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싶다

최소한 나의 두뇌만큼은 잘 보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by 바로코

부끄럽게도 앞서 여러 번 밝혔지만 나는 85년생 소띠로 올해 딱 마흔이 되었다. 나의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이제는 어딜 가면 '어머님'이라는 소릴 듣는 현실 앞에서 때로는 좌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이 아니면 딱히 날 부를 호칭이 없는 게 현실.


아무튼 나랑 동갑이시거나 비슷한 연령대인신 분들은 잘 공감하시겠지만 정말 아날로그 시대부터 디지털 시대, 그리고 그걸 넘어서서 이제는 스마트 기기와 인공지능까지... 이 모든 것들을 두루두루 경험한 어찌 보면 참 버라이어티한 세대라 할 수 있겠다.


역사를 하나하나 나열하는 건 시간낭비인 듯하고 지금 2025년 현재의 이 시점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풀자면, 확실히 요즘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월등히 높아졌음을 체감한다. 뭐 웹사이트 하나 접속해도 갑자기 먹통이 되어버리면 불안하고 초초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Screenshot 2025-12-19 082516.png 마이스페이스를 하게 되면 누구나 다 무조건 Tom이라는 이분과 친구로 맺었었다


한국에서는 싸이월드, 그리고 미국 건너와서는 마이스페이스를 했지만 현재와 비교를 하자면 그 시절보다 지금 확실히 더 심도(?) 있게 혹은 더 비중 있게 각종 SNS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의 영향도 큰데 학교 다닐 때는 밖에서 컴퓨터를 하고 싶으면 무조건 피씨방이나 학교 컴퓨터실로 달려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손에 딱 잡히는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아이디어나 글감이 떠오르면 폰을 바로 꺼내어 글을 작성하곤 한다. 여기에는 블로그라던가 여러 매체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올해 들어서 새로 시도했던 것은 다름이 아닌 인스타그램 스토리이다. (이하 '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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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Image by freestocks.org from Pixabay




인스타그램 자체는 오랫동안 해왔었다. 하지만 한동안은 작품 사진을 꾸준하게 올릴 다른 대체제를 찾는 바람에 뜸했었고, 또 너도나도 갑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이 정지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더더욱 하기 싫어졌었다. 하지만 우연히 친한 동생이 자신의 스토리에 나를 태그 하면서, '그럼 나도 한 번 진지하게 제대로 해볼까?'라는 용기와 호기심이 생겨 7월 말에 인스에 첫 게시글을 올렸다.


이미 내 친구들은 다 하고 있던 거였는데 이처럼 나는 무엇이든지 트렌드를 남들보다 한 발 늦게 따라가는 편이다. 아무튼 처음에는 페북 스토리에 비해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전혀 안 잡혔었는데, 하루에 몇 번 계속 올리다 보니 요령도 생기고 몰랐던 것들도 차츰 배우며 터득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뜸했던 게시글들도 다시 올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나의 앱 사용시간이 인스타가 페북을 앞지르게 되었다. 이전 같으면 페북에 올렸을 것을 이제는 거의 다 인스타로 몰아서 하고 있다. 게다가 스토리를 전혀 안 할 때는 그냥 일회성 게시글들도 포스트에 넣었었는데 이제는 만만하면 다 스토리에 넣고 있다. 사실 이게 올바른 방법이긴 하다.


앞서 밝힌 나의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나름 유행에 합류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인스타에서의 나의 한국 친구들도 나와 같은 나이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마흔 살 먹은 아줌마가 인스타를 한다는 것은 뭔가 어색할 따름이다.


게다가 최근에 한 젊은 친구를 만났는데 해어질 때 앞으로 서로 자주 연락하자면서 내가 대뜸 인스타 아이디를 물으니 그 친구가 깜짝 놀랐었다. "카톡보다는 인스타가 더 편해요"라는 나의 말에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었는데, 아무튼 덕분에 친구도 한 명, 스토리 하트도 한 개 더 늘어나게 되었다.


Screenshot 2025-12-19 085335.png 이걸 찍으려고 몇 주 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이제는 거의 인스의 도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말한 동생이 잘한다고 칭찬까지 해 줌) 미술에는 영 꽝인 내가 이제는 인스를 올릴 때마다 더 나은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고뇌하고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지니, 자연스레 가족력 때문에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르는 치매에도 상당한 예방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법한 소소하고 사소한 일상 속 이야기 하나하나까지도, 이제는 이런저런 모양으로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게 되니 자아성찰 및 자기 계발에도 상당한 이득이 되는 건 사실이다. 진작부터 했었어야 하는 건데 이제라도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 좋은 습관을 잘 유지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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