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엄마의 간장게장
엄마가 왔다.
간장게장을 싸들고.
게와 간장을 따로 포장해서 새지 않게 고이고이 감싸, 내 작은 방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냉장고에 넣는다.
혹시라도 상할까 가게 주인에게 부탁해서 출국 전날 포장해, 캐리어안에 실어왔다.
이 먼 파리까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그 마음 하나로.
엄마는 그랬다.
학교를 다녀와서 엄마와 4평짜리 조그만 방에서 식사를 한다.
도구도 제대로 있지 않은 프랑스 자취방에서, 엄마는 게딱지를 연다.
어서 먹으라며 뜨거운 쌀밥 위에 게살을 올려준다.
눈물이 날 것 같음을 꾹 참았다.
엄마에게 같이 먹자고 하는데, 엄마는 괜찮다며 나에게만 준다.
맛있냐고 물어보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 무인도에 엄마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