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딸의 글이 기다려진다며,
할머니가 보내주신 문자 한 통.
“풍부한 감성에 나도 모르게 애독자가 되었어요.”
정성스레 눌러 담긴 그 문자 안에는
오랜 시간의 사랑과 응원이 따뜻하게 배어 있었다.
그보다 귀한 구독자가 또 있을까.
내 글이 할머니의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아요’나 ‘조회 수’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이 마음에 일렁였다.
나를 "좋은 작가"라 칭해주시는 할머니의 말씀.
그 한마디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힘이 되어
다시 펜을 들게 했고, 노트북 앞에 앉게 했다.
글은 멀리 떨어진 거리마저 좁혀준다.
가족들이 “네 글을 읽으면, 네가 옆에 있는 것 같아.”
라고 전해올 때면, 나는 내가 왜 쓰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함께하지 못한 하루를
나는 글로써 가장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과 이어낸다.
매주 연재날이면 내 글을 기다려 주고,
웃으며 읽어주고, 댓글로 응원해 주는 그 마음.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나는 다시 쓰고 싶어진다.
글을 쓰면서, 이렇게 귀중한 독자를 나는 얻었다.
브런치에서 ‘작가님’이라 불릴 때,
가족들이 “작가님~” 하고 장난스럽게 부를 때면
괜히 웃음이 나고, 어깨가 살짝 으쓱해진다.
아직은 스스로 ‘작가’라고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성실히 한 문장씩 써 내려가며
그 마음에 천천히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비행을 마친 새벽,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나는 노트북을 펼친다.
조용한 방 안,
손끝에서 천천히 빚어지는 문장 속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하루와 감정이 깃들어 있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을 세상에 띄우는 순간마다
그 진심을 받아주는 독자들과의 연결은
언제나 기대보다 더 큰 따뜻함으로 되돌아온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누군가 “작가에 도전합니다”,
“글을 써보려 해요.”라고 말할 때
그 설렘과 떨림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한 문장을 위해 밤을 새우고,
수없이 읽고 고쳐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다듬는 그 시간을
이제는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으니까.
음악을 들어도, 책을 읽어도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완성된 한 곡, 한 권의 책 속에는
얼마나 많은 계절과 새벽이 켜켜이 쌓였을지
이제는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그들이 겪었을 퇴고의 고단함,
마지막 마침표를 앞두고 망설였을 그 떨림까지
생생히 그려진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 작가'라는 단어는
점점 더 묵직하고 찬란한 이름이 된다.
아직 정식으로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진 않았지만,
글로써 마음을 성실히 기록하며 나누는 순간
우리는 이미, 각자의 방식으로 '작가'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내가 써 내려가는 문장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한 문장, 한 단어를 조심스럽고도 성실하게 눌러쓰며
이야기를 세상에 띄울 준비를 한다.
완전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그 눌러쓴 진심 하나하나가
나를 ‘좋은 작가’라는 이름으로 천천히 이끌어줄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더 많은 설렘과 찬란한 순간들을
글로 통해서 성실하게, 그리고 반짝이며 마주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