 많은 날이 있고 적은 날이 있잖아요. 회사에서 아무리 유연근무제도를 시행해도 나혼자 사무실에 정시 출근하지 않는 게 눈치 보일 수 있는데, 원격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적으니깐 시간 관리하기가 훨씬 수월하죠.


만약 100%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된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실비아] 저는 재택근무 종료 얘기가 나올 때 이직을 많이 고민했고, 실제로 원격근무하는 회사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동료 직원 중에는 이미 이직하신 분도 있어요. 만약 무조건 출근하도록 제도가 바뀐다면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할 것 같아요.


출근하는 것 때문에 무조건 이직한다기 보단 조직 문화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재택근무를 도입할 때 회사가 이 시스템을 악용하는 직원들은 업무 성과나 태도로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고, 그 외의 직원들은 함께 성장하고 해결책을 찾을 거라는 얘기를 했거든요. 저는 그런 조직 문화가 굉장히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바뀐다는 건 신뢰의 문제로 여겨져요. 그것 때문에 이직을 고민할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원격근무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실비아] 결국에는 성과 중심으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한국 사회는 아직 조직 안에서 개인의 영향력이나 라인, 성향 등이 다양하게 성과 평가에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리모트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조건들이 끼치는 영향이 적으니까 성과를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직원 개인도 노력을 해야하고, 회사에서도 성과 측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리소스가 된다면 거점 오피스가 운영되어서 꼭 본사로 출근하지 않아도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리모트 워크 = 편하게 일하는 것’ 이라는 편견이 “리모트 워크=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 으로 인식의 전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IT 대기업에서 리모트워크 하는 실비아님과 인터뷰를 마치며…

통영 워케이션 장소에서 만난 실비아님은 지금 주니어 마케터였는데, 업무 연차답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계셨어요.


재택근무로 일을 시작하면서 사수없이 일을 배우고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 더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는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실력이었어요. 실제로 실비아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어떤 관리자라도 일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실비아님이 인터뷰 말미에 했던 말씀처럼 “리모트워크는 편하게 일하는 업무 방식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일하는 업무방식” 이라는 인식이 자리잡는 그날이 곧 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Flex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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